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내야수 최초 황금장갑 김하성 “간절하지 않은 적 없어···FA 생각보다 똑같이 내 플레이”[SS인터뷰]
[스포츠서울 | 청담동=윤세호기자] “한국인 최초로 받게 돼 영광이다. 메이저리그(MLB)를 꿈꾸는 많은 유소년 친구들과 프로야구에서 뛰는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돼 기쁘다.”
그야말로 금의환향이다. 2년 전 아무것도 모르고 태평양을 건넜던 그가 우여곡절을 이겨내고 빅리그 최고 선수 중 한 명이 됐다. 일본에서도 한 명도 없었던 내야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한국 야구의 위상을 한 번 더 높였다. 샌디에이고 내야수 김하성(28)이 2023시즌을 돌아보면서 사실상 프리에이전트(FA)시즌인 2024시즌에 대한 각오도 전했다.
김하성은 2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호텔 리베라에서 열린 골드글러브 수상 기자회견에서 올 한해를 돌아봤다. 귀국 후 골드글러브 발표 순간, 첫 해 겪었던 어려움, MLB 규정 변화를 어떻게 이용했는지 등을 상세히 전달했다. 내년 3월 역대 최초 MLB 한국 개막전을 앞둔 설렘도 보였다.
다음은 취재진과 김하성의 일문일답.
-골드글러브 수상 소감부터 부탁한다.
한국인 최초로 받게 돼 영광이다. MLB를 꿈꾸는 많은 유소년 친구들과 프로야구에서 뛰는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돼 기쁘다.
-골드글러브 수상 당일에 어땠나? 2루수가 아닌 유틸리티 플레이어 수상을 했다. 2루수가 먼저 발표됐는데?
2022년에도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그때는 수상을 못했다. 그래서 골드글러브 발표할 때 집에서 자고 있었다. 핸드폰 진동이 너무 많이 울려서 깼다. 그때 수상한 것을 알았고 이후 영상으로 확인을 했다. 보고 있었으면 심장이 많이 뛰었을 것이다. 2루수가 먼저고 유틸리티가 가장 마지막이라고 들었다. 2루수에서 못 받았으면 긴장하고 있었을 것 같다.”
-2루와 유틸리티 중 수상 확률은 어디가 높다고 봤나?
둘다 받으면 좋지만 개인적으로 유틸리티 부문에서 수상하고 싶었다. 2루수도 좋지만 이제는 MLB에서 멀티플레이어에 대한 기대와 가치가 높아졌다. 그래서 유틸리티 부문 상을 받고 싶었다.
-골드글러브 수상에 수비 지표가 차지하는 부분이 많다. 혹시 시즌 중 지표를 확인했나? 비중을 둔 수비 지표가 있나?
지표가 많다. 확인을 안 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에는 타격 지표가 많이 떨어져서 타격에 신경을 더 많이 썼다. 어느 지표가 가장 좋은지는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좋아야 한다고 본다.
-올시즌 포지션 변경이 있었다. 이 부분에 있어 부담이 있지 않았나? 에드먼과 함께 유틸리티 최종 후보에 들었는데 에드먼에게 축하를 받은 게 있었나?
포지션 변경이 부담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포지션을 가릴 상황이 아니었다. 구단에 포지션보다는 출전이 중요하다. 어디든 나가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래도 코칭스태프와 주위 선수들이 잘 도와줘서 2루수로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에드먼과는 경기 중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축하한다는 말도 했다.
-WBC에서도 에드먼과 만났고 메이저리그 경기 중에도 에드먼과 또 만났는데.
WBC에서 가깝게 지냈다. 경기 중 보면 반갑게 인사하고 대화했다. 만나면 서로 잘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한다.
-바블헤드처럼 헬멧 벗겨지는 게 상징이 됐다. 구단에서 헬멧을 새로 만들어줬는데. 이제 안 벗겨지나?
