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에 부는 해피 바이러스..."19세 소녀를 어떻게 혼내요"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김천(경북) 유진형 기자]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이 작전 타임을 요청했다. 김종민 감독은 한 점을 얻기 위해 준비된 패턴 플레이를 지시했고 선수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코트에 들어섰다.
그런데 김세빈이 서브 실수를 하며 준비된 작전이 무산되고 말았다. 보통 이런 경우 실책을 범한 선수는 고개를 숙인 채 미안해하며 교체되고, 감독은 선수를 노려보며 화를 참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런데 한국도로공사는 달랐다. 서브 실수를 한 김세빈은 귀엽게 웃으며 미안했고, 이런 모습을 본 김종민 감독도 함께 웃었다. 한국도로공사는 1라운드에서 연패 중이었다. 계속된 패배에 분위기가 안 좋을 만도 한데 실수를 해도 화를 내지 않고 미소 짓는 팀 분위기가 인상적이어서 구단 관계자에게 물었다. 관계자는 "이제 19살이에요. 어떻게 웃는 아이를 혼내요"라며 미소 지었다.
그렇다. 김세빈은 잘할 때나 실수할 때나 항상 미소를 보이며 팀에 해피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다.
김세빈은 2023년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아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한 미들블로커로 이제 19살이다. 프로에서 뛰고 있긴 하지만 아직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는 학생이다. 신인 선수로 V리그 코트에서 긴장할 만도 한데 그녀는 항상 밝은 모습을 보여준다. 동료 선배들도 "김세빈은 밝고 성격이 좋다", "세빈이는 매 순간 열심히 하고 도전하는 선수다. 또 귀엽다"라며 후배의 밝은 모습을 칭찬했다.
하지만 김세빈은 성격만 밝은 게 아니다. 187cm 미들 블로커인 그녀는 연령별 국가대표를 거치며 에이스로 활약했고,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50인 예비 명단 중 고교 선수 가운데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선수다. 데뷔 전부터 양효진의 후계자로 불리며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유망주다.
그리고 기대만큼 올 시즌 활약도 눈에 띈다. 현재 남녀부 신인 선수 중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선수는 김세빈이 유일하다. 특히 세트당 블로킹 0.529개로 팀 내 블로킹 1위다. 지난 시즌까지 팀의 중앙을 책임졌던 정대영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지난 18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정관장과의 경기에서도 블로킹 3개 포함 8점을 올리며 정관장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정호영, 박은진에게 전혀 밀리지 않았다. 정호영의 공격을 원 블로킹으로 잡아내기고 했다.
오랜만에 대형 신인의 등장했다. 김세빈은 실력뿐 아니라 밝은 미소로 해피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다. 19세 소녀의 미소에 한국도로공사로 함께 웃는다.
[항상 밝은 미소를 보이는 한국도로공사 김세빈 / KOVO(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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