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군 軍 계급을 논하다···‘준위’는 군 서열이 어떻게 될까[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해군에서는 준위 계급부터 장교 신분
육해공 준위 인원은 약 6,000명 수준
영연방식 준사관, 日자위대 이어져와
군은 명령과 복종으로 상징되는 집단이다. 어느 집단보다 수직적 계급 구도가 명확해야 하는 이유다. 따라서 군대는 조직의 상하 관계와 지휘 계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계급(階級) 제도가 필요하다. 계급 체계는 간부가 되는 ‘장교’(소위-중위-대위-소령-중령-대령-준장-소장-중장-대장-원수), 병사와 장교 사이의 ‘부사관’(하사-중사-상사-원사), 군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병사’(이등병-일등병-상등병-병장)로 크게 3단계로 나뉜다.
다만 장교와 부사관 사이에 ‘준사관’(준위)라는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계급이 있어 4단계로 구분하기도 한다. 준위는 명목상 군 서열상 소위보다 아래다. 그러나 실제 군 내에서 서열상 그 위상은 다르다. 소위는 장교로 간 입대 초년생이 받는 직급이지만, 준위는 직업 군인인 부사관이 올라갈 수 있는 최상위 직급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병역이 의무인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어, 병사는 직업군인이 아닌 의무 복무인 징병 군인들로 구성된다. 병사 계급이 맡을 수 있는 보직은 분대원과 분대장이다. 병사 계급장의 형태는 작대기로 이뤄진다. 지구 구성요소인 지각, 맨틀, 외핵, 내핵의 4개의 층을 의미로, 계급이 오를수록 전투 능력 향상 및 임무 수행의 숙달의 상징을 담고 있다.
부사관은 군대의 허리다. 직업군인이다. 부사관은 간부급으로 , 계급장 형태가 굳건한 기초위에 자라나는 나뭇가지를 형상화하는데, 자라나는 나무처럼 전문화된 기술과 숙련된 전투력 능력의 축적 의미가 담겼다.
장교의 시작인 소위 전의 준위는 특수한 계급인데, 부사관으로 입대해 상사 이상의 계급이 돼야 준위로 지원이 가능하다. 준위는 군대 내에서 항공이나 통신, 수송 등 전문 기술을 가진 특수 계급으로, 보통 퇴직을 앞둔 이들의 계급이다.
장교는 군 계급의 핵심은 장교다. 장교는 위관급-영관급-장관급으로 나뉜다. 위관장교는 준위-소위-중위-대위로, 계급장은 다이아몬드를 형상화해 가장 단단하고 깨어지지 않는 특성을 초급 장교로서 국가 수호의 굳건한 의지에 의미가 담겼다.
영관장교 계급은 소령-중령-대령으로, 소령부터는 장기복무자(직업군인)다. 중령은 독립부대를 운영하는 대대장, 대령은 연대장 보직을 맡는다. 보병의 경우 3개 대대가 모여 하나의 연대가 된다. 영관장교 계급장은 대나무를 형상화해 사계절 푸르름과 굳건한 기상, 절개를 상징하는 의미가 담겼다.
스타라 불리는 군인의 영예인 장군은 장관급 장교로, 준장-소장-중장-대장의 4단계다. 준장은 여단장 보직을, 별이 두개인 소장은 지휘관의 꽃인 사단장을 맡는다. 사단장은 휘하 병력이 1만 여병에 이른다. 별 세개인 육군 중장은 군단장, 해·공군의 경우 작전사령관이 중장이다. 대장은 우리나라에 단 7명만 갖고 있는 계급이다. 군인 서열 1위은 합동참모의장이다.
이 같은 군대 계급 가운데 준사관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준사관은 부사관과 장교의 중간 계급으로 엄연히 독립적인 계급이다. 마름모 모양이 하나인 소위의 마크와 닮은 계급 마크지만, 색상으로 구분이 된다. 소위는 은빛인 반면 금빛을 띄는 계급 마크가 준사관 ‘준위’ 계급 마크다. 이는 우리 국군을 이끌어가는 주역이자, 군 내에 베테랑으로서의 위상에 대한 예우의 의미가 담겼다.
준위는 성격에 따라 미국식 준위와 유럽식 준위로 구분할 수 있다. 미국식 준위는 장교 또는 사병과 분리된 별개의 계급체계다. 정식 장교로 대우한다. 미군 준사관은 장교 선서식까지 하고 대통령령으로 임관하기 때문에 정규 장교와 동등한 수준의 권한과 지위를 법적으로 보장한다.
반면에 유럽식 준위는 원사 다음으로 진급할 수 있는 계급이다. 사병의 연장선으로 최상위로 올라갈 수 있는 직급이다. 유럽의 경우 귀족만이 장교가 될 수 있었다. 이에 오래 복무하여 전문성이 있는 부사관들에게 장교에 준하는 권한을 줘 역할을 담당하게 한 것에서 비롯되다. 따라서 원사 다음 계급이 준위인 셈이다.
