"빅스 이름으로 무대 서는 것, 저희의 가장 큰 갈증이죠" [인터뷰+]
4년 2개월 만 레오·켄·혁 3인조로 컴백
"활동 빠진 엔, 가장 아쉬울 것"
"배움 향한 열정·욕구, 계속 앨범 낼 수 있는 이유"
"빅스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서는 게 저희의 첫 시작이자 성과였잖아요. 다시 무대에 서는 날을 기다려왔어요. 가장 큰 갈증 중 하나였죠. 올해 초부터 멤버들끼리 얘기했고 7월부터 앨범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오랜만에 뮤지컬 배우가 아닌 그룹 빅스(VIXX)로 인사한 레오는 이렇게 말했다. 무려 4년 2개월 만의 컴백. 빅스는 21일 오후 6시 다섯 번째 미니앨범 '컨티늄(CONTINUUM)'을 발매하고 팬들과 만난다.
레오는 "4년 2개월 만에 나오는 앨범이라 적잖이 부담감이 있었지만 우리가 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팬들과 소통하며 노는 게 우리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번 활동에는 리더 엔(본명 차학연)이 빠지면서 레오, 켄, 혁 세 사람만이 참여하게 됐다. 앞서 엔은 드라마 촬영을 이유로 함께하지 못한다고 밝히면서도 자기 뿌리는 '빅스'라고 강조했던 바다.
켄은 "4년 만에 나오는 거라 우리도 기대감이 크다. 실망하시진 않을까 걱정도 있었는데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게 봐주셨으면 한다. 3명이라서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많았다. 잘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리더의 부재 속에서 단 세 명이 '빅스'라는 이름을 지켜야 하는 상황. 레오는 "앨범을 낼 때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이 없다는 게 감사한 일이다. 엔도 너무 하고 싶어 했다"면서 "사실 가장 아쉬운 사람이 학연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또 학연이가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이 존재하는 와중에 앨범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학연이는 피드백을 주면서 옆에 같이 있는 멤버다. 피드백보다는 응원을 많이 보내준다"면서 "본인이 미안함을 갖는 문제일 수도 있지만 우리의 관계에서 있어서는 미안하다는 말이 맞지 않는 것 같다. 팬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질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멤버들에겐 크게 그런 부담감을 가지지 않았으면 한다. 빅스라는 이름으로 같이 가고 있는 입장에서 학연이를 더 예뻐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고 고백했다.
세 명이서도 빈틈없는 빅스를 완성해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이들이었다. 혁은 "무대적으로 보여지는 에너지나 구성 등 시각적인 요소부터 음악적으로는 파트 등을 신경 썼다. 멤버 한 명 한 명이 모여서 완성되는 게 빅스라고 생각한다. 지금 같이 앨범을 준비할 수 있는 멤버들끼리 무엇을 해야 가장 이상적이고, 잘 할 수 있고, 빅스다울지 오래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는 "곡을 수급받고 고를 때부터 방향성을 정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당연히 강점은 보컬이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메인 보컬들이 가진 빅스의 상징적인 톤이나 음악적 색깔을 잘 살릴 수 있었다. 그에 더 포커싱해서 빅스의 색깔을 구현하려고 했다. 이런 식으로 잔가지를 치면서 디벨롭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컨티늄'은 빅스로서 끊임없이 연결된 무한한 여정을 담은 앨범으로, '연속'이라는 대주제를 다양한 콘셉트로 풀어냈다. 빅스 개개인이 개인적, 음악적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이는 곧 빅스라는 그룹의 끊임없는 발전이라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
타이틀곡 '암네시아(Amnesia)'는 몽환적인 보컬 찹과 중독성 있는 기타 루프가 조화를 이루는 알앤비 기반의 미디엄 템포 곡이다. '왜곡된 기억 속에서도 우리는 결국 서로를 끌어당긴다'는 가사처럼 멤버들 각각의 개성적인 매력이 한데 모여 비로소 드러나는 빅스만의 단단한 정체성을 노래한다.
