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과 대등한 승부? ‘귀국’ 韓사령탑 생각은 달랐다 “기본기 많이 떨어져…여기서 만족하면 안 돼” [오!쎈 현장]
[OSEN=김포공항, 이후광 기자] 한 수 위로 평가받는 일본과 두 차례나 대등한 승부를 펼치며 미래를 밝힌 한국 APBC 야구대표팀. 그러나 수장인 류중일 감독은 "아직 부족하다"라며 어린 선수들의 지속적인 노력과 훈련을 주문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이 20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류중일호는 지난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마무리된 2023 APBC에서 개최국 일본의 벽에 막혀 준우승을 거뒀다. 조별리그에서 호주를 승부치기 끝 3-2, 대만을 6-1로 꺾고 2승 1패로 결승에 진출했지만 조별리그에서 1-2로 패한 일본을 다시 만나 연장 승부치기 끝 3-4 아쉬운 끝내기패배를 당했다.
그럼에도 도쿄에서 많은 소득을 얻고 돌아온 류중일호였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이번 APBC에서도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한 것. 마운드에서는 문동주(한화), 이의리(KIA), 곽빈(두산), 원태인(삼성) 등이 향후 대표팀의 10년을 책임질 선발투수로 성장했고, 최지민, 정해영(이상 KIA), 최승용(두산), 최준용(롯데)의 뒷문 활약도 돋보였다.
타선에서는 KBO리그 홈런왕 노시환이 4경기 타율 3할8푼9리 4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국가대표 4번타자 자리를 굳혔다. 여기에 차세대 안방마님 김형준(NC), ‘제2의 김하성’ 김주원(NC)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기운을 그대로 이었고, 도쿄돔 담장을 넘긴 김휘집(키움)도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에 힘입어 노시환(1루수), 김주원(유격수)은 2023 APBC 베스트9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일본 대표팀의 이바타 감독은 "한국의 4번타자 노시환이 날카로운 타구를 보여줬다. 일본에서도 톱 클래스라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다음은 김포공항에서 만난 류중일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대회 총평
이 대회가 어린 선수들 기량 향상, 경험을 위해 만든 것이다. 금메달이면 좋았겠지만 그거보다 일본과 두 번 붙은 게 선수들이 자신감이 많이 생겼을 것이다.
-한국야구가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에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가 잘한 부분도 있지만 상대 선수들이 한일전이라서 더 긴장하지 않았나 싶다. 상대의 투수, 타자 모두 우리와 기량적인 면에서 차이가 크다. 우리 선수들도 열심히 했지만 그들과 상대했기 때문에 많은 자신감이 올라왔을 것이다. 여기서 만족하면 안 되고 내년 3월 말부터 들어가니까 11월 프리미어12까지 가는데 그 때 한 번 더 봐야 한다. 여기 엔트리 절반 이상이 들어갈 것 같다. 그 때는 나이제한이 없어서 리그 최고 선수를 뽑아야겠지만 나이 많은 선수들은 제외될 거로 본다. 항저우 대회와 이번 대회 모두 24세 이하 위주로 뽑았다. 2028년 올림픽까지 보고 경기를 하고 있다. 아마 전력 강화위원장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
-세대교체 희망을 봤나
봤다. 특히 선발투수와 중간투수가 너무 잘 던졌다. 희망이 보인다고 하는데 부상 없이 기량이 향상됐으면 좋겠다.
-선발진 세대교체의 윤곽이 어느 정도 잡혔는지 궁금하다
4명이다. 대한민국 선발감이라고 본다. 이의리 문동주 원태인 곽빈 모두 그렇다. 곽빈은 4만 명 넘었는데 자기 공 던지는 거 보니 역시 대단한 친구다. 원래는 위축되서 볼볼볼 하는데 말이다.
-LG, KT 선수 없이 준우승을 했다
잘했다고 해야 하나. 일단 잘했다. 특히 투수 쪽에서 잘했다. 타자들도 마지막에 일본 투수들 공에 적응하더라. 공이 우리 한국 선수들과 다르다. 같은 150km인데도 들어오는 게 다르다.
-일본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과제는
우리 체형이 비슷한데 일본 선수들은 145km 던지더라도 그 이상으로 보인다. '왜 일본은 볼 끝이 좋지?' '우리는 왜 안 좋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더라. 구속은 힘이 아니고 유연성이다. 일본에는 골반, 어깨 회전근 웨이트 훈련이 있다. 고관절 쪽을 많이 움직인다. 유연성을 만드는 웨이트 트레이닝이다. 우리나라에도 제법 있다. NC, KIA 구단이 한다. 그런 쪽으로 선수들이 눈을 뜨고 훈련했으면 좋겠다. 이번에 정해영이 그쪽으로 간다고 하더라. 최일언 코치가 그쪽에 있다. 정해영 보면 들어올 때와 지금과 기량 차이가 거의 없다. 그래서 왜 들어올 때와 똑같냐고 혼을 냈다. 생각 차이다. 그 선수는 그런 걸 중요하게 못 느낀다. 아버지 정회열이 최일언 코치에게 부탁해서 아들을 보낼 테니까 가르쳐달라고 했다. 정해영은 팔로만 던지는 느낌이 든다. 그러면 150km를 꾸준히 못 던진다. 유연성을 키우면 더 올라올 것이다. 곽빈 이의리 문동주도 마찬가지다. 일본 문화를 따라가자는 게 아니라 우리 몸에 맞는 근력운동을 하자는 것이다. 그래야 따라잡을 수 있다. 훈련 방법이 중요하다. 이번 2경기야 대등하게 했지만 아직 기본기가 많이 떨어진다.
-4번타자감은 새롭게 찾은 것 같은데
노시환은 4번타자다. 윤동희가 3번 치고 있는데 대회 가기 전에 3번이 안 보인다고 했다. 이정후 같은 선수가 3번이 딱이다. 프리미어12까지 1년 남았는데 선수들 자세히 관찰해서 더 올라가야 한다. 물론 한국시리즈 멤버 4명이 빠졌는데 중심타선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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