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면하고 제주에서 서울로 날아온 유기견 ‘귤이’처럼

오종탁 기자 2023. 11. 20.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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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주도에서 버려져 동물보호센터에 들어온 반려동물은 총 4977마리다.

반려견과 반려묘가 비행기를 탄 모습이 새겨진 포스터에는 '제주도 유기동물 입양 방법'이란 제목 아래 △포인핸드 앱에서 제주 보호소 동물 확인 및 입양 신청 △포인핸드 입양문화센터에서 입양 상담 및 교육 △티웨이항공을 이용해 제주 보호소 방문 및 입양 확정 △보호소에서 반려동물 운송요금 무료 쿠폰을 받아 티웨이항공 체크인 등 프로젝트 내용이 명료하게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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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핸드, 제주도 내 유기동물의 타지 입양 활성화 프로젝트 가동
제주도청 ‘동물 정보 제공’, 포인핸드 ‘입양 절차 진행’, 티웨이항공 ‘운임 지원’ 3각 공조

(시사저널=오종탁 기자)

지난해 제주도에서 버려져 동물보호센터에 들어온 반려동물은 총 4977마리다. 제주도 인구의 14배인 서울시에서 발생한 유기동물 수(4870마리)보다 많다. 제주도의 반려동물 유기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인식되는 건 높은 안락사율 때문이다. 매년 구조된 유기동물 중 50%가량이 안락사된다. 유기동물들을 보호할 만한 공간과 예산이 부족한 데다 전국 최저를 달리는 입양률까지 더해져 문제 해소 여지가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시사저널 1659호 유기견 많은 제주도의 고민 [따듯한 동물사전] 참조) 

11월20일 서울 마포구 포인핸드 입양문화센터에서 (왼쪽부터)이환희 포인핸드 대표, 오영훈 제주도지사, 김석완 티웨이항공 전략마케팅담당 상무가 제주도 내 유기 동물의 타 지역 입양 활성화를 위한 '날개를 달아줄개' 프로젝트 업무협약서에 사인한 후 프로젝트 마스코트 격인 유기견 '귤이'를 사이에 두고 대화하고 있다. ⓒ시사저널 오종탁

이런 가운데 국내 대표 유기동물 입양 플랫폼 기업인 포인핸드와 제주도청, 티웨이항공이 제주도 유기동물 문제의 꼬인 실타래를 함께 풀어가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11월20일 서울 마포구 포인핸드 입양문화센터에서 이환희 포인핸드 대표, 오영훈 제주도지사, 김석완 티웨이항공 전략마케팅담당 상무는 제주도 내 유기동물의 다른 지역 입양 활성화를 위한 '날개를 달아줄개' 프로젝트 업무협약서에 사인했다. 

반려견과 반려묘가 비행기를 탄 모습이 새겨진 포스터에는 '제주도 유기동물 입양 방법'이란 제목 아래 △포인핸드 앱에서 제주 보호소 동물 확인 및 입양 신청 △포인핸드 입양문화센터에서 입양 상담 및 교육 △티웨이항공을 이용해 제주 보호소 방문 및 입양 확정 △보호소에서 반려동물 운송요금 무료 쿠폰을 받아 티웨이항공 체크인 등 프로젝트 내용이 명료하게 나타나 있다. 

앞으로 50만여 명이 사용하는 포인핸드 앱에 제주도청 산하 제주도동물보호센터 내 유기동물들이 집중적으로 노출된다. 제주도동물보호센터는 보호·관리 중인 유기동물의 성별, 체중, 성향, 건강 상태, 질병 검사 기록 등을 포인핸드에 실시간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제주도 외 지역에 거주하는 앱 이용자들이 유기동물 사진과 정보를 확인하고 입양을 신청하면, 포인핸드 측은 이들을 입양문화센터에 초청해 상담과 교육 등 일종의 검증 과정을 진행하게 된다. 이후 입양 신청자들이 직접 제주도동물보호센터를 찾아 유기동물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올 때 티웨이항공은 반려동물 운임 전액(운송 용기 포함 9kg 이내) 면제해 준다. 

업무협약식에서는 제주도동물보호센터에 있던 유기견 '귤이'(수컷, 6개월 추정)가 프로젝트의 마스코트 격으로 소개되며 눈길을 끌었다. 귤이는 지난주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동에서 처음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포인핸드 입양문화센터 교감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며, 곧 서울시의 한 가정으로 입양될 예정이다. 구조 당시부터 사람에게 친화적이었던 귤이는 이날 협약식이 열린 포인핸드 입양문화센터 곳곳을 활발히 누비며 인기를 독차지했다. 

(왼쪽 위 사진부터 시계 방향으로)11월20일 서울 마포구 포인핸드 입양문화센터에서 (맨 안쪽부터)이환희 포인핸드 대표, 오영훈 제주도지사, 김석완 티웨이항공 상무가 제주도 내 유기 동물의 타 지역 입양 활성화를 위한 '날개를 달아줄개' 프로젝트 업무협약서에 사인하고 있다. / 협약서 사인 후 사진 포즈를 취하는 세 사람 / 포인핸드 입양문화센터 전경 / '날개를 달아줄개' 프로젝트 포스터 ⓒ시사저널 오종탁

10년 전 수의사로 일하다 포인핸드를 설립해 운영해온 이환희 대표는 "제주도는 섬이라는 지역적 한계로 인해 유기동물을 다른 지역으로 입양 보내는 게 매우 어렵다. 통계를 보면 육지로 입양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시피 한 실정"이라면서 "제주도의 유기동물들이 비행기를 타고 육지로 입양되기 용이하게 하고자 제주도청, 티웨이항공과 머리를 맞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날개를 달아줄개'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제주도 유기동물 입양이 활성화할 뿐 아니라 제주도청의 동물 복지 정책이 한층 더 선진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계속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사람과 자연이 함께 행복한 도시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세우고 제주특별법에 생태법인 제도(생태적 가치가 중요한 자연환경이나 동식물 등 비인간 존재에 법적 권리를 주는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유기동물 문제 해결 노력도 같은 취지"라며 "사람의 관심과 노력을 통해 제주도에 있는 유기동물들이 보다 존중받고, 새로운 가족을 만나 전국 각지로 날아가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특화 서비스 티펫(t'pet)과 국내 최초 전용 탑승권 발급 및 운송 무게 상향 등 서비스를 제공해온 티웨이항공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를 선도하는 반려동물 친화 항공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김석완 티웨이항공 상무는 "티펫 등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만족을 주는 데서 더 나아가 유기동물 문제의 근본적인 해소를 위한 입양 활성화 프로젝트를 포인핸드, 제주도청과 함께 펼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면서 "사회적 책임 경영 차원에서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관련 활동을 펼쳐나갈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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