타이틀곡 선정을 두고 '암네시아'와 치열한 대결을 펼친 곡이 '케미컬(Chemical)'이었다고 한다. '케미컬'은 퓨처 베이스 장르의 존재감이 확실한 신스 테마와 파워풀한 리듬, 그리고 빅스의 신비하고 무게감 있는 보컬이 조합을 이루는 '다크 섹시' 무드의 곡이다. 모든 감각이 서로를 향해 반응하는 본능적인 감정을 담은 내용이 두 사람 간의 강한 이끌림을 묘사한다.
혁은 "각자 다 반응이 달랐는데 우리는 '민주주의'"라면서 "모두의 의견을 존중하자는 취지에서 과반수를 따르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켄은 "'암네시아'는 영화 같은 느낌이 나서 빅스다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노래도 잘할 수 있겠다 싶었고, '케미컬'은 빅스스럽지 않은 것 같은데 무대를 했을 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 말했다.
레오는 '케미컬'에 표를 던졌지만 "타이틀곡 안무가 나오고 녹음까지 하고 난 뒤 '암네시아'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안무가 나오고 멤버들 목소리를 입히니 타이틀이 맞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한 번 안무와 같이 보시면 왜 이렇게 생각했는지 알게 되실 것"이라고 자신했다.
혁은 '암네시아' 안무에 대해 "빅스 강점 중 하나가 피지컬적인 부분인데 이번 안무는 기존에 하던 프리마인드 팀과 함께 위댐보이즈 바타가 같이 공동으로 작업했다. 과하지 않은 선에서 남성성을 살렸다. 남성스러움을 보여주는 동작, 선들이 신선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챌린지용 안무는 따로 있지 않다면서 "우리는 챌린지가 당연하던 시기에 활동했던 게 아니라서 소문으로만 들었다. 이제 그 소문에 들어가서 직면해야 하는 거다. 당일에 안무를 배워서 어떻게 하나 걱정도 된다. 하지만 우린 전투적이고 열려 있다. 빅스라는 다크한 느낌에 주저하지 마시고 편하게 다가와 주셨으면 한다"며 웃었다.
'끊임없이 발전하는 빅스'를 강조한 앨범답게 멤버들의 마음가짐 역시 한층 단단하고 견고해진 느낌이었다. 과거의 모습만을 떠올리며 '빅스'라고 한정 짓기에 이들은 너무나도 '현재진행형'의 팀이었다.
레오는 "멤버들이 지금의 K팝 신에서 계속 앨범을 낼 수 있는 자체가 배우고 싶은 열정과 욕구로 가득 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솔로 활동을 하면서도 확장된 신 안에서 자기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다. 여기에 계속 배우고자 하는 열망도 있다. 막내가 후렴구를 부를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부르는 것뿐만 아니라 '이렇게 잘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혁이는 전화하면 늘 보컬 레슨을 받고 있다. 어떤 걸 숨기는 게 아니라 다시 만났을 때 몸집이 커져 있어서 '네가 아니라 내가 보여줄 수 있다'가 되어버린 것 같다"고 했다.
혁은 "퍼포먼스도 생각보다 난도가 있다. 일이 커졌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레오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 중 하나가 '빅스라는 타이틀과 이름, 무게를 가지고 무대를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였다. 이번 안무는 몸을 많이 쓰는데 난도도 있다. 연습량, 배움으로 채우려고 했다"고 밝혔다.
사실 11주년이 되도록 빅스를 유지하고 있는 자체가 더없이 큰 의미를 지닌다. 라비, 홍빈이 탈퇴하면서 팀이 4인조로 축소하는 변화 속에서도 꿋꿋하게 지켜낸 '빅스'라는 이름이었다.
"어른이 됐다고 하고 싶어요. 가끔 제가 너무 아이스럽거나 감정적일 때 중심을 잡아주는 동생들이 있어서 '아, 우리가 많이 잘해 나가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레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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