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평가로 사교육 심화” “절대평가땐 내신 무력화”

박고은 2023. 11. 2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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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에프케이아이(FKI) 타워에서 연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2028 대입안) 공청회'에 참석한 발표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상대평가에 무게를 둔 2028 대입안이 여전히 학교 안 경쟁을 부르고 사교육 의존을 심화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입시에서의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현실적인 타협점이란 반론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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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대입개편안 공청회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경제인협회(KFI)타워에서 열린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공청회에서 개편 시안을 발표한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 뒤로 참석자들이 절대평가 전환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상대평가를 5등급제로 개편해도 학교는 등급 산출을 위해 내신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제)을 계속해서 출제할 수밖에 없습니다.”(정미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부소장)

“이상적 관점에서 본다면 절대평가가 바람직할 수도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100% 절대평가는 (학교 안에서) 성적 부풀리기 등으로 내신을 무력화시킬 것입니다.”(강윤정 구암고 교사)

교육부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에프케이아이(FKI) 타워에서 연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2028 대입안) 공청회’에 참석한 발표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상대평가에 무게를 둔 2028 대입안이 여전히 학교 안 경쟁을 부르고 사교육 의존을 심화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입시에서의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현실적인 타협점이란 반론도 나왔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10일 수능 선택과목 폐지와 내신 상대평가 5등급 병기, 수능 상대평가 9등급 유지 등을 골자로 한 2028 대입안을 내놨다.

이날 공청회에서 가장 큰 쟁점은 내신 상대평가 유지였다. 앞서 교육부는 내신에 석차 5등급(상대평가)을 절대평가 점수와 함께 적기로 했다. 강태훈 성신여대 교수(교육학)는 “대입에서 각 대학의 내신 고려 방법이 명확하지 않으면 성적 산출 방식에 따른 유불리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입시컨설팅 의존이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주종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정책2팀장은 “수능 주요과목은 9등급, 내신은 5등급으로 상대평가 한 줄 세우기가 유지되면 교실 수업이 단순 암기와 문제풀이에 매몰되고, 교실 수업 개선이나 교육과정 정상화는 먼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고교학점제에서 상대평가가 시행되면 과목별로 유불리 편차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청회에 방청객으로 참석한 학부모와 교사들도 답답함을 털어놓긴 마찬가지였다. 김진만 대구 경북대 사대부고 교사는 “이번 개편안의 가장 큰 문제는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내신 석차등급제가 유지되면 등급을 받기 유리한 과목으로 선택이 집중돼 교육과정 파행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2·고3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내신은 9등급에서 5등급제로 완화했는데 왜 수능은 9등급 상대평가제를 유지하느냐. 수능에서도 경쟁 체제를 완화할 순 없었나”라고 말했다.

내신에 견줘 변별력이 강해진 수능의 영향력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조상훈 서울·경기·인천 대학교 입학관련처장협의회 회장은 “수능은 저비용을 들여 단기간에 많은 학생들을 한 줄로 세우는 데 효과적인 선발 방식이나, 개별 학생의 성장에 방점을 둔 맞춤형 평가에 활용하기에는 매우 경직된 구조를 갖고 있다”며 “서울 주요 16개 대학을 중심으로 교육적 가치가 낮은 수능 위주 전형에서 40% 이상 선발하도록 한 과도한 선발 비율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104개 단체는 공청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개편안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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