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권 부여"→"급발진 자제"…흔들리는 김기현 리더십?

김정수 2023. 11. 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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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자기 모순에 '인요한과 갈등'
불안할 때 등장했던 '한동훈 차출설' 현실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이 '인요한 혁신위'와 '한동훈 차출설'로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새롬·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이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출마설로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권을 부여하겠다던 혁신위의 권고안을 사실상 거부해 자기모순이라는 비판을 받는 데다, 김 대표가 불안정한 리더십을 보여줄 때마다 여권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한동훈 차출설'이 이제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어서다.

김 대표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 수습을 위해 출범한 인요한 혁신위에 힘을 실어줬다. 김 대표는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공언했고, 인 위원장은 "희생 없이는 변화도 없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혁신위가 당 지도부, 중진, 친윤계 핵심 의원들의 수도권 출마 및 불출마를 권고하자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당 대표 처신은 당 대표가 알아서 결단한다" "일부 혁신위원의 급발진으로 당 기강을 흐트러뜨리지 말아야 한다" 등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인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측에서 소신껏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가 왔다며 맞섰고, 김 대표는 대통령을 당내 문제에 끌어들이지 말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사태가 '당 대 혁신위' 대결 구도로 비화하자 당내에서는 사태를 하루빨리 수습해야 한다는 의견이 빗발쳤다고 한다. 결국 두 사람은 회동했지만, 인 위원장이 당에 쓴소리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피력하면서 갈등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김 대표가 혁신위와의 갈등을 조정하지 못하면서 스스로 리더십을 깎아내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김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이 당내에 적지 않았지만,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혀 당 쇄신의 총대를 멜 줄 알았다"며 "그랬던 김 대표가 전면에서 혁신을 거부하는 상황인데 총선 국면에 접어들 때까지 당이 국민께 쇄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김기현 대표가 전면에서 혁신을 거부하는 상황인데 총선 국면에 접어들 때까지 당이 국민께 쇄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생각에 잠긴 김 대표. /남용희 기자

한 장관의 총선 출마가 기정사실로 다가온 상황은 김 대표의 리더십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 대표가 취임 이후 불안한 리더십을 보여줄 때마다 여권을 중심으로 '한동훈 차출설'이 제기됐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4월 김 대표는 당 지도부의 부적절한 발언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아 당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대표는 조수진 최고위원의 이른바 '밥 한 공기 운동' 발언과 김재원 최고위원의 '전광훈 목사 우파 천하통일' 언급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 결국 김 대표의 '애매한' 행보에 당 지지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김 대표의 리더십에도 물음표가 찍혔다. 이때 여권 안팎에서 '총선 때 한 장관이 선대위원장으로 차출될 것이다' '검사들이 대규모 낙하산 공천을 받을 것이다' 등 관측이 감지됐다.

당시 김 대표는 이를 "시중에 떠도는 괴담"이라며 "특정 직업 출신이 수십 명씩 대거 공천을 받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그런 일은 당 대표인 제가 용납하지 않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김 대표가 말했던 괴담은 최근 현실이 됐다는 해석이 다분하다.

한편 한 장관은 지난 17일 대구를 방문해 "대구 시민들을 대단히 깊이 존경해 왔다"며 "대구 시민들은 6.25 전쟁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적에게 이 도시를 내주지 않았고,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싸웠다"고 말했다. 이날 한 장관은 시민들의 촬영 요구에 예매한 기차표를 취소하고 3시간 뒤에 서울행 기차를 탔다. 사실상 정치인 행보라는 것이 당 안팎과 정치권의 공통된 견해다.

한 장관 총선 출마는 국민의힘 내에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 장관의 총선 출마가 전제된 상황에서 대구 또는 서울 등 수도권 박빙지역 출마 가능성부터 국민의힘 선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다양하게 나온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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