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한장] 발리에서 느낀 애국심
최근 방문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이전보다 눈에 띄게 늘어난 우리나라 상품들을 볼 때면 가슴속에 ‘국뽕’이 차올랐다.
호주의 패션 브랜드 ‘데우스엑스마키나’ 매장의 발리 지점 입구에는 영어로 ‘서울’이라고 크게 적힌 티셔츠가 입구에 진열되어 있었다. 길 가는 발리 주민들의 옷이나 가방에도 한글이 눈에 띄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는 이의 가방엔 BTS 배지가, 두 아이의 손을 잡고 들어오는 엄마의 티셔츠에는 한글로 ‘방탄소년단’이 적혀 있었다.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잘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일상에 까지 스며들 정도라니 놀라웠다.
편의점 맥주 코너엔 한글로 ‘대박스파크’라고 쓰인 알콜 주스가 판매되고 있었다. 기자는 한국에서 수입된 물건인가하고 유심히 봤는데 현지에서 생산하는 상품이었다. 얼마전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경기에서 안세영에게 패배한 태국 선수가 ‘안세영 대박’ 이라고 말 할만큼 한국 드라마의 영향으로 ‘대박’이란 단어가 동남아국가 일상 속에 스며들어 있었다.
심지어 과거엔 ‘어디에서 왔어?’라는 질문을 받았지만, 이번엔 ‘한국에서 왔어?’라는 질문도 종종 받았다. 세차장과 붙어있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독일 출신으로 황혼을 발리에서 보내고 있는 노신사가 우리에게 한국인이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답하자 세차 받고 있는 현대자동차에서 만든 본인의 승합차를 가리키며 한국 자동차가 너무 좋다고 극찬했다. 내연기관 차량은 일본 자동차가 많은데 왜 한국 자동차를 골랐냐는 물음에 가격과 성능면에서 이만한 차가 없다며, 와이프는 쌍용차(현 KG모빌리티)를 탔다며 한국 자동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자동차 강국 독일로부터 인정 받은 기분이었다.
지난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제43차 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 국산 전기차가 의전용으로 선정되어 각국 정상들의 의전을 책임졌다. 이렇게 한류를 사랑하는 아세안이 많은데 한국을 방문하거나 머물고 이들을 나는 차별적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는가 잠시 생각에 빠지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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