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재소자 ‘무차별 폭행’ 체첸 수장 아들…9개 훈장 받았다

체첸 수장 아들들. 왼쪽부터 엘리, 아담, 아흐마트. 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의 아들이 교도소 재소자를 무차별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된 이후 9개의 훈장을 받았다.

체첸 수장 람잔 카디로프의 셋째 아들 아담(15)은 지난 17일 ‘러시아 노동 용맹’ 훈장과 체첸 소재 러시아특수군대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1등급 훈장을 받았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로써 아담이 지난 한 달여 동안 받은 훈장이 9개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 9월 말 이슬람 경전인 쿠란 사본을 불태운 혐의로 수감된 니키타 주라벨을 주먹과 발로 구타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을 일으켰다. 이 영상을 텔레그램을 통해 직접 공개한 카디로프는 "나는 아담의 행동이 자랑스럽다"는 글도 함께 올렸다. 체첸은 인구 절대다수가 무슬림이다. 카디로프는 아들 아담을 ‘무슬림의 수호자’라고 부르며 체첸 최고 영예인 ‘체첸의 영웅’ 훈장을 수여했다.

이후 아담은 러시아의 다른 자치공화국인 타타르스탄과 카라차예보-체르케시야에서도 각종 훈장을 받았다.

람잔 카디로프. 로이터 연합뉴스

아담은 지난 5일에는 카디로프의 경호 책임자로 임명됐다. 지난 9일 체첸 의회는 최고 훈장인 ‘조국의 명예’ 훈장을 아담과 카디로프의 장남 아흐마트(18), 차남 엘리(16)에게 수여했다. 이 훈장은 경제, 과학, 문화, 예술 등 각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올린 사람에게 수여한다.

체첸 초대 지도자인 할아버지의 이름을 물려받은 장남은 최근 체첸의 체육문화·청소년 정책 담당 제1차관으로 임명됐다.

종합격투기와 복싱 선수로 활동하는 아흐마트는 지난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비공식적으로 만나 청소년 정책을 논의했다고 카디로프가 밝히기도 했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