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맥주값 올린건 하이트진로인데…주가는 왜 이 종목이 오르지?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 2023. 11. 2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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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내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던 주류 관련주 주가가 반등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주류주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건 지난달부터 이어진 소주와 맥주 가격 인상 소식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1일부터 오비맥주가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하면서 주류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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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크리스마스 에디션. [사진 출처 = 하이트진로]
올여름 내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던 주류 관련주 주가가 반등세를 타고 있다. 술자리가 많아지는 연말을 앞두고 소주와 맥주 가격이 인상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주류 가격 인상에 소비자들의 한숨은 깊어졌지만, 투자심리는 모처럼 되살아난 분위기다.

20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이날까지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 주가는 각각 20.10%, 22.2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1.06%)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하이트진로 주가는 지난달 12.49% 급등한 데 이어 이달 들어 8.24% 뛰었다. 롯데칠성 역시 지난달 16.12% 오른 뒤 이달 3.85% 올랐다.

대표적인 여름 수혜주로 꼽히던 두 종목의 주가는 올여름 상승세를 타기는커녕 오히려 내리막길을 걸었다. 두 업체 모두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과 원가 부담이 증가한 탓에 지난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주류주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건 지난달부터 이어진 소주와 맥주 가격 인상 소식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1일부터 오비맥주가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하면서 주류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소주업계 1위 하이트진로가 지난 9일부터 ‘참이슬 후레쉬’와 ‘오리지널’의 출고가를 6.95% 올렸다. ‘테라’와 ‘켈리’ 등 맥주 제품 출고가도 평균 6.8% 인상됐다. 소주 ‘처음처럼’과 ‘새로’, 맥주 ‘클라우드’ 등을 생산·유통하는 롯데칠성은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하이트진로가 올해 3분기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이트진로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3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7% 감소했으나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소주 ‘새로’. [사진 출처 = 롯데칠성음료]
같은 기간 롯데칠성음료는 영업이익이 843억원으로 12.3% 증가하며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무난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주류 부문에서는 ‘새로’가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4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올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5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6.1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롯데칠성의 영업이익은 30.33% 신장한 318억원으로 추정됐다.

증권가에서도 이들 종목에 대한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 이달 들어 삼성증권과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증권사 3곳이 하이트진로의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다.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유지한 곳은 하나증권으로 3만원을 제시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부터 소주와 맥주 가격이 인상되며 영업이익이 약 700억~8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올해 신제품 출시에 따른 비용 집행이 기저로 작용하며 내년 영업이익 증가 추세가 업종 내에서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도 주가 상승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증권은 롯데칠성의 투자의견을 기존 ‘홀드’(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14만원에서 19만원으로 올렸다. 상상인증권도 목표주가를 기존 18만원에서 20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은 올 4분기 맥주 신제품 판매, 음료와 소주 제로 시리즈 매출 확대, 필리핀 법인 실적이 인식되며 연결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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