사실 고민이 많았다. 팬들이 좋아해주시지만 내 입장에서는 헬멧이 벗겨지면 공에 맞을 수 있다. 구단에서 여러가지 헬멧을 줬다. 그래도 최근에 준 헬멧은 잘 안 벗겨지는 것 같다. 안 벗겨지는 게 선수 생활을 더 오래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수상 전후 느낌이 다를 것 같다. 축하 메시지 중 기억에 남는 게 있었나?
수상전에는 기대는 했지만 받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받고 나니 욕심이 생긴다. 내년, 후년에도 받고 싶다는 생각으로 운동하고 있다. 밥 멜빈 감독님께 축하를 받은 게 기억이 많이 난다. 멜빈 감독님께서 자신이 만나본 선수 중 손에 꼽히는 선수였고 함께해서 좋았다고 하셨다. 정말 감사했다.
-유틸리티 플레이어 후보가 쟁쟁했다. 무키 베츠와 아까 얘기 나온 에드먼 선수도 있었다. 스스로 생각하는, 이들과 경쟁에 있어 자신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말 쟁쟁한 선수들이다. 수비 수치에서 조금 내가 앞섰던 게 아닌가 싶다. 수비 지표가 좋아서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한국과 미국 수비 방식이 다르다는 의견이 있다. 스스로 느낀 차이점은 무엇인가?
야구의 기본은 어디든 똑같다. 미국은 좀 창의적인 플레이를 많이 한다. 선수들 믿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권유한다. 맨손 캐치나 백핸드 캐치가 자유롭다. 한국은 기본기에 너무 집중하는 면이 있기는 한다. 정면으로 잡으라는 말을 많이 한다. 미국에서 원핸드 캐치를 자유롭게 권유했고 이에 맞춰 훈련하다보니 응용할 수 있는 게 정말 많았다. 기본적으로 그라운드 상태도 MLB가 훨씬 좋다. 그런 부분들이 하나하나 겹치면서 한국보다 미국에서 수비가 더 좋아진 것 같다.
-시즌 중 멘탈적으로 좋은 영향을 준 분이 있나?
긴 시즌을 치르면서 멘탈이 중요하다. 내게 도움이 된 말은 박찬호 선배와 대화였다. 평생 운동만 해서 늘 업다운이 있어도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첫해 엄청 큰 실패를 했고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밑으로 내려갔다. 늘 올라가야한다고 생각했기에 많이 힘들었다. 그러다보니 떨어질 때 감당이 안 됐다.
그때 박찬호 선배가 올라간다기 보다 앞으로 나아간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고 해주셨다. 나는 올라갔다가 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박찬호 선배는 결국에는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하셨다. 그때부터 안 되면 잠시 멈추고. 다시 시작해서 앞으로 나아간다는 생각이 생겼다. 늘 나아가자. 최선을 다하자가 내게는 긴 시즌을 치르는데 도움이 됐다.
팀 내부적으로는 말이 잘 안통해서 힘든 부분이 있다. 그래도 마차도, 보가츠, 소토, 타티스 주니어와 말을 많이 한다. 마차도와 보가츠 빼고는 어리지만 어린 선수도 멘탈이 좋아서 많이 배운다. 멘탈적으로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은 함께 있는 어머니, 가족들이다.
-세 가지 포지션 소화에 따른 어려움 없었나?
사실 예전에는 싫었다. 멀티포지션이나 유틸리티를 하고 싶지 않았다. 유격수만 보고 싶다는 생각이 엄청 많았다. 고등학교때 상황이 안 돼 3루, 2루도 봤다. KBO리그 마지막 두 시즌도 3루로 나갔다. 그때는 싫었는데 그게 MLB에서 큰 도움이 될 줄 몰랐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싫었던 감정과 시간들이 내가 성장하는 데 엄청난 발판이 됐다.
-세 가지 중 가장 어려운 포지션은 어디인가?
