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의 우승 성큼'박길영 감독"수원의 도전,WK리그 다른팀에도 용기 될것"[챔프결정1차전 일문일답]
"13년 만의 우승? 자신 있다. 우리의 도전이 WK리그 다른 팀에게도 용기가 될 것이다."
박길영 수원FC위민 감독이 19일 '통합 11연패에 도전하는 디펜딩챔프' 인천 현대제철과의 2023 WK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3대1,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후 13년 만의 우승 목표를 또렷히 밝혔다.
이날 전반 수원은 인천 현대제철의 강공과 압박에 고전했다. 전반 38분 인천 현대제철 장창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0-1로 밀렸다. 하지만 후반 기류가 달라졌다. 후반 28분 간접 프리킥 상황, 수비라인을 훌쩍 넘긴 지소연의 눈부신 오른발 슈팅이 골망 구석으로 빨려들었다. 반전의 시작이었다. 후반 35분 또 한번 지소연의 발끝이 불을 뿜으며 순식간에 경기는 2-1로 뒤집혔고, 후반 45분 김윤지의 쐐기골까지 나오며 수원이 '디펜딩챔프' 인천 현대제철에 3대1 역전승을 거뒀다. 수원FC위민은 지소연의 '명불허전' 멀티골 활약에 힘입어 25일 인천 홈에서 열릴 챔피언결정 2차전을 앞두고 2010년 이후 13년 만의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2-1로 앞선 상황에서도 내려서지 않고, 끝까지 공격 태세를 유지했고 기어이 쐐기골까지 꽂아넣는 기세는 눈부셨다. 경기전 약속한 대로 인천 현대제철의 공격에 '맞공'으로 응수했고, 빠르고 공격적인 축구, 2골 넣으면 3골에 도전하는 축구로 역전승을 일구며 홈팬들을 뜨겁게 열광케 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박길영 감독은 2차전에서도 2골차 우위를 지키기 위해 내려설 뜻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우리는 2차전에도 1차전과 마찬가지로 내려설 생각은 없다. 강대강으로 부딪칠 것이다. 2골 차이기 때문에 내려선다고 해서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하던 대로 하면 된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통합우승 11연패의 위업에 도전하는 절대 1강 인천 현대제철을 상대로 2019년 챔프결정전 설욕과 함께 2010년 이후 13년 만의 우승 꿈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2019년에도 1차전을 0대0 비기고 나쁘지 않았는데 2차전에서… 마음이 아픈 경기였다.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여자축구에 있어 인천 현대제철을 이기고 우승한다는 의미는 특별하다. 박 감독은 "남다른 의미다. 우리는 수원도시공사 시절인 2010년 우승하고 2019년 챔프결정전에 진출한 적이 있지만 과거의 그 팀과 지금의 팀은 다르다. 수원FC위민으로 업그레이드가 됐고, 우승을 하겠다는 의지가 남다르다"고 했다. "수원FC로 오면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우승 이야기를 한다. 부담이 아닌 어차피 해야 할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우승을 정조준했다.
인천의 독주를 멈춰세우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인천 현대제철이 두렵진 않지만 어려운 건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감을 갖고 있고, 늘 이기려고 노력한다"면서 "우리의 도전을 통해 WK리그의 다른 팀들도 용기를 가질 것이다. 감독에 처음 선임되고 미디어데이에서 목표를 우승이라고 하자 다른 감독님들이 웃으시더라. 왜 그러지 했는데 4위, 5위를 목표로 이야기하는 구단도 많았다. WK리그 감독님들 모두 오랜 경력과 전문성을 지닌 대단한 분들이시다. 우리가 도전해서 한번 넘어서면 다른 감독님들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 감독은 이날 나홀로 동점골, 역전골을 몰아치며 값진 역전승을 일궈낸, 마법같은 에이스 지소연에 대한 찬사도 잊지 않았다. "여러분들도 경기장에서 보면 아시겠지만 감독으로서 여자축구계 9년째인 나로서도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선수다. 제가 이 선수를 가르칠 수 없다. 세계 최상위 월드클래스 선수"라고 인정했다. "이 친구가 우리팀을 선택했다. 경기장에서 경기하는 걸 보면 나도 축구인이지만 정말 대단하다. 감히 뭐라고 저도 평가할 수 없는 선수다. 그저 할 수 있는 말은 '다치지만 말아달라' 정도다. 그 정도의 선수다. 정말 좋은 선수다."
수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경기 소감
▶선수들이 전반전에 고전해서 힘든 경기를 예상했는데 라커룸 선수들에서 자책을 많이 하더라. '뭔가 후반전에 바뀌겠다. 선수들 믿는다'고 했더니 해결해줬다. 승리해서 너무 기쁘다.
-멀티골을 넣은 지소연 활약을 평가한다면.
▶플레이오프 120분 경기를 뛰었는데 안쪽 근육 문제도 있고, 힘든 부분도 있었다. 잘 이겨내줬다. 동점골, 역전골을 넣어주어 감사하다.
