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믿을 건 실적..시장을 놀래킨 조용한 실적주는 어디

김소연 기자 2023. 11. 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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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장사들의 실적 눈높이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미국 고금리 여파, 비우호적인 환율 속 수출기업 벌이가 줄어든데다인플레이션, 전쟁 등 불안정한 세계 정세 등이 고루 영향을 미친 탓이다. 그러나 악조건을 뚫고 연초 대비 오히려 최근 실적 기대치가 높아지는 기업들이 있어 관심이 쏠린다.

2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의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코스피 상장사 185곳의 연간 영업이익 합계는 145조13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 192조4050억원으로 예상됐던 것 대비 약 25% 낮아진 수치다. 올해 연간 매출액도 연초 2646조4700억원 규모에서 3% 축소된 2567조65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22년 대비로도 매출액은 2%, 영업이익은 16%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4분기는 기업들이 각종 비용을 미뤘다가 한꺼번에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경향이 있어 실적이 예상보다 더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연간 실적 눈높이가 더 하향될 가능성이 높다. 상장사 실적 눈높이가 시시각각 낮아지는 상황에서도 반전 실적을 꾀하는 기업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하나투어와 삼성중공업, LX하우시스는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연초대비 지난 16일 기준 100% 이상 증가해 연말로 갈수록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연초 하나투어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 121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예상돼왔다. 이것도 지난해 대비로는 흑자전환한 것인데, 최근 들어서는 영업이익 전망치가 326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연간 순이익 예상치도 연초 109억원에서 최근 489억원까지 4배 이상 확대됐다.

하나투어는 3분기에만 매출액 1276억원, 영업이익 132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률도 10.4%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엔저 현상 속 일본 패키지 관광이 늘어난데다, 코로나 19 기간 비용을 줄여놓은 효과가 한번에 발휘된 것이다. 하나투어가 3분기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들도 나온다.

이준규 부국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엔저현상이 심화돼 일본 패키지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고, 삼일절과 4월 총선을로 연휴가 증가하면서 실적 우상향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모바일앱 이용자수가 가파르게 성장중이어서 경쟁우위가 있다"고 진단했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삼성중공업은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최근 2356억원으로 연초(1118억원) 대비 111% 증가했다. 순이익 추정치도 연초 대비 2배 이상 높아져 15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도 좋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5052억원으로 올해보다 11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조선주 중 최선호주로 꼽힌다. 조선주 업황 강세에 더불어 해양플랜트 수주 모멘텀까지 있어서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일반 상선 수주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에서 충분히 채울수 있을 것"이라며 "안정적 수주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현재 주가 레벨에서 상승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LX하우시스는 자동차 사업부 원가개선 효과 덕분에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13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3%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초 컨센서스보다도 108% 증가한 수치다. 올해 원자재 가격 하락, PF(페놀폼)단열재 증설 등이 겹쳐지면서 실적이 큰 폭 상승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어닝모멘텀은 내년에는 소멸된다"면서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원자재 가격과 고객사 자동차 판매량을 감안하면 높은 이익률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K가스와 효성중공업은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각각 3947억원, 3146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추정치보다 각각 78%, 66% 높아진 수치다. 전년 대비로는 SK가스는 비슷하고, 효성중공업은 120% 급증했다.

SK가스는 국내 LPG(액화석유가스) 수입 빅2 회사다. 산업용 LPG수요가 회복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내년에도 수송용 LPG 수요 증가와 미래 사업인 LNG(액화천연가스), 해외 트레이딩(중계) 등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여겨져 주가도 기대된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송배전망 빅사이클로 수혜를 보고 있다. 미국이 글로벌 2차전지, 반도체 기업들을 유치하면서 이들이 사용할 전력망 확충에 힘쓰고 있다. 그러면서 효성중공업도 납품이 늘어 실적과 주가가 동반 강세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력 기기 신규 수요 둔화우려가 있지만 내년에는 중공업 부문의 해외 프로젝트 매출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며 "미국, 중동, 호주 등 신재생 발전소 투자가 계획된 지역에서도 수주가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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