3루수가 어려운 것 같다. 타구가 빠르다. 핸들링이 더 많이 요구된다. 타자가 치는 각도가 잘 안 보인다. 긴장과 집중력이 다른 포지션보다 더 필요하다.
-시즌 마치고 한국 와서 모교를 방문했다고 들었다. 예전 생각도 많이 날 것 같다. 초등학교는 야구부 부원이 9명 밖에 없었다고 들었다.
내가 뛰었을 때 스승님들이 지금 안 계신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다 그렇다. 이번에 좋은 기회가 돼 갔는데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다. 어릴 때 열심히 했던 학교를 보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때 9명밖에 인원이 없어서 한 명이라도 다치면 안됐다. 지금은 많더라.
어린 친구들과 대화했는데 꿈이 MLB 선수라고 말을 많이 하더라. 내가 어릴 때는 사실 MLB 선수라는 말을 당당히 하지 못했다. 어린 선수들에게 MLB가 조금더 가깝게 다가온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어린 친구들 잘 성장해서 내 위에 선배들이 걸은 길을 잘 이어가고 한국 야구를 빛내줬으면 좋겠다.
-매 시즌 지표가 상승하고 있다. 원동력이 무엇인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보다 딱딱한 콘크리트에 성을 쌓아야 무너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노력했다. 모든 선수가 노력을 하지만 노력에 있어서는 자신이 있다.
첫 해에 훈련을 많이 했다.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빠른 공을 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수비는 자신이 있었는데 공격에서 내 문제점이 많이 나타났다. 공격적으로 너무 많이 무너져서 어떻게 할 지 몰랐다.
그래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160㎞를 놓고 기계볼을 많이 쳤다 .엄지 손가락이 많이 부었다. 이후 최원재 코치님을 만나서 다시 정립했다. 수비에서는 어깨가 좋다고 생각해서 공을 잡으면 아웃을 시킬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 그렇게 하다보니 수비 지표도 좋아진 것 같다.
-이정후, 고우석이 MLB 신분조회를 받았다. 두 선수에게, 그리고 지금 어린 선수들에게 미국 생활하는 데 있어 조언을 한다면?
일단 어린 친구들은 영어를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결국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나는 MLB 생각을 못해서 영어 공부를 안 했다. 지금 애를 많이 먹는다. 어린 학생 분들은 MLB를 안 가도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정후와 우석이가 대단한 선수임은 이미 알고 있다. 이들의 도전이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 그 선수들이 미국에 진출하면 나와 비슷할 것 같다. 지금이라도 조금씩 영어 공부를 하라고 얘기하고 싶다. 먼저 다가갔으면 좋겠다. 이방인이라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상대가 우리를 인정하는 부분이 크다.
-수상 이후의 목표로 삼는 선수나 롤모델로 삼는 선수가 있나? 혹은 국내에서 주목하는 선수가 있나?
골드글러브를 받은 만큼 더 잘하고 싶은 생각이 많다. 골드글러브 뿐이 아니라 실버슬러거에도 후보에 올랐다. 이게 발전하는 데 있어 동기부여가 된다.
주목하고 있는 선수는 김혜성 선수가 다음 메이저리거 후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APBC도 봤는데 혜성이가 잘 성장하면 나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워낙 성실하고 욕심도 많다. 내야수 중에는 김혜성 선수가 MLB에 올 수 있다고 본다.
-키움 시절 동료이자 키스톤 콤비였다. 김혜성 선수에게 연락이 많이 오나?
엄청 자주 온다. 궁금한 게 늘 많다. 혜성이도 미국 진출을 생각한다고 본다. 내년 시즌 후 포스팅으로 알고 있다. 혜성이도 MLB에서 뛰는 모습 보고 싶다.
-실버슬러거 얘기도 나왔다. 골드글러브 실버슬러거 동시 수상에 대한 욕심이 있나?
