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 Now] '도시의 승리' 만드는 日재개발

이승훈 특파원(thoth@mk.co.kr) 2023. 11. 2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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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살면서 신기한 일 중 하나가 거의 매달 새로운 복합건물이 들어선다는 것이다.

서울에 555m의 롯데월드타워를 갖고 있는 우리로서는 '겨우?'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매일 전국에서 크고 작은 지진이 일어나는 일본으로서는 300m가 넘는 고층건물의 내진 기술을 보유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기술의 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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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금싸라기 땅 재개발한
'아자부다이힐스' 24일 개장
주민동의 거쳐 34년만에 완공
330m 마천루에 20%가 녹지
기술 진보·자연과 조화 눈길
年3000만명 찾는 랜드마크로

일본에 살면서 신기한 일 중 하나가 거의 매달 새로운 복합건물이 들어선다는 것이다. 그동안 코로나로 공사를 미루는 바람에 올해 완공식이 많았을 수도 있지만, 용도가 갖가지인 건물이 들어서는 것을 보면 나라 전체가 '공사 중'일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이러한 것을 상징하는 재개발 프로젝트가 오는 24일 도쿄 미나토구에 들어서는 '아자부다이힐스'다. 롯폰기힐스, 도쿄타워와 인접해 있는 이곳은 이번에 공식 완공이 되면 일본의 마천루 지형을 바꾸게 된다. 핵심 건물인 모리JP타워의 높이는 330m로 오사카의 '아베노 하루카스'를 30m 차이로 제치고 일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된다.

서울에 555m의 롯데월드타워를 갖고 있는 우리로서는 '겨우?'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매일 전국에서 크고 작은 지진이 일어나는 일본으로서는 300m가 넘는 고층건물의 내진 기술을 보유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기술의 진보다.

아자부다이힐스에는 사무공간, 레지던스, 호텔뿐 아니라 영국국제학교와 게이오대병원도 들어왔다. 일본 전역의 맛집과 명품 쇼핑몰은 기본이고, 최근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하다는 디지털 아트 그룹 '팀랩 보더리스'도 이곳에 전시공간을 꾸린다.

대형 재개발 사업은 새로운 볼거리가 된다. 2003년 준공된 미나토구 모리힐스에는 지금까지도 매년 3000만~4000만명의 사람이 꾸준히 찾는다. 전망대와 미술관 등을 즐기는 관광객 외에도 이곳의 쇼핑몰과 식당 등은 언제나 전 세계인으로 북적인다. 아자부다이힐스도 연간 3000만명의 방문객을 기대하고 있다. 매번 새로워지는 볼거리에 일본을 찾는 관광객도 늘고 있다. 지난 9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218만4300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9월 수준을 넘어섰다. 이 같은 재개발 프로젝트는 한국에서도 그 위력이 이미 증명됐다.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 위치한 더현대서울이 개장 30개월 만에 방문객 1억명을 넘어선 것이다. 대형 복합시설의 등장은 어디에서나 주목받을 만한 호재다.

아자부다이힐스 완공까지는 무려 34년이 걸렸다. 일본에서는 토지주의 3분의 2만 동의해도 재개발이 가능한데, 동의율을 90%까지 끌어올려 이해관계자와 함께하려다 보니 과정이 길어졌다. 주변을 무시하고 고층 건물만 짓는 촌스러운 재개발도 아니다. 금싸라기 땅인데도 전체 면적의 20%가량을 녹지로 만들어 주변과 조화를 이뤘다.

한국에서의 재개발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정부의 촘촘한 규제는 둘째 치고 '재개발=투기'로 여기는 국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이들을 비난하기 전에 과연 우리가 얼마나 주변과 함께하는 재개발을 해왔는지 궁금하다. 성냥갑 아파트 도시인 서울이 전 세계가 주목하는 매력 있는 도시가 되려면 아직 할 일이 많아 보인다.

[이승훈 도쿄 특파원 thoth@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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