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힘 붙는 '트럼프 2.0' 전망에 떨고 있는 세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년 후인 내년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지구촌이 벌써 긴장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7년 1월부터 4년의 임기 동안 '미국 우선주의' 슬로건을 내걸고 국제질서를 뒤흔들며 자국 이익을 위해 동맹을 위협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내일 전현직 대통령이 붙는 대선을 치른다면 아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길 것이라는 게 현실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진 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호재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판도에 결정적인 6개 경합 주 가운데 5곳에서 지지율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고 있습니다.
하원에서 두 번이나 탄핵당하고 재선에 실패한 데다가 각종 범죄 혐의를 받는 것은 물론 2021년 1월 연방의회에서 지지자들의 폭동을 부추겼다는 의혹이 다른 후보에게 제기됐다면 누구든지 치명상을 입었겠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그렇지 않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내년 대선을 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가 여러분의 복수"라며 지지층을 자극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는 당선되면 사법당국을 이용해 자신의 정적을 수사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정치 보복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진 힐러리 클린턴은 이달 초 미 ABC뉴스 토크쇼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 복귀하는 것에 대해 "우리나라의 종말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백악관의 주인이 되는 '트럼프 2.0' 시대의 가능성에 국제사회도 우려와 함께 긴장하고 있습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전 세계에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자국만의 이익을 중시하는 경제·외교 정책을 편 탓입니다.
세계 초강대국으로서 국제질서를 뒷받침해온 미국의 리더십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자취를 감췄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리처드 하스 전 미국 외교협회(CFR)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외정책을 '미국 우선주의'에서 '동맹 우선주의'로 바꿨다고 평가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백악관에 입성하면 이를 되돌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등 바이든 행정부가 맺은 안보 협정을 철회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유럽에 생명과 재산을 할애하는 것은 나쁜 거래라고 판단한다"면서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하루 만에 끝내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파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또한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에서 발을 뺄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몰도바 등 옛 소비에트연방 일원을 공격할 동기를 갖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아울러, 한국과 일본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 시 동맹국 편에 서지 않는다는 계산이 서면 핵무기를 보유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식 '보호주의 본능'도 다시 꿈틀댈 것으로 전망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년 재선에 성공하면 모든 수입품에 지금보다 3배 이상 높은 10%의 보편적 기본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참모들과 논의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중국이 미국과의 불공정 무역으로 막대한 이득을 거두고 있다며 중국산 제품에 '관세 폭탄'을 떨어뜨렸는데 그 대상을 모든 국가에서 수입되는 제품으로 넓히겠다는 것입니다.
그는 재임 기간 동맹국들도 미국에 불리한 불공정 교역을 한다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역대 최악의 협정"이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이밖에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한 바이든 현 행정부의 의제도 다시 쓰레기통에 처넣을 것으로 텔레그래프는 관측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권력에 대한 그의 파괴적인 본능을 확인시켜줄 것"이라며 "2024년 세계의 운명은 미국 유권자들의 투표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종훈 기자 whybe0419@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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