받으면 좋겠지만 실버슬러거가 되기에 타격은 아직 부족한 것 같다. 그래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자신있게 한 시즌을 치르겠다. 후보에도 올랐으니 노력하겠다.
-MVP 투표에서 득표도 했다.
투표해주신 분께 감사드린다. 더 열심히 해야한다는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 투표를 받은 게 자부심이 된다.
-올시즌 MLB는 제도 변화가 많았다. 피치 클락, 베이스 확대, 견제 제한, 시프트 제한 등이 생겼다. 결과적으로 도루가 많이 늘었는데 플레이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
제도 변화에 앞서 도루를 많이 하는 게 올해 목표였다. 운좋게 제도가 바뀌면서 더 많은 도루를 하게 됐다. 나 뿐이 아니라 뛰는 선수들에게 많이 유리해졌다. 예전 MLB는 홈런에 대한 의존도가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규정이 바뀌면서 뛰는 선수들에게 또 하나의 생존 전략이 생겼다. 내게도 좋은 일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도루를 하고 싶다. 바뀐 규정이 내게 더 좋은 것 같다.
-시프트 제한은 수비에서 어떻게 작용했나?
시프트가 안 되면서 개인적으로 2루수가 해야할 역할이 많이 졌다. 예전에 좌타자가 나오면 유격수, 1루수까지 모두 2루수 자리에 있었다. 이제는 그게 안 되니까 2루수의 수비 범위가 정말 중요해졌다. 이 또한 내게 더 도움이 된 것 같다. 2루수를 하면서 할 역할이 커졌다. 더 재미있었다.
-한국과 미국 그라운드 상태가 많이 다르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말하면?
정말 너무 많이 다르다. 예전에 에디슨 러셀 선수가 타구가 아무리 빨라도 미국은 시몬스 침대에서 오는 느낌인데 한국은 정말 어렵다고 했다. 사실 타구 스피드는 미국이 훨씬 빠르다. 하지만 불규칙에 대한 우려가 없어서 미국이 더 편한 것 같다. 그래서 나는 한국 선수들의 수비가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 (오)지환이형도 그렇도 한국 선수들 수비가 뛰어나다고 본다.
-올해는 마이너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이 부분이 심리적으로 편하게 작용했나?
정후에게 많은 조언을 했다. 사실 나는 마이너 거부권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첫해에 엄청 못했는데도 마이너에 내려가지 않았다. MLB에서 연봉을 좀 받으면 마이너에 내리기 쉽지 않은 것 같다. 너무 바닥을 찍지 않는 이상은 안 내려간다. 그래서 마이너 거부권은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
사실 내가 미국 갈 때는 마이너리그에 가면 큰일 난다고 생각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에 대한 집착도 있었다. 정후 같은 경우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것같다. 계약 규모도 크니까 마이너에 갈 일이 없을 것 같다. 거부권보다 옵트아웃을 넣는 게 좋을 것 같다.
-앞으로 골드글러브 받고 싶은 포지션이 따로 있나?
어느 포지션이든 상관은 없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수비라고 생각한다. 반짝 받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원래 유격수다. 하지만 샌디에이고에는 보가츠가 있어 유격수를 못한다. 다른 팀으로 이적하면 유격수를 할 수 있다. 늘 트레이드 얘기가 나오는데 어떤 감정이 드나?
처음에는 스트레스를 받았다. 지금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트레이드 된다는 것은 다른 팀에서 나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어느 팀이든 출전 시간이 주어지면 상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여기가 좋다. 개인적으로는 샌디에이고를 많이 좋아한다.
-미국 생활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어떻게 극복했나. 한국인으로서의 책임감도 느꼈을 것 같다.
첫 해에 어려웠고 지금도 어렵다. 그래도 시간이 약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알게 되는 게 많고 경험이 쌓이면서 편해졌다. 첫 해에는 매일 매일이 새로운 날이라 어려웠다. 다음을 모르는 상황에서 하루하루 지내서 어려웠다. 이제는 3년을 보내서 어느 정도 안다. 일정도 알고 내일 무슨 일이 나올지도 안다. 체력도 세이브할 수 있다. 결국에는 경험을 해야 얻게 되는 게 있는 것 같다.
