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골드글러버 김하성 "2루수보다 유틸리티 수상 원했다…다음 메이저리거는 김혜성 아닐까"(일문일답)
[스포티비뉴스=청담동, 신원철 기자 / 이강유 자] 역대 최초 한국인 메이저리거 골드글러브 수상자가 뜨거운 관심 속에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못 다한 말들을 털어놨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2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호텔리베라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골드글러브 수상 공식 기자회견'에서 50분에 걸쳐 지금까지의 커리어를 돌아보고 골드글러브 이후의 각오와 다짐까지 얘기했다.
김하성은 이날 행사에서 "한국인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받게 돼 영광이다. 메이저리거를 꿈꾸는 많은 유소년 선수, 프로야구 유망주들에게 동기부여가 된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처음 메이저리그에 왔을 때는 이런 상을 받을 수 있을 줄 몰랐는데 받게 돼 기쁘고 큰 영광이다. 상을 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 가운데 하나는 팬들이 새벽부터 보내주시는 응원이 아닌가 싶다. 내년에도 기뻐하실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골드글러브 2개 부문 후보였는데, 2루수 부문에서 수상에 실패한 뒤 유틸리티 부문에서 받게 됐다.
"작년에도 유격수 최종 후보에 들었는데 수상을 못 했다. 그래서 올해 발표 때 자고 있었다. 스마트폰 진동이 너무 많이 울려서 수상 소식을 전해들었고, 유틸리티 부문 수상을 알게 됐다. 보고 있었다면 심장이 많이 뛰었을 것 같다. 2루수가 먼저 나오고 유틸리티가 뒤쪽 순서여서 긴장했을 것 같다. 자고 있기를 잘했다."
- 어디에 더 가깝다고 느꼈나.
"둘 다 받았으면 좋았겠지만 유틸리티에서 더 받고 싶었다. 2루수도 좋지만, 예전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메이저리그에서 멀티 플레이어에 대한 기대가 크고 가치도 높아졌다. 그래서 유틸리티 부문 수상을 더 원했다."
- 수비 지표가 크게 영향을 끼치는 상인데,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지표가 있다면.
"지표가 많은 것으로 아는데 확인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런데 시즌 막판에는 타격 성적이 떨어지다 보니까 수비 지표에 신경을 못 썼던 것은 사실이다. 뭐가 더 중요한지는 모르겠고 전체적으로 다 좋아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포지션 변화가 있었는데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았나. 최종 후보였던 에드먼에게 받은 연락이 있나.
"부담이 안 됐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내가 포지션을 가릴 상황은 아니었다. 구단에도 포지션보다는 출전 시간이 중요하다, 어디든 나가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이 도와줘서 2루수로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에드먼과는 경기 중에도 만나면 많은 대화를 나눴다. 축하 인사도 받았다."
- 에드먼과는 어떤 얘기를 했나.
"WBC 때는 가깝게 지냈는데 소속 팀이 다르다 보니 연락을 많이 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연락할 때마다 반갑게 받아줬다. 에드먼이 나보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선수니까 끝까지 잘하자는 말을 해줬다. 서로 격려했다."
- 헬멧 벗겨지는 장면이 트레이드 마크였는데 새 헬멧을 구했다.
"헬멧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팬들은 그럴 때마다 환호하고 허슬플레이 상징으로 여겨주시는데 나는 혹시나 공에 머리를 맞을까봐 걱정했다. 구단에서도 여러가지로 바꿔줬는데 계속 벗겨지더라. 새로 주문한 제품이 덜 벗겨지는 것 같기는 하다. 그래도 안 벗겨지는 게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데 좋을 것 같다."
"머리가 작아서는 아닌 것 같고 헬멧이 딱딱하고 무거워서 조금만 흔들려도 떨어진다. 빨리 뛰니까 바람을 많이 맞아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다."
- 골드글러브 수상 이후 달라진 점이 있나. 축하 연락 가운데 기억에 남는 내용이 있다면.
