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 폐기물 처리업체 논란…“시설변경·전 간부 공무원 영입”
[KBS 제주] [앵커]
KBS는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이시돌목장 인근 폐기물 처리업체 증설 논란과 관련해 행정처분과 환경오염 실태, 허가과정의 문제점 등을 잇따라 보도했는데요,
이 업체는 논란이 일자 소각시설 대신 탄화물 재생산 시설로 변경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환경총괄 담당으로 전 제주도 간부 공무원까지 영입했습니다.
보도에 강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서귀포시 5곳의 공공하수처리장에서 나온 슬러지는 2만여 톤.
이를 처리하기 위해 도내 유일의 금악리 폐기물 처리업체에 투입되는 세금은 매년 40억 원에 이릅니다.
그런데 잇따른 행정처분에 환경오염, 허술한 환경성조사서 등 문제점이 속속 드러났습니다.
[이상돈/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 "주변에 민가들이 있었음에도 그런 폐기물에 대한 적절한 조사와 처리를 하지 않은 것은 굉장히 큰 문제라고 생각이 되고요. 향후에 이런 부분을 좀 더 다시 조사해서."]
이런 가운데 해당 업체가 논란이 됐던 굴뚝 높이 35m의 소각 시설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신 슬러지를 숯과 같은 탄화물로 재생산해 매립장 복토제나 제철소 연료 등으로 재활용하는 사업 변경을 고려 중이라는 겁니다.
탄화물 생산 시설을 운영할 경우 생활폐기물은 처리하지 않고 악취 등 대기오염물질 발생도 소각 시설보다 적을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사업계획 변경과 함께 눈에 띄는 대목이 있습니다.
금악리 마을과 이시돌 측에서 시설 증설 반대 입장을 공식화한 것은 지난해 10월,
그런데 지난 3월 전 제주도 간부 공무원을 환경총괄본부장으로 영입했습니다.
시설 증설로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간부 공무원이 취업한 배경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당사자는 취재진에게 공무원 재직 당시 환경 관련 업무를 하며 민원이 들어와 해당 업체를 방문해 본 적이 있는 등 도내 슬러지 처리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다며, 제주도에 필요한 시설인 만큼 운영에 도움이 되기 위해 일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업체 대표 역시, 수익이 나지 않아도 제주 환경을 생각해 운영해 온 도내 유일 업체이고, 하수 슬러지 처리 사업은 아무나 할 수 없어 어렵게 영입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월 증설 허가 당시 이 업체의 인허가를 담당했던 공무원은 해당 전 간부 공무원이 누군지는 알지만, 인허가 과정에 전혀 영향이 없었다고 선을 그으며 업체 직원인 것도 지난달 현장 방문과정에 우연히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불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전 간부 공무원이 논란의 업체에 취업한 것은 사실이지만 재직 당시 업무와 업체와의 직접적인 업무 연관성 등 공직자윤리법 위반사항은 아직 확인된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도민 사회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사안과 관련된 업체에 취업한 만큼 걱정스러운 부분들이 있어 주의를 부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강재윤/그래픽:고준용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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