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역에 원희룡 등 저격성 ‘승부수’ [인천 총선 빅매치 ①계양을]

김지혜 기자 2023. 11. 21.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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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여야 수도권 쟁탈 사활, 빅매치 성사 가능성 커”
국힘, 李 사법리스크 내세우며 보수·부동층 표심 공략
민주당 “원희룡 낙하산 공천” 일축… 승리 자신감 비쳐

인천이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을 앞두고 여야 주요 정당의 수도권 승리를 위한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선거마다 ‘전국 민심의 풍향계’로 불린 인천은 이제 여야의 거물급 인사들이 총선 주도권을 잡기 위해 속속 등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 253명 중 121명(47.8%)에 이르는 수도권 민심을 잡기 위해 ‘험지 출마’ 등을 내세우며 중진 인사들을 전진 배치하고 있다. 이에 경기일보는 5차례에 걸쳐 인천에서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빅매치’를 분석 해본다. 편집자주

계양을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윤형선 국민의힘 계양을당협위원장, 윤희숙 전 의원과 현직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인천 총선 빅매치① 계양을

인천 계양을 선거구는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상대로 국민의힘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유력 인사를 저격성 공천하는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계양을 빅매치가 이뤄지면 이번 총선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20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인천 계양을 선거구는 과거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무려 5번이나 국회 입성에 성공한 민주당의 전통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이 곳에 원 장관을 출마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민의힘은 원 장관을 내세워 이 대표를 꺾으면 수도권 압승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원 장관의 한 측근은 “현재 원 장관의 입장은 ‘당이 원한다면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선당후사(先黨後私)’의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며 “비록 험지인 계양을이라도 당이 원하면 출마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특히 원 장관은 개인의 승패를 떠나 당이 수도권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한 몸 던지는 희생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계양을 지역에서도 어느 정도 보수표 결집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6·1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윤형선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가 이 대표와 맞붙어 43.5%의 득표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당시 두 후보의 득표 차이는 8천403표로 지난 19~21대 총선 중 최저의 득표 차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에 휘말려 있는데다, 계양지역 현안 등은 외면해 내년 총선에서 충분히 보수표를 결집과 함께 부동층의 표심을 잡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이 원 장관은 서울 핵심 지역으로 보내고 이 대표의 저격수 역할을 윤희숙 전 의원에게 맡길 가능성도 있는데다, 그동안 지역에서 활동해온 윤형선 당협위원장의 강한 반발도 변수로 꼽힌다.

현재 민주당은 ‘친명계(친 이재명)’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계양을 출마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 대표가 개인의 당선보다는 수도권은 물론 전국의 선거를 책임져야 하는 더 큰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게 이유다.

민주당은 또 원 장관이 계양을에 출마해도 얼마든지 승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원 장관이 ‘낙하산 공천’으로 선거에 출마하는 만큼, 지역 정서상 주민들이 쉽게 받아들여주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 대표의 한 측근은 “원 장관은 서울 양천구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고 제주도지사까지 했는데, 갑자기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면 누가 좋아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특히 국토부 장관을 맡으면서 계양테크노밸리(TV)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 Y자 노선 추진 등 계양지역에 유리한 정책 하나 추진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정가의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 입장에선 원 장관을 계양을이란 험지에 내보내 이 대표와 맞붙이면 수도권 탈환에 대한 의지를 전국에 보여주고 이슈 몰이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입장에서는 반대로 원 장관을 막아야 하기에 되레 이 대표가 험지로 가지 않고 수도권을 지키려 계양을에서 재선 도전에 나설 수 있기에 빅매치 성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jh@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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