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싫었던 멀티 포지션, 김하성에게 ‘한국인 최초’의 꽃길을 만들어주었다
김하성(28·샌디에이고)이 메이저리거로서 ‘한국인 최초’를 장식한 올시즌을 돌아봤다.
김하성은 20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소감을 자세히 이야기했다.
김하성은 “유틸리티 부문에서 수상하고 싶었다. 지금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멀티 플레이어에 대한 기대와 가치가 높기 때문”이라며 “한국인 최초라는 사실이 영광스럽다.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많은 유소년 선수와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좋은 동기 부여가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2021년 샌디에이고에 입단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김하성은 3년차인 올해 최고의 성적을 거두면서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을 수상했다. 오로지 수비력만 보고 시상하는 골드글러브는 각 구단 코치진의 투표 75%, 수비 지표 25%를 합산해 선정한다. 올해 주전 2루수로 뛰었지만 유격수, 2루수, 3루수를 모두 소화하는 김하성은 2루수 부문과 유틸리티 부문에 모두 후보로 올랐고 유틸리티 부문을 수상했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김하성이 이미 내야 주전이 차 있는 샌디에이고를 행선지로 정했을 때는 의문의 시선들이 있었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멀티 내야수’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영입했고 이는 김하성에게 고생길로 이어졌다. KBO리그 키움에서도 여러 포지션을 소화했던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입단 뒤 처음에 3루수를 거쳐 지난해에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부상 이탈에 유격수로 뛰었고, 올해는 유격수 잰더 보가츠가 입성하면서 2루에서 뛰었다. 고생길은 꽃길로 이어졌다. 여러 포지션을 뛰면서도 꿋꿋하게 뛴 김하성의 수비력은 리그 최고 수준이라는 극찬을 받았고 한국인 최초 골드글러브 수상으로 이어졌다.
김하성은 “올해 포지션 변경할 때 부담이 되기는 했다. 하지만 포지션을 가릴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에 구단에도 ‘내게는 출전 시간이 더 중요하다. 어디로 나가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얘기했었다”며 “사실 야구하는 동안 멀티 포지션을 하는 것이 엄청 싫었다. 고교 때도 팀 상황 때문에 3루, 2루, 유격수를 같이 봤고 키움에서도 마지막 두 시즌은 3루수로 많이 출전했다. 그때는 싫은 마음이 굉장히 컸는데 그게 메이저리그에 가서 이렇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 못했다. 하기 싫어했던 그 감정과 시간들이 성장하는 데 엄청난 발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골드글러브는 이제 빅리거 4년차가 될 김하성에게 큰 자신감과 욕심을 심어주었다. 김하성은 “내가 수상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었는데 이제 욕심이 생기는 것 같다. 골드글러브를 받으니 더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실버슬러거 후보도 오르고 MVP 득표도 한 일들이 내게는 더 발전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수비다. 반짝 해서 받은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올해보다 더 높은 내년을 꿈꾸고 있다.
올겨울 KBO리그에서는 이정후(키움)와 고우석(LG)이 김하성의 뒤를 이어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에 나선다. 성공한 빅리거 선배가 된 김하성은 “나는 어릴 때 메이저리그에 갈 거라고는 생각도 못해서 영어 공부를 아예 안 했다. 지금 엄청 애를 먹고 있다”며 “메이저리그 꿈이 있다면 영어 공부는 미리 해둬야 할 것 같다. 이정후와 고우석도 진출하면 나와 비슷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조금씩 공부하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웃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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