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 8번 거절 등 정부, 野 설득도 부족
더이상 진전 없이 ‘정쟁 속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예산안 국회 시정 연설을 하던 지난달 31일 하루에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세 차례 악수했다. 사전 환담과 본회의장 입·퇴장 때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다가갔다. 이날 윤 대통령은 김진표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상임위원장단과 2시간 넘게 오찬 간담회를 하기도 했다. 야당 상임위원장들의 비판이 이어졌지만 윤 대통령은 “좋은 말씀을 경청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야당과의 협치(協治)를 위해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시 오찬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윤 대통령은 “술 한잔하면서 대화하니 여야가 없더라”는 한 상임위원장 발언을 인용하며 “(다음에는) 저녁을 모시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대통령실 측이 야당에 ‘다시 회동하자’는 얘긴 하지 않았다고 한다. ‘소통과 화합이 제일’(윤재옥) ‘의사소통 만사형통 운수대통’(홍익표) 같은 건배사가 단 하루짜리 공염불로 끝나버린 셈이다. 야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예산안 등 협조가 힘들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해 8월 당대표 취임 이후 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여덟 차례 요청했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여당은 ‘여야 대표 회동이 먼저’ ‘원내대표들과는 만날 수 있다’는 식으로 모두 거절했다. 민주당은 다자 회동도 무방하다고 했지만 여권(與圈)은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야당에선 ‘당원 직선으로 뽑힌 당대표보다 원내대표를 먼저 만나겠다는 건 뭐냐’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민주당 당대표가 아니라 범죄 피의자로만 취급한다’는 불만이 쌓이고 있었다.
현 정부가 TV수신료 분리 징수 등 민감 현안을 시행령으로 처리한 데 대해서도 야당은 ‘국회 무력화’라며 비판해왔다. 여소야대 국회 상황을 대통령이 야당과의 협치로 정면 돌파하지 않고 우회하려는 ‘시행령 정치’에 야당 내 반감도 커지고 있다.
양곡법·간호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민주당이 처리한 논란 법안에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18명의 장관급 인사를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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