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 되니 쉽지 않네” 81세된 바이든의 농담, 또 가수 이름 ‘혼동’ 소동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3. 11. 21.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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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면조 사면행사서 가수 스위프트를 스피어스로 혼동
약점인 나이 소재로 농담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高齡)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20일(현지 시각) 81번째 생일을 맞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유명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를 다른 가수와 혼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칠면조 사면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이날로 81세 생일을 맞았다. /로이터

이날 바이든은 백악관 앞 마당 사우스론(South Lawn)에서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매년 진행하는 칠면조 사면 행사를 주최했다. 그는 “칠면조가 백악관에 오기까지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했다”며 “(사면 대상으로 선정되는 게) 르네상스 투어(가수 비욘세의 투어)나 브리트니의 투어 티켓을 얻는 것보다 더 힘들다고도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녀(브리트니)는 지금 (브라질에) 내려가 있다. 지금 브라질은 따뜻한 편”이라고 했다. 그러나 최근 브라질에서 공연한 가수는 브리트니가 아닌 테일러 스위프트다. 테일러 스위프트 보다 앞서 1990년대 후반 때 활발히 활동했던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헷갈린 것으로 보인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바이든 이날 생일을 맞아 “60이 되는 것은 쉽지 않다, 쉽지 않다”라고도 했다. 그는 “칠면조 사면 행사가 올해로 76주년을 맞았다”며 “내가 첫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다. 이에 대해 거짓말하기에는 내가 너무 젊다”고도 농담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엔 각 가정에서 칠면조 요리를 먹는 게 전통이다. 전국적으로 약 4500만마리가 소비된다고 한다. 그러나 두 마리만은 확실하게 목숨을 건지게 된다. 미 대통령이 직접 사면해주기 때문이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리버티’(자유)와 ‘벨’(종)이라는 이름을 가진 두 마리의 칠면조를 사면했다. 바이든은 칠면조의 이름이 미국 독립운동의 상징으로 필라델피아에 보관된 ‘자유의 종’에서 비롯됐다면서 “칠면조들은 ‘자유가 울려 퍼지게 하라’는 말의 의미에 새롭게 공감할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손자 손녀들과 이날 사면된 칠면조들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리버티’(자유)와 ‘벨’(종)이라는 이름을 가진 두 마리의 칠면조를 사면했다. /로이터

백악관역사협회에 따르면, 칠면조 사육업자들이 백악관에 칠면조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은 1863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을 국경일로 지정한 무렵이다. 최초의 칠면조 사면식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다. 폴리티코는 “링컨이 처음 칠면조를 사면했다는 주장이 있다”고 보도했다. 링컨의 열 살 난 아들 테드가 백악관에 온 칠면조와 정이 드는 바람에 잡아먹지 못하고 살려줬다는 것이다.

‘칠면조 사면’이라는 말이 정식으로 등장한 것은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때다. 케네디 대통령은 목에 ‘맛있게 드세요, 대통령님’이라는 팻말을 단 칠면조가 너무 어려서 살려줬는데, 워싱턴포스트가 이를 ‘사면(pardon)’ ‘형 집행 유예(reprieve)’라는 단어를 써서 보도했다.

그 뒤에도 몇 차례 칠면조가 사면된 사례가 있다. 1973년 닉슨 대통령의 부인 퍼트리샤 닉슨은 칠면조를 잡아먹는 대신 ‘옥슨 힐 어린이 농장’에 보냈고, 1978년 퍼스트레이디 고 로절린 카터도 백악관에서 멀지 않은 ‘에번스 농장 여관’에 작은 동물원을 만들어 칠면조를 살게 했다.

칠면조 사면식이 백악관의 전통으로 자리 잡은 것은 1989년 조지 H W 부시 대통령 때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동물보호협회 단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 살찐 수컷 칠면조는 누구의 저녁 식사 테이블에도 올라가지 않을 것이다. 그는 대통령의 사면을 받아 오늘부터 죽는 날까지 인근 어린이 농장에서 살아갈 것이다”라는 연설을 한 뒤 칠면조를 사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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