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지킨다!' 울버햄튼, '아스널 이적설' 황희찬과 재계약 추진...관심 차단 위해 총력
[스포탈코리아] 이성민 기자= 울버햄튼 원더러스에 소속된 황희찬의 주가가 올라가고 있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19일(한국시간) “황희찬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거물이 되어가고 있다. 아스널은 그에게 관심이 있는 구단 중 하나다”고 보도했다.
‘아스’가 이와 같은 내용을 보도하기 전 울버햄튼이 재계약을 맺으려 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는 같은 날 자신의 SNS를 통해 “울버햄튼이 최다 득점자 황희찬과 새 계약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희찬과 울버햄튼의 계약은 2026년에 종료된다.
황희찬의 활약상을 보면 울버햄튼이 왜 그와 계약을 연장하려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이번 시즌 황희찬은 울버햄튼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사실 소속팀 울버햄튼의 시즌 전망은 좋지 못했다. 후벵 네베스, 마테우스 누네스, 라울 히메네즈, 네이선 콜린스 등이 팀을 떠났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도 개막 직전 울버햄튼과 결별해 게리 오닐 감독이 후임으로 선임됐다.
위기에 빠진 울버햄튼에 황희찬이 해결사로 등장했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에서 교체로 나왔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첫 경기에선 침묵했지만 황희찬은 2라운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전에서 시즌 첫 골을 신고했다. 교체로 투입된 그는 경기장에 들어선 지 5분 만에 파블로 사라비아의 코너킥을 헤더로 마무리해 득점에 성공했다.
오닐 감독의 눈에 든 황희찬은 3라운드 에버턴전에 처음으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햄스트링을 다쳐 조기에 경기를 마쳤다. 다행히 부상은 크지 않았다. 황희찬은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4라운드 때 교체 투입되며 복귀전을 치렀다. 그는 곧바로 골을 터트렸지만 울버햄튼은 팰리스에 2-3으로 석패했다.
황희찬은 강팀 리버풀을 상대로도 쉽게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리버풀과의 5라운드에서 전반 7분 선제골을 넣으며 울버햄튼에 리드를 안겨줬다. 울버햄튼은 기선을 제압했지만 연달아 3골을 내주며 리버풀에 1-3으로 패했다. 팀은 패했지만 황희찬의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황희찬의 활약에 세계적인 명장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도 주목했다. 그는 지난 9월 울버햄튼과의 경기를 앞두고 인터뷰에서 “늘 울버햄튼과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 울버햄튼 선수들의 기량을 생각해보면 전방에 있는 페드루 네투, 마테우스 쿠냐 그리고 코리안 가이는 매우 좋은 선수들이다”고 말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말한 코리안 가이가 바로 황희찬이었다. 황희찬은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그는 1-1로 팽팽했던 후반 21분 황희찬은 쿠냐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황희찬의 역전골은 이 경기의 결승골로 기록됐다. 울버햄튼은 맨시티를 2-1로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맨시티의 시즌 첫 패배였다.
이 경기를 계기로 황희찬은 ‘코리안 가이’로 불리기 시작했다. 황희찬은 이 별명에 대해 “긍정적인 별명인 것 같아 기쁘다. ‘코리아’가 들어가 외국에 알릴 수 있어서 긍정적이다. 좋은 결과를 가져오면서 재밌는 별명이 붙어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황희찬은 10월을 자신의 달로 만들었다. 그는 10월에 열린 울버햄튼의 모든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달성했다. 황희찬은 8라운드 아스톤 빌라전에서 1골, 9라운드 본머스와의 경기에서 1도움을 올렸다. 10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도 1골을 추가했다. 황희찬은 이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헌납했지만 상대 수비수를 제쳐낸 특유의 ‘접기’로 아쉬움을 만회했다.
뉴캐슬전을 통해 황희찬은 EPL 입성 후 자신의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2021/22시즌 5골이었다. 그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홈에서 치른 6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선수가 되기도 했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안방에서 열린 마지막 경기였던 에버턴전을 시작으로 이번 시즌 모든 홈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10월의 활약상을 인정받은 황희찬은 울버햄튼 팬들이 선정한 10월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울버햄튼은 1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0월에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황희찬이 구단 10월 이달의 선수상의 주인공이 됐다”고 발표했다. 득표율 45%를 기록한 황희찬은 2위 페드루 네투(41%)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아스널의 상황만 놓고 황희찬은 고려해볼 수 있는 매물이다. 황희찬은 측면과 중앙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공격수다. 아스널은 믿을 만한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부족하다. 은케티아는 이번 시즌 리그 12경기 5골로 분전하고 있지만 한계가 명확하다. 가브리엘 제주스는 리그 7경기 1골로 고전하고 있다. 제주스는 부상도 잦아 언제든 이탈할 수 있다.
아스널이 브렌트포드의 이반 토니와 연결되고 있는 이유도 공격수 문제 때문이다. 토니는 불법 베팅으로 징계를 받긴 했지만 기량은 검증된 자원이다. 그는 지난 시즌 리그 33경기 20골로 맨체스터 시티의 엘링 홀란, 토트넘 홋스퍼의 해리 케인에 이어 득점 3위였다. 황희찬은 주 포지션이 스트라이커는 아니지만 중앙 공격수를 소화할 순 있다.
다만 황희찬의 아스널 이적설은 단순한 소문에 그칠 확률이 높다. 온스테인은 “황희찬과 울버햄튼의 계약은 2026년까지지만 울버햄튼은 향상된 조건에 계약을 연장하려 한다. 논의는 우호적으로 진전되고 있다. 황희찬은 게리 오닐 감독을 좋아하고 조건이 맞는다면 울버햄튼에 남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온스테인은 최상위 공신력을 자랑하는 기자다.
가능성은 낮지만 아스널과 연결된다는 점은 황희찬의 기량이 EPL에서 인정받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아스널은 EPL에서 손꼽히는 명문 구단이다. EPL을 13회 제패했고 FA컵 우승 트로피도 14차례 들어올렸다. 2003/04시즌에는 26승 12무(승점 90)로 EPL 역사상 유일한 무패 우승을 차지했다.
황희찬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11월 A매치 명단에 발탁됐다. 그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싱가포르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후반 4분 한국의 두 번째 골을 터트렸다. 황희찬의 기세에 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울버햄튼 원더러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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