"골드글러브를 받을 거라는 생각을 못 했다. 받고 나니 욕심이 생긴다. 내년도 그 뒤로도 계속 골드글러브를 받고 싶다는 마음으로 운동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메시지는 밥 멜빈(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님께 받은 연락이다. 감독님이 내가 만나 본 선수 가운데 손꼽히는 선수였다고, 같이 해서 즐거웠고 축하한다고 말씀해주셨다."
- 유틸리티 부문에서 쟁쟁한 후보들과 경쟁했는데 자신만의 강점이 있다면.
"다들 좋은 선수라 걱정하기도 했다. 그래도 수비 수치에서 내가 더 나았던 것 같다. 한국(골든글러브)과 다르게 골드글러브는 수비만 보니까 두 선수보다 지표에서 앞서서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 KBO리그에서 뛸 때와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 수비에서 느끼는 차이가 있나.
"야구의 기본은 똑같다고 본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창의적인 플레이를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맨손캐치나 백핸드캐치에서 러닝스로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나도 기본기에만 너무 집중했던 것 같다. 무조건 정면에서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미국에 가서 원핸드캐치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듣고 적용해보니 플레이에 자유도가 늘어났다. 그라운드 사정이 더 좋기도 하다. 그래서 한국보다 미국에서 수비가 조금 더 좋아진 것 같다"
- 영향을 받은 선배가 있다면.
"긴 시즌을 보내려면 멘탈이 중요하다. 박찬호 선배와 대화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늘 올라가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운동했다. 첫 시즌에 실패를 맛본 뒤에는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때 계속 올라가야한다고만 생각해서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떨어질 때 감당이 안 됐다. 박찬호 선배가 올라간다기보다 꾸준히 (앞으로) 나아간다는 마음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해주셨다. 안 되면 떨어지는 게 아니라 잠시 쉬었다 가는 거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런 말이 긴 시즌을 치르는데 도움이 됐다."
"말은 잘 안 통하지만 후안 소토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같이 어린 선수들에게 많이 배운다. 또 그외에 같이 미국에 머물렀던 어머니 같이 가족에게 좋은 영향을 받았다."
- 3개 포지션을 맡느라 힘든 점이 있었나.
"이제야 할 수 있는 얘기지만 유틸리티를 하는 게 싫었다. 고등학교 때 유격수만 하고 싶었는데 그럴 상황이 안 돼서 2루수와 3루수도 같이 했다. 프로에서도 3루수로 나가야 할 때가 있었는데 당시에는 싫었다. 그런 경험이 메이저리그에서 도움이 될 거로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지금보면 너무 큰 도움이 됐다. 그때 그 싫었던 감정과 시간이 내 성장에 큰 발판이 된 것 같다."
- 가장 어려웠던 포지션은.
"개인적으로는 3루수가 어려운 것 같다. 타구가 너무 빠르고 핸들링이 많이 필요한 포지션 같다. 유격수나 2루수와 달리 타구가 잘 안 보인다. 내 포지션이 아닌 자리로 나가면 엄청 긴장하고 집중해야 해서 체력적으로도 힘들다."
- 시즌 마친 뒤 모교에 방문했는데 후배들을 보며 느낀 점이 있다면.
"이번에 모교를 찾아갔다. 그동안 많이 가고 싶었는데 내가 뛰었을 때 선생님들은 지금 안 계셔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 이번에 좋은 기회가 생겨 가게 됐는데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다. 내가 어렸을 때 열심히 뛰고 생활했던 학교를 보니 좋았다. 초등학교 때는 9명 밖에 없어서 누가 다치면 안 됐는데 지금은 선수가 많이 늘었더라. 어린 친구들과 대화해보니 꿈이 메이저리거라고 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내가 어렸을 때 저런 말을 당당하게 할 수 있었나 싶었고, 메이저리거라는 단어가 가까워졌다는 생각에 뜻깊었다. 나는 선배들이 걸어온 길을 잘 따라왔다고 생각하고 이정후 같은 후배들도 잘해나갔으면 좋겠다."
- 매년 발전하고 있는데 어떤 마음으로 준비했나."
