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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간판주가 수익률 하드캐리…한숨 돌린 그룹주 누구

차창희 기자
입력 : 
2023-11-20 22:46:01
수정 : 
2023-11-20 23: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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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ER 현대차그룹ETF 올해 21%↑
대장주 기아·현대차 주가 급등 영향
SK하이닉스 질주에 SK그룹도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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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기아 양재 사옥. [매경DB]

국내 대기업 그룹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중 현대차그룹과 SK그룹 상품이 시장 평균을 웃도는 뛰어난 수익률을 기록했다. 각 그룹의 ‘큰 형님’ 격인 현대차, 기아 및 SK하이닉스가 고수익을 기록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부진한 ‘아우’들을 이끈 영향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관련주를 담은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 ETF는 올해 들어 21.09%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11.39%)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18.04%)의 수익률을 상회한 수치다. 해당 상품은 매일경제신문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공동 개발한 MKF 지수를 추종한다.

현대차, 기아 등 그룹을 이끄는 시가총액 상위 대형 종목들의 주가가 오르면서 전반적인 그룹주 ETF 수익률에 훈풍으로 작용했다.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 ETF는 포트폴리오상 기아, 현대차 비중이 각각 25.2%, 23.61%에 절반가량에 달한다. 올해 국내 증시에서 현대차, 기아 주가는 각각 21.59%, 42.33% 상승했다.

해당 ETF의 편입 종목 수익률을 보면, 이노션(2.55%), 현대차증권(-5.17%) 등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거나, 올해 주가가 하락한 종목도 있다. 주요 대장주의 주가 상승으로 인해 분산투자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분석이다. 그룹주 ETF의 경우 전반적 사업 영역에서 가치사슬(밸류체인)로 엮인 경우가 많다. 실적 개선, 주가 상승 모멘텀 발생 시 그룹사 종목이 함께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거론된다.

16그룹주ETF연중수익률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작년의 글로벌 공급망 문제를 현대차그룹은 수직계열화 된 장점을 활용해 그룹 특유의 빠른 의사결정으로 효과적으로 대응했다”며 “호실적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그룹 내 우량주에 분산투자하는 효과로 수익률 방어에 유용하다”고 말했다.

현대차, 기아 주가가 올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상승 여력이 더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 기아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지만, 주가 상승은 실적을 온전히 따라가지 못해 저평가 상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연간 호실적 달성이 예상됨에도 현대차, 기아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이하로 장부상 청산 가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은 올해 현대차가 매출액, 영업이익으로 각각 162억6597억원, 15조3728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 영업이익은 57% 급증한 수치다. 현대차 영업이익은 지난 2020년 이후 6배나 늘었다.

기아의 올해 추정 매출액, 영업이익도 각각 101조4143억원, 12조97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 6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한파 영향으로 삼성전자 영업이익 규모가 크게 줄면서, 올해 국내 증시 상장사 중 영업이익 1~2위 자리는 현대차, 기아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하이브리드, 전기차 중심의 신차 사이클이 시작된다”며 “2024년 미국 전기차 시장 톱2에 등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매 분기 1~2조원의 현금을 쌓아두고 있는데, 향후 배당금 확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기대된다. 주주가치 제고는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외 SK그룹 관련주를 편입한 KOSEF SK그룹대표주 ETF의 연중 수익률도 18.27%로 준수했다. SK(-13.39%), SK이노베이션(-7.21%), SK바이오사이언스(-7.76%) 등 일부 종목들의 성과가 부진함에도 대장주인 SK하이닉스가 75.2% 급등하면서 ETF 수익률을 견인했다. 해당 ETF는 SK하이닉스 편입 비중이 24.36%로 가장 높다.

삼성그룹 관련주를 담은 상품의 경우 포트폴리오 편입 구성에 따라 수익률에 미세한 차이가 발생했다. 하방 경직성이 뛰어난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화재 비중이 높은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 ETF는 올해 11.98% 상승하며 시장 수익률에 근접한 성과를 냈다. 2차전지(배터리) 조정 장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20% 하락한 삼성SDI 비중이 높은 상품은 시장 평균을 밑돌았다.

한편 올해 들어 LG그룹 관련주들이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면서 LG그룹 ETF의 수익률은 부진했다. TIGER LG그룹+펀더멘털 ETF는 올해 3.82% 하락했다. 편입 비중 1위인 LG화학 주가가 연중 17.75% 하락한 게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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