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 책이라는 자아

곽아람 기자 2023. 11. 2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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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힘들지 않지만, 사람 때문에 힘들다는 말, 많이들 합니다.

직장생활이 힘든 건 일 때문이 아니라 싫은 사람이 있어서라고요.

사람이 싫어 이직하겠다고 하면 선배들은 이야기하죠.

“다른 곳 가면 그런 사람 없을 것 같아? ‘또라이 총량의 법칙’ 몰라?”

심리학자 테사 웨스트 뉴욕대 교수의 ‘사무실의 도른자들’은

어느 일터에나 있는 그 ‘또라이들’에게 어떻게 대처할지 조언하는 책입니다.

그는 이 ‘또라이들’을 일곱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데요.

강한자에겐 약하고, 약한자에겐 강한 ‘강약약강형’

남의 성과를 훔치는 ‘성과 도둑’,

일 안 하고 남에게 올라타는 ‘프리 라이더’,

작은 일까지 하나 하나 간섭하는 ‘통제광’,

부하직원을 방임하는 ‘불성실한 상사’

남의 말 안 듣고 고집 부리는 ‘불도저’

크고 작은 거짓말로 누군가를 기만해 희생양으로 만드는 ‘가스라이터’ 등이죠.

내 직장의 싫은 사람, 이 중 하나에 속하지 않나요?

일터의 ‘도른자’ 대처하려면… 감정싸움 대신 그의 행동 기록하라

대학교 때 산 책들은 도저히 못 버리겠어요. 형편 빠듯하던 시절에, 아끼고 아껴가며 모은 돈으로 산 책이라서요.

얼마 전 한 출판인으로부터 이 말을 듣고 고개를 크게 끄덕였습니다.

버리겠다고 마음 먹고 책장에서 꺼냈다가, 포기하고 다시 꽂아넣게 되는 책들이 있죠.

내용과는 관계 없습니다. 대개 책등을 일별하기만 해도 과거의 어떤 감정이 덮쳐오는 책들입니다.

대학 시절 산 책들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지식에 대한 갈증이 가득했던 젊은 날의 자신과 헤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이겠지요.

일본 애서가 다치바나 다카시가 쓴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서가를 보면 자신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가 보인다. 나는 비교적 책을 처분하지 않는 인간에 속한다. 고교 시절에 산 책이 지금도 여러 권 있고, 대학 시절에 산 책은 수백 권, 아니 얼추 천 권은 아직도 보유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 책의 책등을 보기만 해도 내가 그 책을 사서 읽었던 시기의 추억이 잇따라 되살아난다. 그 무렵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에 고뇌했으며 또 무엇을 기뻐했던가, 책과 함께 그런 추억들이 되살아온다. 나의 분노와 고뇌가 책과 함께 있었음을 떠올린다.

영국 장서가 릭 게코스키는 ‘게코스키의 독서 편력’에서 이렇게 말했지요.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면서 우리는 그 책을 읽고 있던 과거의 자아라는 낯익은 이방인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우리의 독서 경험의 윤곽을 더듬어 가다 보면 확실하게 자신을 읽고 또 읽게 된다.

결국 책의 소유란 우리의 자아와 연결돼 있다는 이야기.

‘나’를 버리는 일이 어디 쉽겠습니까.

그래서 미니멀리즘의 시대에도 어떤 이들은 먼지 쌓이고 빛바랜 낡은 책들을

끝끝내 버리지 못하는 건지도요.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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