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클락 앞두고, SSG에 '스페셜리스트'가 돌아왔다… 적토마는 더 달리고 싶다

▲ 주루와 수비에서는 이미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채현우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가고시마(일본), 김태우 기자] SSG는 전체적으로 기동력이 좋은 팀은 아니다. 베테랑 선수들이 많고, 그 베테랑 선수들의 강점은 대다수 주루보다는 장타였다. 2024년 KBO가 전격적으로 도입할 예정인 피치클락을 두고 우려가 제법 많은 이유다. 뛰는 야구가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 유력한 가운데 SSG는 기동력과 도루 저지 모두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탓이다.

그런 상황에서 가뭄의 단비가 내린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친 채현우(28)가 돌아왔다. 2019년 SK의 2차 8라운드 지명을 받은 채현우는 지명 당시부터 ‘주루 툴’에 있어서는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당시 뛰는 야구를 중요시했던 염경엽 감독(현 LG 감독)도 채현우의 그런 능력에 주목했다. 1루에서 3루까지 가는 속도는 구단은 물론 리그 최정상급이라는 칭찬이 자자했다.

대주자 요원에 대한 목마름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채현우는 구단의 큰 기대주다. 그리고 2년에 이르는 군 복무 기간 동안 성실하게 준비를 했다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김포의 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의 수업을 도와주며 군 복무를 마쳤다는 채현우는 “1년은 웨이트트레이닝 위주로 했고, 1년은 근무 후 강화SSG퓨처스필드에서 웨이트트레이닝과 기본적인 티 배팅을 했다”면서 “오래간만의 단체 훈련이 너무 좋다”고 활짝 미소 지었다.

상무에서 뛰었던 것이 아닌 만큼 운동량을 늘려야 하는 시기에 찾은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다. 사실 긴장은 했지만, 캠프가 막바지로 흐르는 지금까지도 큰 탈이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만큼 2년 동안 몸을 잘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SSG 퓨처스팀 코칭스태프들은 “채현우의 타구에 힘이 많이 붙었다”는 공통적인 평가를 내린다. 채현우도 “공익근무를 하며 살을 찌우고 웨이트를 하다 보니 체중도 붙었다. 그러다보니 힘이 조금 더 생긴 것 같다”면서 “타격을 할 때도 힘이 확실히 붙은 것을 느낀다”고 기대했다.

구단이 가장 크게 기대를 하는 건 주루와 수비다. 이미 군에 가기 전에도 이 두 분야에서는 호평을 받았던 기억도 있다. 채현우도 구단의 기대치를 잘 알고 있다. 주루부터 확실하게 하기 위해 캠프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채현우는 “가장 편한 스타트 자세를 만들고 있다. 자세는 많이 좋아졌다”면서 “견제도 두 번으로 제한되니 좋기는 한데, 반대로 주자도 리드를 할 때 상황을 봐야 하는 시간이 짧아지고 급하다. 최대한 빨리 준비하려고 하고 있다”고 캠프의 중점 과제를 설명했다.

주루와 수비는 스스로도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다. 채현우는 “주루할 때의 불안감은 별로 없다. 뛰면 무조건 살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가지고 시도할 것”이라면서 “수비도 포구 동작을 부드럽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발이 빠르고 어깨가 좋아 수비에서도 활용성이 클 것이라는 게 코칭스태프의 기대다. 하지만 그 두 가지만 가지고는 1군의 5~6번째 외야수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주전 외야수가 될 수는 없다. 채현우도 이를 잘 안다. 내년에는 타격에서도 능력을 증명한다는 각오다.

▲ 채현우는 타격 측면에서도 힘이 좋아졌다는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SSG랜더스

비록 입대 전 1군에서 타격은 큰 성과를 남기지 못했지만, 오준혁 SSG 퓨처스팀 타격코치는 채현우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능력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오 코치는 “현재 몸이 최적화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데이터 부문에서도 몸통이나 골반 스피드가 상위권이다. 빠른 타구 속도를 낼 수 있다. 타구 속도는 웬만한 1군 선수에 뒤지지 않는다”면서 “그 스피드를 자신이 더 활용할 수 있도록 조금 더 다듬고, 자기 생각을 가질 수 있다면 타격도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선수”라고 격려하고 있다.

채현우 또한 “투수와 내 타이밍을 맞추는 것을 연습하고 있다. 내 타격 존을 만들어서 그 공이 왔을 때 인플레이를 시킬 수 있는 것을 만들려고 한다”면서 “내가 가진 장점은 스피드다. 하지만 타석에서 어떻게 해서든 1루에 나가야지 내 장점을 보여줄 수 있다. 인플레이타구를 많이 만들어 살아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수비에서도 아직 조금 부족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들이 봤을 때도 ‘쟤 수비 잘하는 구나’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끔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주루의 재능이 이제는 그 방면을 더 확장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