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훈련소 있었어야 할 SSG 차세대 거포… 다시 방망이 들었다, 다시 독기 품었다
[스포티비뉴스=가고시마(일본), 김태우 기자] 팀의 차세대 거포 자원으로 큰 기대를 모으는 전의산(23‧SSG)은 사실 11월에 일본에 있을 선수가 아니었다. 지금쯤은 훈련소에서 국방의 의무를 시작해야 했을 때다. 군 복무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급히 입영을 미루고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로 건너왔다.
사연은 이랬다. 올해 잦은 부상으로 자기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전의산은 1군에서 활용되는 빈도가 떨어졌다. 전의산은 2023년에 대해 “내가 앞으로 야구를 하면서 얼마나 더 많은 힘든 일이 있을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까지 야구 인생에서는 올해가 가장 힘들었다. 힘들었다기보다는 짜증이 많이 났다. 뭐를 좀 해보려고 하면 다치고, 다시 하려고 하면 다쳤다”고 담담하게 올해를 돌아봤다.
지난해 좋은 성적과 가능성을 발판 삼아 올해는 팀의 주전 1루수로 거듭날 것이라 기대를 모았던 전의산이지만, 부상으로 출발이 망가졌다. 시즌 개막하자마자 옆구리를 다쳐 고전했고, 타격감이 조금 올라올 때였던 6월 중순에는 다시 햄스트링이 문제를 일으켜 재활군에서 내려갔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꽤 오래 쉬었다. 한 번 꺾인 흐름은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그리고 1군 기회도 쉽게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
전의산은 그 과정에서 입대를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전의산은 누구를 원망하거나 탓하지는 않는다. 자신이 그 시기를 못 이겨냈다고 반성했다. 전의산은 “작년보다 기회를 많이 받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예 못 받은 게 아니다. 어떻게 보면 여기(가고시마)에 있는 선수들 중 내가 가장 많은 기회를 받았다”면서 “그런데 작년에 비해 큰 변화도 없고 야구도 못했다. 후반기에 점점 기회도 줄어드니 일단 빨리 군에 다녀오자고 생각했다. 어차기 가야 할 것, 빨리 해결을 하자는 마음으로 신청했다”고 했다.
원래 공익근무요원 자격이지만, 전의산은 빨리 군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그래서 현역을 신청했다. 전의산은 “군에 가는 건 확정이었다. 입영 날짜까지 나왔다. 공익은 부산에 내려가야 하고, 자리도 빨리 안 나온다. 최대한 빨리 갈 수 있는 곳이 어디인가 봤더니 현역이 답이더라. 그래서 신청을 하고 입영을 기다리고 있었다. 강원도 원주의 한 부대에 갈 예정이었다. 11월이었다”고 했다. 원래라면, 전의산은 지금 방망이 대신 소총을 들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극적인 변화가 있었다. 10월 말 구단이 면담을 신청했다. 입대를 조금 미루고, 내년에도 야구를 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이었다. 전의산도 그 자리에서 확답을 못했을 정도로 예상치 못한 제안이었다. 그러다 결국 구단의 말을 듣고 입대를 미뤘다. 전의산은 “연기 기한까지 하루가 남아 있었다. 면담을 그 다음 날에 했으면 무조건 갔어야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리고 11월 3일 곧바로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에 합류했다.
입대를 앞둔 대다수 대한민국의 청년이 그랬듯이, 자신의 업무에 집중하기는 어려웠다. 전의산도 “마음이 이미 떠 있어서 사실 많이 내려놨다. 어차피 입대하니 기술 운동도 잘 안 하고 있었다. 사람들과 인사하고 그랬다. 짐도 부산으로 다 보냈다”고 떠올리면서 “첫 턴에 왔을 때는 아무 것도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몸이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다행히 주위의 격려와 함께 두 번째 턴부터는 조금씩 정상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몸도 좋아졌고, 무엇보다 마음도 달라졌다. 전의산은 “손시헌 감독님이 열심히 잘해보자고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그 말을 믿고 마음이 바뀌었던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다시 든 방망이가 더 소중하다. 전의산은 공격에 비해 1루 수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77경기에서 13개의 홈런을 때렸지만, 오히려 2023년을 앞두고는 수비에 더 집중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수비는 수비대로 늘지 않고, 장점까지 사라졌다. 전의산은 “수비 때문에 불안하다고 경기에 못 나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을 떠나서 방망이를 잘 치면 문제가 풀릴 수 있다고 느꼈다. 손시헌 감독님도 장점을 극대화하자고 말씀하신다”고 캠프 주안점을 설명했다.
타격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완하는 이유다. 전의산은 “타격을 하면 항상 어깨나 골반 쪽이 빠지는 경향이 있었다. 타격 쪽에 내 루틴이 정립되지 있지 않았던 것이다. 손시헌 감독님은 그런 루틴을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타격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라면서 “연습 방법을 굉장히 다양하게 만들어놓으시고, 자기가 먹을 수 있는 것을 먹으라고 말씀하신다. 내가 그중 1~2가지를 선택해서 신경을 쓰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분이 군인이 아닌 야구 선수가 됐다. 언젠가는 해야 할 국방의 의무지만, 이제는 다시 야구만 생각하기로 했다. 새로 시작한다고도 했다. 전의산도 이제는 2022년 보여줬던 성과는 잊겠다고 했다. 새 감독이 왔고, 어차피 다시 보여줘야 한다. 잡생각을 떨치기 위해서라도 훈련에 매달린다. 전의산은 “연습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내년에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의산은 대답을 머뭇거렸다. 하지만 “플로리다 캠프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훈련을 할 자신은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희망과 기대가 있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비시즌 이 거포의 방망이가 쉬지 않고 돌아갈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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