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쓰레기 어디로…또 해 넘기는 대체매립지 현안

신민재 2023. 11. 2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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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대상지 재공모 합의했지만…완공까지 '첩첩산중'
[그래픽] 수도권매립지 현황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서울·인천·경기 쓰레기를 처리할 신규 대체매립지 확보 사업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채 또다시 해를 넘기게 됐다.

21일 인천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 16일 서울에서 회동한 뒤 조만간 대체매립지 인센티브 등을 확정하고 내년 3월까지 후보 지역 공모를 재차 추진하기로 했다.

대체매립지 공모는 앞서 환경부·서울시·경기도가 2021년 1월과 5월에도 두차례 진행했지만, 희망 기초자치단체가 없어 무산됐다.

대체매립지를 수용하는 지자체에는 법정 지원뿐만 아니라 특별지원금 2천500억원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혜택까지 내걸었지만,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지자체가 한 곳도 나오지 않았다.

당시 환경부는 공모가 연이어 불발된 이유에 대해 "바다와 같은 공유수면이 아닌 육지에서는 대체매립지 공모 요건에 해당하는 100만㎡ 이상의 넓은 부지를 찾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자체 분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세 번째 공모에서는 매립지 부지 면적을 최소화하고 지자체 혜택을 더욱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내년 3월 공모에서 매립지 유치 희망 지자체가 나온다고 해도 관련 법령에 따른 절차인 입지 선정계획 공고, 입지 후보지 타당성 조사, 다른 지자체와의 협의, 지역주민 의견 제출 등을 거쳐 실제 조성 공사까지 마무리되려면 최소 3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체매립지의 사용 방식이 쓰레기 직매립이 아닌 소각한 재를 묻는 방식이어서 기존 수도권매립지처럼 규모가 클 필요가 없다고 해도 주변 여건이나 지질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정확한 공사 기간 예측이 쉽지 않다.

이 경우 '민선 8기 임기(2026년 6월) 내 대체매립지 확보와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약속한 유정복 시장의 공약도 실현되기 어렵게 된다.

유 시장은 시장 선거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5월에는 방송 초청 토론회에서 "환경부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천 공약 추진현황 점검 회의 때 보고한 내용"이라며 '수도권매립지 공약 이행계획' 표지를 패널로 만들어 공개하는 등 이 문제 해결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인천 서구 백석동 일대에 조성된 현 수도권매립지는 4개 매립장 1천636만㎡로 구성돼 있다.

수도권매립지는 애초 2016년까지만 쓰기로 했지만 대체매립지를 구하지 못한 탓에 현재까지도 계속해서 사용되고 있다.

앞서 인천시는 2015년 6월 환경부·서울시·경기도와 4자 합의를 맺으면서 3-1매립장 추가 사용을 허용하는 대신 매립지 면허권과 토지 소유권을 환경부·서울시로부터 양도받는 데 합의했다.

만약 3-1매립장 사용 종료까지 대체매립지가 확보되지 않을 땐 부속 조항에 따라 매립지 잔여 부지의 최대 15%(106만㎡)를 더 쓸 수도 있다.

최근 서울 편입을 추진하는 김병수 김포시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4매립장이 김포 땅이라 김포가 서울에 편입되면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도 이 같은 맥락과 관련 있다.

4매립장(389만㎡)의 경우 아직 매립이 이뤄지지 않은 공유수면 상태인데 면적 비율로는 김포에 약 85%, 인천에 약 15%가 걸쳐 있다.

3-1매립장은 설계상 2025년께 포화 예정이었지만 쓰레기 매립양 감소 등에 따라 매립용량으로만 따지면 2042년까지도 사용할 수 있다는 추산도 나오고 있다.

인천시는 대체매립지만 확보돼 조성이 시작되면 잔여 부지 추가 사용은 원천 차단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서울시·경기도와의 협상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 시장은 그동안 공식 석상에서 "인천시와 서울시, 경기도가 합의해 대체매립지 대상지를 최종적으로 확정하면 실제 조성과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는 시간문제인 만큼 지자체 사이에 합의 달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러나 내년 6월 민선 8기 반환점을 앞두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는 재공모 성공 여부에 달려 있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인천시는 수도권 시·도지사가 대체매립지 대상지 재공모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만큼 환경부를 포함한 4자간 실무 협의를 가동해 공모 성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면적과 지자체에 제공할 파격적인 혜택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내년 진행될 대체매립지 공모가 실제 대상지 확정으로 이어지도록 서울시·경기도와 최대한 협력해 공모 요건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수도권매립지 3-1매립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s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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