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모자 27억원… 프랑스 경매 사상 최고가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3. 11. 21.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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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근교 퐁텐블로의 오스나 경매장에 나온 나폴레옹 1세(1769-1821)의 검은색 이각 모자. /AFP 연합뉴스

프랑스 근대사의 최고 영웅으로 꼽히는 나폴레옹 보나파르트(1769~1821)의 이각모(二角帽·bicorne)가 19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인근 퐁텐블로성(城)에서 열린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인 193만2000유로(약 27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이각모는 둥근 모자 챙을 앞뒤 혹은 양옆으로 접어 올린 모자로, 나폴레옹이 전장에서 이 모자를 즐겨 쓰면서 지금까지도 그의 상징처럼 남아있다.

나폴레옹은 생전에 120여 개의 모자를 갖고 있었고, 이 중 20개가 현재까지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팔린 모자는 나폴레옹이 즐겨 쓴 검은색 ‘비버 펠트’ 소재로, 그가 1815년 엘바섬에서 탈출한 뒤 파리로 진군하면서 사용했던 원형 코케이드(cockade·리본으로 만든 모자 장식)가 달렸다. 당초 이 모자는 60만~80만유로(8억5000만~11억3000만원)에 낙찰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예상 외로 치열한 경쟁이 붙으면서 예상가의 2.5배가 넘는 가격에 팔렸다. 낙찰자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경매 업체인 오즈나(Osenat)는 “이 모자는 나폴레옹의 궁에서 일했던 이들의 손을 거쳐 대대로 이어져 온, 출처가 확실한 나폴레옹의 유품”이라며 “프랑스의 한 사업가가 소장하고 있다가 지난해 그가 숨지면서 다른 유품들과 함께 경매에 나왔다”고 밝혔다. 현재 개인이 소유한 나폴레옹의 모자는 단 2개로 알려졌다. 나머지 하나는 우리나라 식품 업체 하림의 김홍국 회장이 갖고 있다. 모나코 왕실이 보유했던 것을 지난 2014년 프랑스 파리의 경매장에서 기존 최고가인 188만4000유로(약 26억7000만원)에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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