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목련’ 지다…카터 전 대통령 부인 로잘린 여사 별세

양민효 2023. 11. 21.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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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로잘린 여사가 향년 96살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남편의 대통령 재임 시절 국정에도 적극 목소리를 내며 '공동 대통령'이라고 불리기도 했는데요, 가난과 질병 퇴치, 정신질환 치료에 앞장서며 '강철 목련'으로 불렸던 로잘린 여사의 삶을, 양민효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미국 조지아주 작은 마을 플레인스.

동네 오빠 지미 카터와 만난 로잘린은 18살에 신부가 됩니다.

남편이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자, 미 전역을 누비며 유세를 펼쳐 '강철 목련'이란 별명을 얻게 됩니다.

[로잘린 카터/1976년 대선 유세 : "미국의 차기 대통령은 내 남편 지미 카터입니다!"]

[1977년 미 대통령 취임식 : "나, 지미 카터는 엄숙히 선서합니다."]

마침내 미국 39대 대통령 당선.

영부인으로서 로잘린의 행보는 사뭇 달랐습니다.

백악관에 전용 사무실을 꾸린 최초의 퍼스트 레이디, 대통령 특사로 남미를 순방하고, 내각 회의에도 동참했습니다.

[지미 카터/전 미국 대통령 : "내가 중요한 조언을 구하는 사람은 언제나 로잘린이고 우리는 함께 결정을 내립니다."]

한미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던 시기 방한했을 땐, 육영수 여사의 묘소를 찾기도 했습니다.

'공동 대통령'이라 불리며 과도한 영향력에 비판받기도 했지만, 로잘린이 특히 목소리를 높인 건 정신 질환 문제였습니다.

퇴임 뒤 집짓기 봉사에 나선 부부는 인권 운동에 헌신했고, 카터 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치매와 피부암으로 최근 호스피스 돌봄을 받아온 부부는 부인 로잘린이 먼저 영면에 들며 77년 결혼 생활의 마지막 장을 덮게 됐습니다.

[로잘린 카터/2021년 결혼 75주년 기념식 : "학창시절 저는 결혼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지미 카터가 온 뒤로 제 삶은 모험 그 자체였습니다. 사랑해요."]

99살의 카터 전 대통령은 "내가 이룬 모든 것의 파트너"였다며 홀로 남은 슬픔을 전했고, 미국 언론들은 '강철 목련이 졌다'며 남달랐던 영부인의 삶을 추모했습니다.

KBS 뉴스 양민효입니다.

영상편집:김인수/그래픽 제작:김정현/자료조사:조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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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효 기자 (gongga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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