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총장, 발칸4국 순방…"러 보스니아 간섭 우려…코소보 추가파병 검토"
코소보에선 "무력충돌 억지 위해 나토 병력증원 검토"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유럽 발칸반도 4개국 순방에 나선 가운데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의 분리독립을 부추기는 러시아의 간섭에 우려를 표명했다. 내부 교전이 발생한 코소보에 대해선 추가 파병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20일(현지시간) 첫 방문국인 보스니아의 수도 사라예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분리주의적이고 분열적인 수사와 함께 러시아를 포함한 외국의 악의적인 간섭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는 안정을 헤치고 개혁을 방해한다"며 "모든 정치 지도자들이 (보스니아의) 단일성을 유지하고 국가 제도를 구축하고 화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회견에 앞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과 회담한 보르야나 크리쉬토 보스니아 각료이사회 의장이 배석했다.
보스니아는 민족·종교 간 갈등으로 1992~1995년 내전을 겪은 뒤 보스니아계(이슬람)와 크로아티아계(가톨릭)가 건국한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연방'과 세르비아계(동방정교회)가 세운 '스릅스카 공화국'이 합쳐져 독특한 1국 2체제를 이루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스릅스카 공화국의 지도자인 밀로라드 도디크가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보스니아로부터 분리 독립해 친러 성향의 인접국 세르비아와 통합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이날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러시아에 도디크를 부추기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토는 보스니아 내전 이후 약 6만명의 병력을 보스니아에 배치했다. 나토 주둔 병력은 2004년 유럽연합(EU)의 평화유지군(EUFOR)으로 대체됐다. EUFOR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칸반도 안보 불안이 높아지자 주둔 병력을 기존의 두배인 1100명으로 늘렸다. 이에 대해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EUFOR 임무를 강력히 지지한다"며 "나토와 EUFOR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크리쉬토 의장과 회담한 뒤 "모든 국가는 외국의 간섭 없이 자국의 안보 체계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며 나토 차원에서 보스니아의 방어능력 강화에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지도자들은 나토 가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스릅스카공화국이 이에 반대하는 상황이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또한 크리스티안 슈미트 유엔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고위대표와도 만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미승인을 이유로 스릅스카 공화국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슈미트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 자리에서 그는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에서의 안보 공백은 결코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보스니아 방문 이후 다음 행선지인 코소보로 넘어갔다. 그는 이날 코소보 수도 프리슈티나에서 비오사 오스마니 코소보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코소보 또는 더 넓은 지역에서 새로운 무력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병력을 영구적으로 더 증파해야 하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코소보 북부의 한 수도원에서 은신한 경찰과 무장한 세르비아인들 간 교전이 벌어지자 영국과 루마니아에선 코소보에 수백명의 병력을 추가로 파견했다. 양국 모두 나토 가입국이지만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분리된 코소보의 독립 여부를 두고 영국은 인정, 루마니아는 불인정하고 있다.
코소보 북부에 거주하는 약 5만명의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아직까지도 프리슈티나가 아닌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를 자신들의 수도로 여기고 있다. 이로 인해 평소에도 코소보 경찰과 나토 평화유지군과 자주 마찰을 빚었다. 코소보에 주둔한 나토 평화유지군은 1999년 이후 27개국에서 파견했으며 병력 규모는 4500명 수준이다.
이날 보스니아와 코소보를 방문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후 세르비아와 북마케도니아를 차례로 찾을 예정이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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