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만 입은 바디프로필 사진 무단 유출한 작가…법원 "손해배상 해야"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속옷 차림의 바디프로필 사진을 무단으로 유출한 사진작가가 피해자에게 2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지난 1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날 대구지법 제3-3민사부(부장판사 손윤경)는 A씨가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B씨를 상대로 제기한 3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2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속옷 차림의 바디프로필 사진을 무단으로 유출한 사진작가가 피해자에게 2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pexels]

A씨는 지난 2020년 4월 바디프로필 사진작가 B씨를 헬스트레이너 C씨로부터 소개받고, B씨와 촬영 계약을 맺었다.

이후 B씨는 같은 해 7월 A씨의 바디프로필 사진을 촬영하고, 촬영한 사진 전체를 전송한 뒤 보정할 사진을 고르고 잔금을 입금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A씨는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잔금을 입금하지 않았다.

이에 B씨는 속옷차림의 사진 2장을 보정해 A씨와 C씨에게 전송했다. A씨는 B씨에게 "원하던 콘셉트와 맞지 않아서 보정은 안 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고, B씨는 "촬영한 사진은 폐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C씨의 헬스장 홍보 블로그에 자신의 사진을 발견했고, B씨가 사진을 제공한 것임을 알게 됐다. 이에 A씨는 촬영물이 공유되고, 블로그에 게시되는 과정에서 입은 정신적 고통을 받고 치료 등을 받았다.

A씨는 B씨를 고소했고, 검찰은 촬영물을 C씨에게 카카오톡 메신저로 전송하는 방법으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촬영물을 의사에 반해 반포했다는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A씨는 B씨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며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속옷 차림의 바디프로필 사진을 무단으로 유출한 사진작가가 피해자에게 2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최란 기자]

재판부는 "촬영물에서 원고는 속옷 차림이고 포즈 등으로 보아 전문 모델이 아닌 일반인인 원고로서는 촬영물을 타인이 보는 경우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며 "설령 공개하려는 의사로 촬영했다고 할지라도 자신의 통제 밖에 있는 타인에 의해 제공 및 반포되는 것까지 예정한 것이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는 원고에게 촬영물을 보내줘도 되는지 물어보지 않았고 촬영물을 전송한 이후에도 원고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며 "불법행위로 원고가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금전으로나마 원고가 입은 정신적인 고통을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