책임감은 위에 선배님들이 닦아 놓은 길을 더 잘 만들고 싶었다. 그런 책임감이 있었다. 그 길을 잘 만들어서 후배들이 좋은 도로를 달릴 수 있게 하고 싶다.
-타격 지표에 있어서는 어떤 부분을 향상시키고 싶나?
작년 시즌 후 장타에 대한 얘기를 했던 것 같다. 조금 아쉬웠다. 마지막 한 달이 내게는 정말 힘들었다. 그런 부분을 더 잘하고 싶다. 체력적으로 끝까지 끌고 갈 수 있게 준비하고 싶다. 내년에 더 강한 타구를 날릴 수 있게 집중할 생각이다. 아직 내 타격은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본다. 해온 것을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내년 끝나고 FA가 가능하다. 스스로 기대감과 각오가 남다를 것 같은데.
내년이 FA라 중요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 사실 내게는 MLB에서 모든 순간이 중요하다. 간절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똑같이 해온대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처음으로 FA를 선언하는 건데 다치지 않고 잘했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목표는 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아지는 것이다.
-내년 MLB 개막전을 서울에서 한다.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한국에서 처음 하는 MLB 개막전에서 뛸 수 있어서 영광이다. 앞으로도 MLB가 한국에서 대회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대회할 때 어린 친구들이 많이 야구장을 찾아와서 꿈을 키웠으면 좋겠다. 2경기를 하는데 2경기에서 안타 하나씩 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팀 동료들은 엄청나게 관심이 많다. 하고 싶은 것 많이 얘기하는 데 한국에 대해 많이 알려주고 함께 돌아다닐 것 같다.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귀찮게 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그래도 처음 한국에 오니까 잘 데리고 다녀야하지 않을까 싶다.
-시즌 치르며 부상 걱정이 되는 순간이 많았다. 그럼에도 끝까지 버텼다.
사실 슬라이딩은 코칭스태프에서 하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게 내 플레이다. 내년에도 올해처럼 몸을 사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뛰겠다.
-마지막으로 다음 시즌 목표와 팬들에게 한 마디.
처음 메이저리그 갔을 때는 이런 상을 받는다고 상상도 못했다. 이런 상을 받아서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팬분들이 새벽에도 일어나서 응원해주시고 응원 한마디 한마디가 내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내년에도 다치지 않고 더 많은 기쁨을 드릴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2021년 빅리그 무대에 오른 김하성은 2년차인 2022시즌부터 팀의 주역으로 올라섰다. 첫 해에는 주전과 백업을 오가는 역할을 하면서 117경기 타율 0.202 8홈런 6도루 34타점 27득점 OPS 0.622에 그쳤는데 작년 팀의 주전 유격수를 맡았다. 150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1 11홈런 12도루 59타점 58득점 OPS 0.708로 활약했다. 작년에도 유격수 골드글러브 부문 최종 3위 안에 이름을 올리며 수비력을 인정 받았다.
올해는 샌디에이고가 젠더 보가츠를 영입하면서 주로 2루수를 맡았다. 주 포지션은 2루수(856.2이닝)지만 팀 상황에 맞춰 유격수(153.1이닝), 3루수(253.1이닝)도 소화했다. 타격 지표도 상승했는데 타율 0.260 17홈런 38도루 60타점 84득점 OPS 0.749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도 야구팬이라면 모두가 아는 선수가 됐고 특히 소속팀 샌디에이고 팬들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됐다.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에게 부여되는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플레이어 부문 수상자로 올라섰다. 이치로 스즈키 이후 아시아 첫 골드글러브를 거머 쥔 김하성은 2024시즌 후 FA를 선언할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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