물론 미군 부사관 가운데도 Non Commisioned Officer 중에 E-7 이상의 Senior NCO(고참 병사)나 CPO(상사 이상의 부사관)는 유럽식 준위와 유사해 임관하지 않고 장교의 대우(포지션)을 부여하기도 한다.
대한민국 국군의 준위는 특기에 따라 미국식 준위와 유럽식 준위가 섞여 있다.
미국식 준위는 육군의 항공운항준사관, 항공무기통제준사관, 해군준사관 등이 있다.
우리 해군에서는 준위 계급부터 장교 신분이다. 육군과 공군하고는 차이가 있다. 함정 근무 시 사관실에서 생활하고 화장실도 사관용 화장실을 사용한다. 항공운항준사관이나 항공무기통제준사관은 초임 장교들과 동일한 교육을 받고 동일한 임무를 수행한다. 단지 일반 장교는 진급하면 부대를 이동하지만, 준위들은 계속 같은 자리에서 같은 임무를 수행한다는 게 다르다.
반면 유럽식 준위는 육군 기술행정준사관이 있다. 기술행정준위는 상사나 원사가 지원한다. 대우는 군종별로 다른데 육군이나 공군은 부사관 취급을 하지만, 해군은 그래도 철저한 장교 대접을 해준다.
유럽의 일부 국가들과 캐나다군, 호주군, 뉴질랜드군 같은 영연방 군대 경우 부사관과 준사관이 통합된 경우도 있다. 상사에서 준위로 진급하고 주임원사의 직책을 주임준위로서 수행하는 방식이다.
영연방식의 준사관 제도는 과거 영국군에서는 신분이 안 되는 사람들에게 장교가 될 기회는 주지 않고, 오래 복무한 부사관들에게 장교에 준하는 계급을 준 것이 영연방식 준사관 제도이다. 이러한 준사관 제도를 일본군이 모방했고 현재 자위대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국군의 육·해·공 준위 인원은 약 6,000명 수준이다. 대령이 2400여 명, 중령이 7000여 명으로, 준위가 중령보다 더 귀한 인력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이 같은 이유다. 대한민국에서 준위는 공무원의 전문경력관과 유사한 위치다. 사실상 군에서의 위신은 모두 위관급 장교들보다 높다.
조직 내에서 전문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특수한 대우를 받는 전문경력관과 같이 준위라는 계급은 부사관 계급 체계상의 예우 때문이 아니라 기술 권위자이자 엄연한 지휘권자로서 높은 수준의 기술과 힘을 갖춘 인원을 선발하기 때문에 이 같은 예우를 해주고 있다.
각 군별로 준위가 되는 방법이 차이가 있다. 육군에서 준위가 되는 방법은 세 가지다. 가장 일반적인 경우는 원사이거나 상사 3년차 이상 부사관이 양성과정을 거쳐 준위로 임관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두 번째는 회전익 항공기를 조종하는 육군항공사령부에서 근무하는 항공운항준사관은 현역에서 지원할 경우 고졸 이상 학력을 가지고 부사관으로 임용된지 2년이 지난 시점부터 지원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2013년에 최초 모병이 된 통번역준사관 제도가 있다. 다만 육군의 기술행정준사관은 정기적인 모집을 통해서 원사 또는 상사 신분으로 2년 이상 복무한 부사관에 한정해 심사를 거쳐 준위로 임관한다.
해군은 2005년도 이전에는 상사 진급 후 2년 이상이 지난 부사관이 지원해 서류심사 및 시험에 합격하면 임관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공군과 달리 원사 계급을 거칠 필요가 없어 3~40대의 젊은 준위들도 제법 있다. 현재는 육군처럼 항공준사관과 통번역준사관 제도가 생기면서 시험 절차를 거치면 준위로 임관이 가능하다.
공군은 육군과 해군과는 완전 다르다. 준위가 되기 위해서는 평균 25년은 근무해야 하는 게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하사로 임관 후 약 15년이 지나 상사로 진급한 뒤 5년, 원사로 진급한 뒤 2년이 지나야 한다. 최소 조건이 상사이지만 실제 응시자는 대부분 원사로 이 같은 까다로운 조건 때문이다.
하지만 공군은 육·해군과 달리 조종장교는 전투임무 수행에 집중하고, 지상의 병력지휘는 일부 장기장교가 하기 때문에 사실상 대부분을 부사관, 즉 그 정점에 서 있는 준위는 부대를 이끌어 나가고 있어 공군에서 준위 위상이 육군이나 해군과는 천지차이라는 게 군 내부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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