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도 못 갚는 가계·기업…은행 ‘무수익여신’ 27% 늘었다
어음 부도액 작년보다 214.9% 폭증
고금리와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시중은행에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하는 가계·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지난해 말 2조2772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2조8988억원으로 27.3% 증가했다. 무수익여신은 은행이 차주(대출받은 사람)로부터 이자조차 받지 못하는 대출을 뜻한다. 은행은 3개월 이상 원금을 갚지 못한 대출에 이자를 상환하지 못한 대출을 반영해 무수익여신 잔액을 산정한다.
무수익여신이 27% 이상 늘어난 지난 9개월간 4대 은행의 총여신은 1295조7838억원에서 1334조2666억원으로 3.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총여신에서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0.18%에서 0.22%로 상승했다.
무수익여신은 가계보다 기업 대출에서 더 심각했다. 4대 은행의 기업대출 무수익여신은 지난해 말 1조5310억원에서 지난 3분기 말 1조9754억원으로 29.0% 불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의 무수익여신은 7462억원에서 9234억원으로 23.7%로 늘어 기업대출보다는 증가 속도가 더뎠다.
이는 최근 기업들이 경기 둔화 등의 여파로 대출을 갚지 못하고 한계 상황에 몰린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전국 어음 부도액은 누적 4조15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3202억원보다 214.9% 폭증했다.
법인 파산도 증가 추세다. 법원통계월보 등에 따르면 전국 법원이 접수한 법인 파산 사건은 지난 3분기 1213건으로 1년 전 대비 64.4% 늘었다.
부실 채권이 급증하자 은행권은 대손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하면서 건전성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 KB금융은 3분기 누적 1조7682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신한금융은 같은 기간 1조4773억원, 하나금융 1조2183억원, 우리금융은 1조790억원을 적립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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