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내일 새벽 실적 발표…2가지 우려 해소될까[오미주]
엔비디아가 21일 장 마감 후(한국시간 22일 오전 6시께) 회계연도 3분기(8~10월) 실적을 공개한다.
엔비디아 주가는 중국에 대한 AI(인공지능) 칩 수출 규제가 확대되면서 지난 10월26일 403달러까지 내려갔다가 20일(현지시간) 5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2.3% 오른 504달러로 마감했다.
엔비디아의 실적이 주가를 500달러 위에서 더 상승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들어 이미 240% 폭등해 시가총액이 1조2000억달러에 이른다.
서스퀘한나 파이낸셜 그룹은 지난 16일 보고서를 통해 "간단히 말해서 우리는 엔비디아가 또 한 차례 손색없는 강력한 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이미 예상하고 있다.(다시 말해 투자자들의 실적 기대감이 너무 높다)"고 밝혔다.
좋은 실적이 나와도 주가 상승 여력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엔비디아는 향후 성장성과 관련해 2가지 우려를 안고 있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는 이미 현재의 강력한 수요를 감안할 때 "AI 칩에 대한 추가적인 중국 수출 규제가 단기적으로 재무적 결과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로이터는 지난 9일 중국 경제매체 커촹반일보를 인용해 엔비디아가 미국의 수출 규제 기준을 피해갈 수 있는 중국 수출용 반도체 3종을 조만간 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 가지 감안해야 할 사항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수출 규제 확대를 예상해 이미 엔비디아의 AI 칩을 많이 비축해 뒀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엔비디아의 실적 호조세에는 중국 기업들의 이 같은 사재기 수요도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지난 16일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인 텐센트의 류츠핑 회장은 애널리스트들에게 자사 AI 모델인 '훈위안'을 적어도 몇 세대는 더 개발하는데 필요한 엔비디아의 AI 칩을 충분히 확보해 뒀다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실적 발표 때 중국 수출용 AI 칩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할지, 중기적으로 중국 매출을 어떻게 예상하는지 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MS는 마이아 100을 판매하지는 않고 자사 AI 기반의 소프트웨어 제품과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S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공동으로 마이아 100을 개발했다. 마이아 100은 엔비디아의 AI 칩처럼 전통적인 GPU(그래픽 프로세싱 유닛)가 아니라 AI 프로세싱을 위해 특별히 맞춤형으로 설계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MS는 마이아 100이 챗GPT를 구동하는 AI 유형인 거대 언어 모델에 특별히 맞춤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AI 칩이 주로 데이터센터에 사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 2위의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MS가 AI 칩을 엔비디아에서 자사 제품으로 교체한다는 것은 엔비디아 AI 칩 수요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슈라우트 리서치의 설립자이자 애널리스트인 라이언 슈라우트는 마켓워치 기고문을 통해 MS가 엔비디아 AI 칩의 최대 구매업체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엔비디아의 AI 칩 주문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시장에는 MS의 공백을 메울 만큼 엔비디아 AI 칩에 대한 수요가 충분해 엔비디아 실적에 의미 있는 충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몇몇 보고서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미 향후 몇 개월간 생산할 AI 칩을 다 판매했으며 내년 생산 물량도 이미 다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마이아 100으로 여유분이 생긴 엔비디아의 AI 칩은 다른 업체가 빠르게 소비할 것이란 전망이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MI300X의 매출액이 10억달러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 매출액 대부분을 MS가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MS의 애저는 AMD의 CPU(증앙처리장치)도 대량으로 사용하고 있어 MS와 AMD간 협력 확대가 엔비디아의 향후 사업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편, 엔비디아는 앞서 지난 13일에 성능이 개선된 새로운 AI 칩 'H200'을 공개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H100보다 속도가 2배 더 빨라진 것이 특징이다.
지난 8~10월 분기 매출액은 16억달러로 전망된다. 이는 전분기 대비 18.3%, 1년 전 대비 170% 늘어난 것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5~7월 분기에 시장 컨센서스보다 30% 높은 EPS와 22% 높은 매출액을 발표하고도 주가가 상승 모멘텀을 받지 못했다.
이미 고성장을 기대해 주가가 많이 오른데다 실적을 발표한 지난 8월23일 무렵은 미국 증시가 전반적으로 조정을 받고 있었던 때이기 때문이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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