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금 이자 장사 비판 받는 증권사… 부랴부랴 이용료율 인상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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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가 투자자 예탁금으로 챙긴 수익에 대해 과도하게 낮은 이용료를 지급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예탁금 이용료율 인상에 나서는 증권사가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그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증권사가 챙기는 수익에 비해 예탁금 이용료율이 과도하게 낮다는 지적이 꾸준하게 제기됐다.
여론이 점점 악화하고 예탁금 이용료율 산정 모범규준이 시행되자 증권사들도 부랴부랴 이용료율 인상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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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키움 이어 이달 상상인·KR證도 1%대로 인상
증권사가 투자자 예탁금으로 챙긴 수익에 대해 과도하게 낮은 이용료를 지급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예탁금 이용료율 인상에 나서는 증권사가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예탁금 이용료는 은행과 비교하면 수시입출금식 통장의 이자와 비슷한 형태다. 예탁금 규모가 가장 큰 키움증권이 지난달 이용료율을 1%대로 대폭 인상한 데 이어 이달 상상인증권과 KR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도 이용료율을 조정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연내 이용료율 인상을 추진한다는 분위기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 등은 이달 1일부터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 산정 모범규준을 시행했다. 모범규준에는 이용료율 산정 주기를 분기 1회 이상으로 조정하고, 이용료율 공시도 예탁금 종류‧금액별로 세분화해 증권사별로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금감원·금투협과 주요 증권사는 모범규준 마련을 위해 예탁금 이용료 합리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 매매를 위해 계좌에 넣어둔 돈이다. 증권사는 이 돈을 한국증권금융에 맡기고, 증권금융은 자금을 운용한 뒤 발생한 수익을 다시 증권사에 돌려준다. 증권사는 이 수익의 일부를 투자자에게 이용료로 지급한다.
그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증권사가 챙기는 수익에 비해 예탁금 이용료율이 과도하게 낮다는 지적이 꾸준하게 제기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30곳이 2019~2022년 4년간 예탁금으로 올린 수익은 2조4670억원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지급한 이자는 전체 이익의 약 24.18%인 5965억원에 그쳤다.
금투협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의 평균 예탁금 이용료율은 연 0.65%다. 기준금리는 2년 전인 2021년 8월 0.75%에서 최근 3.5%로 2.75%포인트(p)나 상승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증권사 10곳의 평균 이용료율은 0.13%에서 0.65%로 0.43%p 오르는 데 그쳤다. 증권사가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이유다.
여론이 점점 악화하고 예탁금 이용료율 산정 모범규준이 시행되자 증권사들도 부랴부랴 이용료율 인상에 나서고 있다. 이달 20일 상상인증권은 예탁금 이용료율을 기존 0.1%에서 1.05%로 인상했다. KR투자증권도 오는 27일부터 예탁금 이용료율은 기존 0.25%에서 1%로 올린다고 예고했다. 앞서 0.25%대의 낮은 이용료율을 유지했던 키움증권은 지난달 8일 1.05%로 대폭 인상하면서 신한투자증권(1.05%)과 함께 업계 최고 수준에 올랐다.
다른 증권사도 이용료율 인상을 고려하는 분위기다. 현재 이용료율이 1%대인 증권사는 키움증권과 신한투자증권, KB증권(1.03%)에 불과하다. 이외에 증권사는 0.2%~0.6%대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0.4%)과 IBK투자증권(0.25%)은 연내 이용료율을 상향 조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 하이투자증권, 대신증권 등도 내부에서 이용료율 인상 여부를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상위 이용료율인 1% 초반대로 끌어올리는 증권사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범규준에 따라 증권사들은 올해 중으로 이용료율 산정 결과를 금투협에 보고해야 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증권사가 올해 안에 이용료율을 인상하는 방향으로 내부 점검 중인 분위기”라며 “먼저 인상에 나선 증권사가 1%대로 올린 만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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