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까지 합류해 쐐기타…그만큼 한화는 안치홍이 필요했다[스경X이슈]
내야수 안치홍이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처음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한화는 안치홍과 계약 기간 4+2년, 총액 72억원에 계약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안치홍은 내년부터 4년간 연봉 47억원을 보장받고, 옵션을 달성하면 8억원을 보태 계약 총액을 55억원으로 늘릴 수 있다.
이후 2년간은 구단과 선수 양측에 모두 선택권을 주는 뮤추얼 옵션을 계약서에 삽입했다. 계약이 연장되면 안치홍은 보장 연봉 13억원과 옵션 4억원을 합쳐 17억원을 더 받는다.
안치홍 개인적으로는 세번째 유니폼을 입는다. 이번 행선지는 대전이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09년 KIA에 입단해 그해와 2017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안치홍은 2020년 첫 번째 FA 자격을 취득해 롯데 이적했다.
당시 계약 조건은 2+2년 최대 56억원이었다. KBO리그 사상 최초로 보장 계약 기간(2년) 후 FA 권리를 재취득할 수 있는 옵트 아웃 계약이었다.
2021시즌 도중 연장 계획에 성공했고 2023시즌까지 롯데에서 뛰었다. 올시즌에는 팀의 주장을 맡기도 했다.
그리고 FA로 다시 시장에 나와 대전에 둥지를 틀게 됐다.
이날 롯데가 내부 FA 전준우 계약을 발표한 데 이어 한화도 서둘러 안치홍의 영입을 공표했다.
한화와 안치홍의 협상은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손혁 한화 단장에 따르면 첫 만남은 19일 저녁이었다. 손 단장은 “정말 필요한 선수였기 때문에 선수가 필요로하는 부분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선수 측에서도 우리 팀의상황을 잘 이해하고 도움이 되겠다는 태도가 느껴졌다. 덕분에 일사천리로 계약이 성사된 것 같다”고 했다.
협상 과정에서 안치홍이 가진 베테랑으로서의 안정감,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정확히 전달하는 모습을 확인한 한화는 더욱더 필요한 선수라는 확신이 들었다.
손 단장은 “협상 막판에는 대표이사께서도 자리를 함께 해주셨다”고 했다. 구단의 윗선까지 움직이자 안치홍은 이적에 대한 결심을 굳힐 수 있었다.
한화는 일단 타선의 뎁스 강화가 필요했다. 올시즌 한화의 팀 타율은 0.241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에 자리했다. 홈런왕을 차지한 노시환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나온 성적이다.
지난 겨울 채은성 등을 영입하며 선수층을 보강하려 애썼지만 타선의 연결 고리가 부족했다. 그런 점에서 상위 타순과 중심 타선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안치홍은 한화가 원하던 선수였다. 안치홍은 올시즌 121경기 타율 0.292 8홈런 63타점 등의 성적을 냈다. 롯데 팀 내 홈런 3위, 타점 2위 등을 기록했다. 2번 타순에서 타율 0.322, 4번 타순에서도 0.327로 타선을 가리지 않고 맹타를 휘둘렀다.
손 단장은 “수비는 상황에 따라 2루수 뿐만 아니라 1수루까지 가능해서 활용폭이 넓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안치홍은 계약 후 “한화가 어린 선수들이 많은 팀이기 때문에 베테랑으로서 공유할 수 있는 것이 많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한화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화는 능력은 충분히 갖췄으나 경험이 다소 부족한 어린 친구들이 있어서 지금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분명히 가능성이 큰 팀”이라며 “상대팀으로서 만나면서 좋은 선수들이 많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원이 된 만큼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4년간 몸담았던 롯데를 향한 작별인사도 잊지 않았다. 안치홍은 “정말 롯데팬들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는 점에 마음이 아프지만 롯데 팬 여러분의 사랑은 가슴에 품고 가겠다”고 전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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