-지소연의 위닝멘탈리티에 대해
▶아시겠지만 지소연 선수는 첼시에서도 계속 우승을 해온 선수다. 그걸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조언도 해주고, 자신감도 불어넣어주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다.
-오늘 1차전 승리의 의미
▶올시즌 마지막 홈 경기다. 팬들도 정말 많이 와주셨고 이재준 시장님, 최순호 단장님, 오규상 여자축구연맹 회장님도 다 오셨다. 정말 멋진 경기가 됐다. 팬들도 만족해 하신다. 물론 만족할 때는 아니다. 2차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3대1 승리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셨는데 2차전에서도 공격적으로 나설 것인가.
▶마찬가지로 내려설 생각은 없다. 강대강으로 부딪칠 것이다. 2골 차이기 때문에 내려선다고 해서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하던 대로 하면 된다.
-2-1로 앞서는 상황에서 공격해서 쐐기골까지 넣었다.
▶스리백 내려설까 잠시 고민도 했다. 코칭스태프와 논의했다. 승리도 좋지만 하던 대로 하기로 했다. 워낙 분위기가 좋았다. 역습 전술이 주효했다.
-김은숙 인천 현대제철 감독은 간접 프리킥이 승부의 흐름을 바꿨다고 하던데 동의하는지.
▶후반전 시작부터 흐름이 바뀌었다. 환경의 영향도 있었다. 전반 바람을 안고 뛰면서 상대의 강한 프레싱에 당황했다. 후반엔 우리가 바람을 등지고 뛰었다. 어제 같은 시각 이 경기장에서 훈련했다. 해가 넘어가는 시점에 바람이 부는 상황이 그대로 적용됐다. 일주일이면 양팀 다 회복 된다. 준비 잘할 생각이다.
-2019년 챔피언결정전 설욕을 꿈꾸실 것같은데
▶그때도 1차전을 0대0 비기고 나쁘지 않았는데 2차전에서… 마음이 아픈 경기였다.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
-2010년 이후 13년만의 우승 자신 있으신지..
▶자신있다. 물론 제가 자신 있다고 해서 이길 수 있는 건 아닌다. 선수들의 의지 선수단 구단의 의지가 제게 느껴진다. 그 에너지가 전해진다. 느낌이 있다. 이번에는 뒤집어 보겠다.
-여자축구에 있어 인천 현대제철을 이기고 우승한다는 의미는?
▶남다른 의미다. 우리는 수원도시공사 시절인 2010년 우승하고 2019년 챔프결정전에 진출한 적이 있지만 과거의 그 팀과 지금의 팀은 다르다. 수원FC위민으로 업그레이드가 됐고, 우승을 하겠다는 의지가 남다르다. 주변에서도 과거엔 이 정도면 잘했다는 평가가 있었겠지만 수원FC로 오면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우승 이야기를 한다. 부담이 아닌 어차피 해야 한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리그에 도전하는 팀이라면 목표치를 높게 가져가는 건 당연하다. 인천 현대제철이 두렵진 않지만 어려운 건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감을 갖고 있고, 늘 이기려고 노력한다. 우리의 도전을 통해 WK리그의 다른 팀들도 용기를 가질 것이다. 감독에 처음 선임되고 미디어데이에서 목표를 우승이라고 하자 다른 감독님들이 웃으시더라. 왜 그러지 했는데 4위, 5위를 목표로 이야기하는 구단들도 많았다. 구단의 감독은 우승을 목표로 해야 한다. 하위권 팀도 욕심을 가져야 한다. 감독이 욕심을 가져야 선수도 욕심을 갖는다. WK리그 감독님들 모두 오랜 경력과 전문성을 지닌 대단한 분들이시다. 우리가 도전해서 한번 넘어서면 다른 감독님들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작년에 비해 올해 좋은 성과가 나오고 있는 이유는?
▶선수들이 각자의 포지션, 생활면에서 훈련장에 나와서 스스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안다. 팀만의 규율이 생겼다. 그 안에서 스스로 지키게끔 노력했고, 기존 선수들이 중심을 잡아주는 가운데 새로운 선수들이 잘 적응하면서 시너지가 났다.
-2년 연속 리그 득점왕인 문미라가 오늘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득점을 놓쳐 아쉬웠는데.
▶미라는 충분히 해줄 것이다. 오늘도 본인 역할을 다해줬다. 득점을 못한 것뿐이지 영향력을 발휘해줬다. 골대를 맞힌 슈팅은 타이밍이 기가 막혔다. 2차전엔 미라가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지도자로서 지소연 선수의 활약을 벤치에서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여자축구계에서 9년째인데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선수다. 제가 이 선수를 가르칠 수 없다. 세계 최상위 월드클래스 선수다. 이 친구가 우리팀을 선택했다. 경기장에서 경기하는 걸 보면 나도 축구인이지만 정말 대단하다. 감히 뭐라 저도 평가할 수 없는 선수다. 그저 할 수 있는 말은 '다치지만 말아달라'는 정도다. 그 정도의 선수다. 정말 좋은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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