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MZ에 홍보효과, e스포츠구단이 최고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3. 11. 2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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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 年183억 투자해
롤드컵 챔피언 T1 운영해와
프로농구단보다 비용 더 많아
kt·농심도 수십억 이상 쏟아
LoL 韓리그, 7개 국어 생중계
프로 스포츠 중 유일하게 수출
2023 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팀 T1 소속 선수들이 SK텔레콤, 메르세데츠 벤츠 등 후원사가 적힌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메르세데츠 벤츠

"e스포츠계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 같은 팀을 후원하고 글로벌 MZ세대를 잡을 수 있어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을 투자한다."

T1과 한화생명 e스포츠 등 리그오브레전드(LoL) 프로 게임단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매년 지갑을 여는 이유다. 지난 19일 막을 내린 2023 LoL 월드 챔피언십(일명 롤드컵) 우승팀 T1은 지난해 구단 운영비로만 183억원을 사용하고 LoL챔피언스코리아(LCK)에 소속된 나머지 9개 팀도 70억원부터 200억원까지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연평균 60억~70억원을 사용하는 한국 4대 프로 스포츠 중 하나인 농구단을 운영하는 것보다 많은 금액이다. 그럼에도 SK스퀘어, 한화생명, kt, 농심 등이 프로 게임단에 큰돈을 투자하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전 세계에서 수억 명이 관심을 보이는 게 LoL이기 때문이다. 한국 프로 스포츠 리그 중 유일하게 수출되는 LCK는 현재 7개국 언어로 실시간 생중계되고 있다.

여기에 기업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MZ세대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e스포츠 전담팀을 만들어 마케팅을 진행하는 기업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e스포츠 업계 관계자는 "축구로 치면 LCK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과 같다. 전 세계 최고 리그인 만큼 후원 금액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며 "국제적 인지도 면에서는 야구, 축구, 배구, 농구 등과 비교해 LoL 프로 게임단이 압도적이다. 국내에서도 10대부터 30대까지 홍보 효과가 큰 만큼 프로 게임단 후원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 게임단 스폰서십에 가장 관심을 보이는 건 금융권 기업이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T1과 DRX를 후원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리브 샌드박스 팀과 2020년부터 함께하고 있고, OK저축은행은 지난 5월 브리온 팀과 손을 잡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은행은 LCK 메인 스폰서로 e스포츠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등 후원하는 팀과 관련된 금융상품을 선보이는 등 젊은 고객을 잡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기업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연령대가 10~30대인데 프로 게임단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LCK에 소속된 팀 중 가장 큰 홍보 효과를 얻는 건 롤드컵에 출전한 팀이다. 전 세계 최고의 팀을 가리는 롤드컵은 4억명 이상의 게이머가 시청하는 만큼 홍보 효과가 상상을 초월한다.

프로 게임단 관계자는 "롤드컵 정상에 오른다면 1년에 200억원을 사용하는 것도 아깝지 않다. 그만큼 e스포츠를 넘어 마케팅적으로 롤드컵이 지닌 힘이 엄청나다"며 "이번 결승전도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는 중국을 포함하면 약 5억명이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동시접속자수(PCU)는 640만2760명으로 앞서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해 결승전(517만명)을 훌쩍 뛰어넘은 만큼 프로 게임단 후원에 관심을 갖는 기업이 매년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LCK는 10개 구단이 계속해서 전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2군 팀 운영을 의무 규정으로 만들었다. 실력이 뛰어난 선수를 꾸준히 배출하는 게 중요한 만큼 10개 구단 중 대부분이 2군 팀과 함께 육성팀까지 운영하고 있다.

프로 게임단을 운영하고 있는 한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없을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꼭 필요한 게 선수 양성"이라며 "숙소와 식사 등 선수들이 게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영양사와 트레이너 등을 따로 고용한 것도 비슷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부분의 프로 게임단이 적자를 내는 가운데 매년 높아지는 선수들 몸값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이 없는 건 아니다. e스포츠의 얼굴로 불리는 페이커는 지난해 T1과 100억원 규모로 재계약을 체결했고, 상위권 팀 에이스들도 연봉 수십억 원을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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