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당할까 무서워”… 비아파트 전세비중 19.6% 역대 최소

박세준 2023. 11. 20.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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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세대·연립주택(빌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전세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전세사기 등 여파로 기피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올해 주택 전세거래총액 중 비아파트 비중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주차, 보안, 편의시설 등 인프라를 갖춘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꾸준히 높아지는 가운데 올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전세사기 범죄가 빌라, 오피스텔 등에 집중되면서 임대차시장에서 비아파트 수요가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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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주택 전세거래총액 비교
비아파트 거래총액 44조로 급감
2020년 70조 고점 찍은 뒤 하락
2011년 이후 첫 비중 20% 미만
반환보증보험 요건 강화로 위축
수도권·지방 양극화도 영향 미쳐
“아파트 중심 공급·인프라 대책에
비아파트 부정적 인식 확산 문제”

다세대·연립주택(빌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전세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전세사기 등 여파로 기피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올해 주택 전세거래총액 중 비아파트 비중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종합 프롭테크 업체 직방에 따르면 올해 들어 14일까지 전국 주택 전세거래총액은 22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아파트는 181조5000억원(80.4%), 비아파트는 44조2000억원(19.6%)이다. 비아파트 비중이 2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1년 관련 통계 발표 이후 처음이다.
빌라와 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 연합뉴스
아파트 전세거래총액은 2019년 139조2000억원, 2020년 168조5000억원, 2021년 207조9000억원, 지난해 217조7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비아파트의 경우에는 2019년 50조7000억원에서 2020년 60조4000억원, 2021년 70조원으로 늘다가 지난해 68조4000억원으로 주춤한 뒤 올해 44조2000억원으로 급감했다.

비아파트의 전세거래총액이 줄어든 것은 비아파트 전세 거래가 위축된 영향이 크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주차, 보안, 편의시설 등 인프라를 갖춘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꾸준히 높아지는 가운데 올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전세사기 범죄가 빌라, 오피스텔 등에 집중되면서 임대차시장에서 비아파트 수요가 급감했다.

정부가 전세사기 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5월 반환보증보험 가입 요건을 강화한 것도 비아파트엔 직격탄이었다. 기존 공시가격의 150%였던 보증금 기준이 126%까지 낮아지면서 아파트 대비 공시가가 낮은 비아파트에서 요건을 채우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 결국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낮추거나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지 않는 한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도 비아파트 시장 위축을 불렀다.

올해 주택 전세거래총액을 권역별로 나눠보면 수도권 178조4000원(79.0%), 지방 47조4000억원(21.0%)으로 조사됐다. 지방 주택 전세거래총액 비중은 2014년(20.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방의 비아파트 전세거래총액 비중은 2.5%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지방 아파트 비중도 18.5%로 2018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지방의 아파트 전세거래액은 전남 93.8%, 경남 92.5%, 경북 90.3% 등 90%를 넘어섰다.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지방에 빈집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주거 여건이 나은 아파트에만 수요가 더욱 몰린 것이다.

최성현 직방 매니저는 “단기적으로는 전세사기로 비아파트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영향도 있지만, 아파트 중심의 공급정책과 인프라 조성이 계속되면서 비아파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임대차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한 단기적인 노력과 함께 주택 유형에 따른 수요 순환이 원활해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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