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아파 죽을 뻔했는데 또?"...대상포진 다시 걸리는 이유
으슬으슬 춥고 몸 구석구석이 쑤신다. 몸살 감기인가? 싶다가도 뻐근하고 쑤시는 증상이 왠지 모르게 예감이 안 좋다. '설마 대상포진인가?' 2년 전에 대상포진에 걸려 된통 고생했던 김진향(가명, 51세)씨는 감기 몸살에 쑤셔오는 통증에 불현듯 두려움이 엄습했다. 두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고통이었기에 후다닥 병원을 찾은 김씨는, 결국 다시 대상포진을 진단받았다. 의사는 빨리 병원을 찾아서 다행이라며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고 면역력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김씨는 "첫번째 앓은 대상포진은 최악의 통증으로 죽을 만큼 아팠지만, 두번째는 나름 빨리 선방한 셈"이라며 "이미 2년 전에 대상포진에 걸렸기 때문에 내가 또 걸릴 줄은 생각도 못하고 안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몇년 전에 대상포진에 걸렸다고 다시 안걸릴 거라고 믿는 사람들도 많다. 오산이다. 대상포진이 다시 발생할 수 있으며 심지어는 3번까지도 걸린 사람도 보고된다. 면역 체계가 약해지면 대상포진은 언제든지 다시 찾아올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60세가 넘어 대상포진에 걸린 사람 중 약 1%에서 3년 이내에 대상포진이 재발할 수 있다. 그만큼 면역력이 떨어져 있다는 신호다.
요즘처럼 면역력이 떨어지는 추운 날씨에는 대상포진에 더 취약하다. 이전에 걸린 사람도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연령대별로는 50~60대 이상이 실제 전체 환자의 46%를 차지한다. 최근엔 불규칙한 식습관과 짧은 수면 시간, 과로 등으로 직장인과 학생, 주부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추세다. 대상포진에 한 번이라도 걸릴 확률은 20% 안팎이며 보통 45세 이후 발병 위험은 더 증가한다.
대상포진은 어릴 적 감염됐던 수두 바이러스가 특정한 신경에 장기간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증식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어릴 적에 수두를 앓은 기억이 없기 때문에 대상포진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사실 애초부터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대상포진에는 절대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수두가 약하게 일어났다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어린 시절에 수두를 앓았는지 조차 잘 모를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두를 약하게 앓았더라도 후에 대상포진을 일으킬 수 있다. 보고된 바에 따르면 수두는 10만 명당 39명이 걸리지만, 대상포진은 141명으로 3배가 넘는다.
칼에 베인듯 아프다...4개월이 지나도 통증있으면 신경통
대상포진에 걸리면 통증이 가장 무섭다. 초기에는 감기 몸살과 유사한 증상과 함께 피로감, 발열, 신체 특정 부위 통증을 동반한다. 흔한 증상으로 감기·몸살로 오해하고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약 일주일 뒤 수두 바이러스가 침범한 신경절(신경세포체 집합)을 따라 붉은 피부 발진이 띠처럼 나타난다. 피부 발진은 물집으로 변하며 한 줄로 분포하는 특성을 지닌다.
대상포진을 앓아본 사람들은 △칼에 베인 것처럼 쓰라리다 △화끈거리고 뻐근하고 저리다 △옷깃만 스쳐도 자지러지게 아프다 △콕콕 쑤신다 △가렵다 등 발생 부위에 따라 다양하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우용 교수는 "대상포진 증상의 심각도와 연령에 따라 회복 정도가 다르고, 면역력이 심하게 결핍된 사람들, 이를테면 에이즈 환자, 장기 이식으로 면역력이 억제된 사람들에게선 전신 병변과 통증이 발생한다"며 "내장, 뇌, 척수, 망막 등에 병변이 발생해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하버드대 브리검 여성병원이 연구한 결과, 대상포진을 앓았던 사람은 추후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만약 대상포진 발생 후 4개월이 지난 후에도 통증이 계속 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피부 병변이 치유됐음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고령이거나, 대상포진 초기 통증과 병변이 심한 경우, 전구 통증이 심한 경우 신경통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이 교수는 "통증이 심하거나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행될 위험성이 높아 보이는 경우, 적극적인 통증 억제를 위해 진통제 외에도 신경차단술을 시행해 도움 줄 수 있다"며 "이미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행이 됐다면 신경병증성 통증에 대한 약물 복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상포진은 수두와 마찬가지로 백신이 있어 예방을 위해 60세 이상 고령층은 접종이 권장된다. 백신을 맞았다고 100%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것은 아니다. 대상포진에 걸려도 증상을 약화, 신경통의 강도를 낮춰준다.
대상포진을 앓은 적이 있다고, 또 안 걸릴 거라 보장할 수 없다. 이미 걸렸어도 백신을 맞으면 재발 위험이 낮아진다. 미국 로완대 의대 피부과 연구진은 대상포진을 한차례 겪은 1만 7000여 명을 살핀 결과, 이미 겪은 사람이라도 백신을 맞는 게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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