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공무원 시험, 수능·토익처럼 바뀐다... 암기 대신 직무 능력 측정
9급 공무원 채용 시험의 국어·영어 과목 문제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토익(TOEIC) 시험처럼 사고력과 실무 영어 능력을 측정하는 내용으로 바뀐다. 기존의 시험 문제가 주로 지식 암기를 요구하는 내용이어서 공무원에게 필요한 실제 직무 능력을 측정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인사혁신처는 20일 2025년 시험부터 출제 기조를 ‘암기 위주’에서 ‘직무 능력 중심’으로 바꾼다고 밝히고, 예시 문제 40개를 공무원 채용 시험 정보 웹사이트인 사이버국가고시센터(www.gosi.kr)에 공개했다.
인사처는 “그동안 9급 공무원 시험이 암기 위주로 출제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지 않고, 민간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채용 시험 문제 유형과도 달라 ‘갈라파고스화’돼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했다. 공무원 시험 응시자들이 수험 준비 과정에서 쌓은 역량이나 지식이 실무에서 활용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많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인사처는 ‘종합적 사고력과 실용적 능력’을 평가하는 데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
예를 들어, 현재는 국어 과목에서 ‘다음 중 외래어 표기법에 맞지 않는 표기는 무엇인가’ 등을 묻고 있다. 영어 과목에서도 영문법과 단어·숙어에 대한 지식을 묻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국문·영문으로 된 제시문을 읽고 추론과 비판적 사고를 통해 문제에 알맞은 답을 해야 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인사처는 민간 기업 채용에 쓰이는 직무적성검사와 공공기관 채용에 쓰이는 직업기초능력평가, 텝스·토익 등의 공인 영어 시험, 수능 시험 등을 참고해 새로운 문제 유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다만 수험생들이 기존 출제 기조에 맞춰 공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2024년까지는 기존 문제 유형을 유지하기로 했다.
5급과 국가직 7급 공무원 채용 시험에는 이미 사고력 측정 위주의 공직적격성평가(PSAT)가 도입돼 있다. 인사처는 9급 시험 과목 가운데 한국사 과목의 출제 기조 개편도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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