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영상’에 ‘방화 중계’까지…10대 SNS 문제 어디까지?
[앵커]
지난달 충남 천안에서 10대 학생들이 또래를 집단 폭행한 뒤 이 영상과 수사 상황을 SNS에 올려 논란이 됐었죠.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가해 학생 중 한 명이 이번엔 관공서에 불을 지르고 이 장면을 또다시 SNS에 생중계했습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낙엽 더미에서 흰 연기와 함께 불이 피어오릅니다.
바람을 불어넣자 이리 저리 불꽃이 튀깁니다.
불을 더 키워보라며 부추기거나.
["야, 불 좀 붙여봐. (땔감이 없어, 우리 지금…) 여기 나무 XX 많아."]
불이 난 광경을 자랑하듯 설명합니다.
["연기 보여? 연기 보여? 구청, 구청…"]
불이 난 곳은 충남 천안시 서북구청의 벤치, 이들은 구청 건물 30m 앞에 불을 질렀습니다.
주변에는 마른 낙엽이 많아 자칫 큰불로 번질 뻔했습니다.
SNS를 통해 이를 본 시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지만 달아난 뒤였습니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갔을 때 불 피운 흔적은 있었고요. 경찰도 오고 있는 중이어서 가지고, 애들은 다 도망가고 없었어요."]
경찰은 SNS 영상을 근거로 10대 6명을 붙잡았습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최근 충남 천안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의 가해자였습니다.
당시에도 가해자들은 SNS를 통해 폭력 영상을 주고 받거나, 경찰 수사 후일담을 실시간으로 전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만 14살 미만의 촉법소년이라 형사처벌을 피했습니다.
결국 학교폭력에 이어 관공서 마당에 불을 지르고 이 장면을 SNS를 통해 생중계 하기까지 한 겁니다.
이번 영상은 4백여 명이 실시간 접속해 시청했습니다.
[이승현/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자기 정보를 막 올리는 게 생활화돼 있거든요. 자신들이 한 행위가 범죄 행위고 이게 피해자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이런 것들에 대한 학습이 되지 않은 것 같아요."]
경찰은 학폭과 방화 사건에 모두 가담한 학생을 이번 주 내로 법원 소년부에 넘길 계획입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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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현 기자 (b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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