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감증명서 떼는 데 1시간... 주민센터마다 북새통
지방행정전산망 ‘새올’이 복구된 20일 주민센터와 은행 등은 이른 오전부터 밀린 민원을 처리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상당수는 행정망 마비 사태가 발생한 지난 17일 주민센터·은행을 방문했다 헛걸음을 했었다. 이들은 “주말이 지나도 행정망이 복구되지 않아 민원서류를 떼지 못할까 봐 마음 졸였다”고 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초3동 주민센터 민원실 민원서류 발급 창구 앞에는 20여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81번 대기표를 들고 있던 이모(56)씨는 “은행 대출 계약 갱신 마감일이 오늘까지라 인감증명서를 떼야 하는데 30분째 기다리고 있다”며 “한두 시간은 더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 민원인이 “언제쯤 서류 떼는 게 가능할까요”라고 묻자 직원은 “지금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적어도 1시간은 더 기다려야 한다. 차라리 오후 5시쯤 오는 게 나을 수 있다”고 했다. “왜 이렇게 기다려야 하는 거냐”며 불만을 토로하는 민원인도 있었다.
서울 마포구 대흥동 행정복지센터 통합민원실도 상황은 비슷했다. 주민 김모(60)씨는 “운영 시간보다 30분 일찍 와서 기다렸는데, 여전히 복구 여파가 있는 것인지 평소 2~3분 걸리던 게 7분 더 걸렸다”고 했다. 화재 보험 처리를 위해 인감증명서를 떼러 왔다는 권중모(83)씨는 “주말 동안 전산망이 복구되기를 기다렸는데 와서도 수십 분씩 대기해야 하니 답답하다”고 했다. 상속에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으러 온 성동구 주민 50대 권모씨는 “지난주 금요일 점심 때쯤 방문했으나, 내 인감증명서도 못 뽑아 복구되기만을 기다리다 돌아갔었다”고 했다.
비슷한 시각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한 은행은 10여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평소 이 은행을 자주 찾는다는 50대 남성은 “간단한 업무를 보는데도 평소보다 오래 걸렸다”며 “유난히 대기 시간이 길고 지점을 방문한 사람도 많아 보인다”고 했다.
새올이 마비되면서 덩달아 기능이 멈췄던 공무원 시스템도 이날 정상 가동됐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새올에 접속하는 인증시스템이 망가졌기 때문에 산하 주민등록시스템, 공무원 내부 예산회계처리 시스템 e호조 등 접속도 어려웠으나, 새올이 복구되면서 정상 운용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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