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학수의 골프 오디세이 <156> [Interview] LPGA대회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흥행 한상윤 BMW코리아 대표 | “전국 명문 코스 돌며 대회 열 것…중학생 유망주 활약 기뻐”
국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LPGA투어 대회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달러)은 톡톡 튀는 마케팅 기법으로 팬들을 끌어모으는 강점이 있다. 대회 코스를 매년 바꿔야 하는 번거로움과 여러 가지 위험 요인을 감수하며 지방자치단체와 상생하고 지역경제에 이바지한다는 취지 아래 전국을 돌며 대회를 연다. 세계 정상급 여자 프로골퍼들이 뛰는 대회에 후원사 추천선수로 국내 중고생 아마추어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미는데 이렇게 나간 어린 선수들이 프로 언니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대형사고’를 친다.
LPGA투어 대회로 열리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2019년 처음 열렸다. 첫 대회인 2019년 대회와 두 번째인 2021년 대회는 부산(LPGA 인터내셔널 부산·현 아시아드컨트리클럽)에서, 2022년에는 강원 원주시(오크밸리 컨트리클럽)에서 치러졌다. 올해 대회는 10월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 서원힐스코스에서 흥행몰이를 했다. 호주 교포 이민지가 연장 접전 끝에 재미 교포 앨리슨 리를 누르고 LPGA투어 통산 10승 고지에 오르며 막을 내린 이 대회에는 나흘간 6만여 명의 갤러리가 모여 샷의 향연을 즐겼다. 대회 주최 측이 독일 뮌헨의 세계적인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를 벤치마크한 장터를 만들자, 가족 단위 관람객이 줄을 이었다. 맥주와 소시지 등 식음 서비스를 제공하고, 갤러리가 쉴 수 있는 갤러리 플라자도 마련했다. 독일의 자동차 브랜드인 BMW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두 번째 대회인 BMW 챔피언십을 연다.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를 대표하는 BMW PGA챔피언십도 열고 있다. 그리고 ‘여자 골프 왕국’인 한국에서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연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회로 시작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한상윤 BMW코리아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한국과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LPGA투어 아시안 스윙 가운데 가장 많은 정상급 선수가 참가한다. 대회 열기도 늘 뜨겁다. 인기 비결은.
“인기 비결의 공을 한국 골프 팬들에게 돌리고 싶다. 대회를 개최할 때마다 열정적으로 선수를 응원하시는 갤러리들의 모습을 보며 많은 에너지를 얻는다. 이러한 갤러리들의 열정이 선수에게도 전해지는 게 아닌가 싶다.”
대회를 한 장소에서 열지 않고 매년 전국 명문 코스를 돈다. 명분은 좋지만 번거롭고 불확실한 요소가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BMW 코리아는 2022년부터 전국 각 지역 명품 코스를 순회하며 개최하는 것을 결정했다. 이는 대회가 열리는 각 지역과의 상생 발전, 적극적인 지역 밀착형 커뮤니케이션 활동 등 국내 시장에 대한 진정성과 의지의 표명이다. 지난 2019년과 2021년 대회는 부산 기장에 있는 ‘LPGA 인터내셔널 부산’에서 개최되어 부산·경남 지역과 상생을 도모했으며, ‘문화 및 스포츠 산업 저변 확대’ 측면에서 지역사회 공헌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또한 2022년 강원도 원주, 2023년 경기도 파주에서 개최하는 등 지역사회와 연계한 다양한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프리미엄 대회로서 지속 가능성을 높여 나가고 있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앞으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LPGA 골프 대회로서의 정체성을 정립시켜 나갈 예정이다.”
골프는 마케팅이다. 투자만큼 성과를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프리미엄 자동차 기업 BMW코리아가 후원하는 대회인 만큼 다양한 BMW 럭셔리 클래스 차량을 한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특별한 대회로 평가받고 있으며, 자동차 마니아들에게는 ‘골프장 모터쇼’라는 별칭도 얻고 있다.
특히 LPGA 정규 투어로 열린 첫 번째 대회부터 매년 신형 차량 모델을 대회장에서 국내 최초로 공개해 왔는데, 대회장을 찾은 수많은 갤러리가 다양한 BMW의 신차를 골프와 함께 즐기는 모습을 보며 우리가 처음 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던 결정이 옳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을 한다.”
이 대회는 KLPGA투어 대회로 시작해 LPGA투어 대회로 바뀌었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KLPGA투어로 치러지는 동안 국내 여성 골프를 이끌어 나갈 유망주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고진영 선수가 KLPGA 대회 시절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국제 무대에 진출해 맹활약하는 모습을 보며 국내에서 LPGA 대회를 열어야겠다는 의지가 더욱 확고해졌다. 이후에도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최혜진, 유해란 등 신예 선수들이 KLPGA투어를 제패하고 세계 무대에 진출하는 발판이 되었다. BMW 코리아는 앞으로도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언제든 지원하고 협력할 계획이다.”
세계 최고 선수들 사이에 유망주가 함께 경기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국내 여자 골프 유망주 육성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는 최정상급 LPGA투어 선수 이외에도 대한골프협회(KGA)와 경기도에서 추천하는 아마추어 선수 4명에게 출전권을 부여했고, 특별 초청한 아마추어 선수의 활약도 2년 연속 이어졌다. 작년 대회에서는 김민솔이 최종 라운드 합계 10언더파(공동 10위)로 톱10에 올랐으며,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아마추어 선수 박서진 역시 최종 10언더파(공동 13위)를 기록하는 등 세계적인 선수들 사이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경기를 마쳤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아무래도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의 여파로 모든 아시안 스윙 대회가 취소되는 중에도 개최했던 2021년 대회다. 다양한 안전장치와 방역 시스템 구축을 약속하며 아시아에서 열리는 유일한 LPGA 정규 투어 대회의 개최 의지를 관철해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칠 수 있었다.
특히 고진영 선수가 연장 접전 끝에 우승해 한국 선수 LPGA투어 통산 200승이라는 대기록의 위업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달성되었던 순간은 정말 잊지 못할 것이다.”
내년 대회는 어떻게 준비하나.
“부산·경남, 강원도, 수도권에서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만큼 다른 지역에서도 적극적인 지역 상생 정책과 밀착형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통해 더 나은 대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Copyright © 이코노미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