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의 매일밤 12시]2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때 다가와 준 그에게 감사합니다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2020년 꿈의 팀에 입단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것만 같았다. 본머스를 떠나 '최강의 팀' 맨체스터 시티 유니폼을 입은 것이다. 나단 아케는 꿈에 부풀었다.
하지만 시련이 찾아왔다. 최강의 팀은 차원이 달랐다. 적응이 어려웠다. 많은 경기에 뛰지도 못했다. 그렇게 고개를 숙이고 있을 시기에 더욱 큰 시련이 문을 두드렸다. 2021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케는 낭떠러지로 밀려나고 있었다.
그는 속으로 확신했다. 냉정하기로 소문난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자신을 팔아버릴 거라고. 마음의 준비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예상은 빗나갔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더욱 가깝게, 친밀하게 아케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새로운 아버지가 생긴 것처럼, 과르디올라 감독은 아케를 챙겼다. 조언을 해줬다. 용기를 북돋아 줬다. 내년 시즌은 다를 거라고.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자 아케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자신감이 생겼고, 경기도 잘 풀렸다.
아케는 경기에 출전하기 시작했고, 주전으로 도약했고, 우승에 힘을 보탰으며, 네덜란드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모든 것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 시즌 맨시티의 '트레블'에도 큰 역할을 해냈다. 이제 아케는 당당한 맨시티의 일원이다. 새 아버지의 힘이었다.
아케는 그래서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너무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축구 지도자로서 존경하고, 인간으로서도 사랑한다. 아케도 아버지다. 딸이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닮고 싶은 아버지의 모습도 가지고 있었다. 아케가 과르디올라 감독을 생각하는 진심은 이렇다.
"2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과르디올라는 나에게 환상적인 사람이었다. 내가 필요한 것이 있거나, 휴식을 원한다면 언제나 말하라고 했다. 과르디올라는 나에게 필요한 모든 시간과 공간을 내줬다. 과르디올라는 나를 믿어줬다. 그 신뢰는 정말 굉장했다. 그러자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했다. 맨시티에서 선발로 나서기 시작했고, 우승을 했고, 네덜란드 대표팀의 주전이 됐다. 나는 결혼을 했고, 딸도 낳았다. 과르디올라는 내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감독이다. 인간적인 측면에서도 환상적인 사람이다. 너무나 고마운 사람이다. 너무나."
[최용재의 매일밤 12시]는 깊은 밤, 잠 못 이루는 축구 팬들을 위해 준비한 잔잔한 칼럼입니다. 머리 아프고, 복잡하고, 진지한 내용은 없습니다. 가볍거나, 웃기거나, 감동적이거나, 때로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잡담까지, 자기 전 편안하게 시간 때울 수 있는 축구 이야기입니다. 매일밤 12시에 찾아갑니다.
[나단 아케와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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