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민주당 돈봉투 의혹’ 21명 실명 공개
송영길 보좌관 ‘증인심문’
법정 스크린에 명단 띄워
관련 모임 참석 여부 확인
수사심의위 소집은 무산
검찰이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돈봉투가 살포된 것으로 의심되는 모임에 참석했을 가능성이 높은 의원들의 명단을 20일 법정에서 공개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검찰이 별건수사를 하고 있다며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재판장 김정곤) 심리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 재판에서 현역 민주당 의원 21명의 실명을 밝혔다. 송 전 대표의 보좌관이었던 박모씨를 증인신문하면서 화면을 통해 명단을 공개했다.
박씨는 2021년 5월 민주당 당대표 경선에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캠프 사용자금으로 5000만원을 받은 뒤, 이를 포함해 총 6000만원을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거쳐 국회의원들에게 나눠주라며 윤관석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재판에서 박씨를 신문하며 “당대표 경선 준비 과정에서 2021년 2월부터 4월까지 정기적으로 매주 수요일에 개최됐던 국회의원 모임을 알고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박씨가 참석했던 의원들을 다 기억하지는 못한다고 하자 검찰은 민주당 의원 21명의 이름이 적힌 PPT 화면을 법정 내 스크린에 띄운 뒤 “이 의원들이 참석했던 게 맞느냐”고 질문했다.
검찰이 띄운 PPT 화면에는 김남국, 김병욱, 김승남, 김승원, 김영호, 김회재, 민병덕, 박성준, 박영순, 박정, 백혜련, 안호영, 윤관석, 윤재갑, 이성만, 이용빈, 임종성, 전용기, 한준호, 허종식, 황운하 등 의원들의 이름이 적혔다.
이에 박씨는 “제 기억에 없는 분도 있다. 박정 의원은 회의 장소에서 본 기억이 없다”고 했다. 검찰이 “나머지 의원들은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느냐” “이들이 송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맞느냐”고 거듭 질문하자 박씨는 “지지 여부는 끝까지 알 수 없다. 김남국 의원을 본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나머지 (의원들은) 한두 번 뵌 것 같다”고 했다.
박씨는 이날 재판에서 이 전 사무부총장 또는 강래구 전 한국감사협회장의 요구로 두 차례 300만원씩 든 돈봉투 10개를 전달했다면서도 송 전 대표에게 이를 보고한 적은 없다고 증언했다.
한편 송 전 대표의 요청으로 열린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이날 부의심의위원회 결과에 대해 “최종적으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에 부의하지 않는 것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서울고검 검찰시민위원 중 무작위로 선정된 15명의 일반 시민들은 송 전 대표와 검찰이 각각 제출한 의견서를 토대로 1시간40분간 논의한 뒤 비밀투표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
송 전 대표 측은 지난 3일 서울중앙지검에 검찰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송 전 대표 측은 의견서에서 “검찰이 돈봉투 사건이라는 송 전 대표의 금품수수 혐의와 별개로 먹사연이 기부받은 후원금이 정치자금 및 제3자뇌물이라는 별건수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며 “검찰이 확보한 먹사연의 후원금 내역은 ‘먼지떨이식’ 수사로 확보한 자료”라고 주장했다.
김혜리·강연주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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