"첫 시즌은 많이 힘들었다. 개인적으로 야구를 하면서 모래 위에 성을 쌓기보다 콘크리트 위에 쌓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꾸준히 노력을 많이 했다. 모두가 노력하겠지만. 안 좋은 성적에도 훈련을 많이 했다.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빠른 공을 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공격 쪽에서 많이 무너져 있었는데 일단은 부딪히자는 생각으로 피칭머신 공을 많이 쳤다. 엄지손가락이 많이 붓기도 했다. 그런 열정이 도움이 됐고, 그때 최원제 코치를 만나면서 타격에서 발전할 수 있었다. 수비에서는 어깨가 좋다고 생각해서 일단 잡으면 아웃은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수비 지표도 좋아진 것 같다."
- 메이저리거를 꿈꾸는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실질적 조언'이 있다면.
"야구를 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어릴 때 영어를 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의사소통이 정말 중요하다. 나는 메이저리그에 갈 거로 생각을 못 해서 영어 공부를 안 했고 그래서 지금도 애를 먹고 있다. 꿈이 있다면 영어 공부를 미리 하면 메이저리거가 되지 않아도 도움이 될 거다. 이정후 고우석 선수는 한국에서 잘하는 선수니까 도전이 귀감이 될 것 같다. 미국에 진출하고 나면 두 선수도 영어를 잘 못 하는 걸로 아는데 지금이라도 공부하라고 해주고 싶다.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갔으면 좋겠다.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먼저 인정받을 수 있다."
- 롤모델과 다음 메이저리거로 주목하는 선수.
"골드글러브를 받았으니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실버슬러거에서도 후보에 올랐는데 그런 점들이 발전의 동기부여로 이어지는 것 같다. 다음 메이저리거가 될 만한 선수는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이라고 생각한다.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를 보면서 같은 나이대 선수와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워낙 성실하고 야구 열정이 크기 때문에 내야수에서는 김혜성이 다음 메이저리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김혜성과 평소에도 연락을 자주 한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내년이 끝나면 포스팅이 가능하다고 알고 있는데, 꼭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장면을 보고 싶다."
- 실버슬러거에 대한 욕심이 있나.
"받으면 좋겠지만 타격에서는 너무 부족한 점이 많다. 그래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까 내년에도 자신있게 한 시즌을 보내려고 한다. 받기 힘들겠지만 후보에 올랐으니까 힘내보겠다."
- MVP 투표에서도 표를 받았다.
"표를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득표 자체가 나에게 큰 자부심이다."
- 규칙 변경이 도루 증가로 이어졌다고 생각하나(커리어 하이 38도루). 시프트 제한에 대한 생각은.
"올해 목표가 도루를 많이 하는 것이었다. 운 좋게 베이스가 커지고 견제 제한이 생겼다. 그래서 더 많은 도루를 시도할 수 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들이, 뛰는 선수들에게는 좋은 변화다. 원래 홈런치는 선수가 많았는데 규칙 개정으로 뛰는 선수들에게도 살 길이 생긴 것 같다. 나에게는 정말 좋은 변화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도루를 해보고 싶다."
"수비에서 시프트 제한이 생기면서 2루수가 할 일이 많아진 것 같다. 우타자에게는 시프트를 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2루수 수비 범위가 넓어야 한다. 내가 할 일이 많아져서 더 재미있게 다가왔다."
- 그라운드 상태가 얼마나 어떻게 다른가.
"설명이 어려울 만큼 다르다. 에디슨 러셀(전 키움) 선수가 미국에서는 침대에서 튀는 타구 같은데 한국은 어렵다는 얘기를 했다. 타구 스피드는 미국이 더 빠르지만 불규칙 바운드에 대한 우려가 적어서 수비하기 편하다. 한국에서 뛰어봤지만 어렵다. (오)지환이 형(LG 트윈스)이 정말 잘하는 것 같다."
- 3년차인 올해부터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생겼는데 이 권리가 심리적으로 도움이 됐나. 또 새 계약도 앞두고 있는데.
"(이)정후에게도 얘기했는데,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첫 해 못 했는데도 마이너리그에 내려가지 않았다. 연봉이 많은 선수는 진짜 바닥을 찍지 않는 이상 마이너리그에 내리기 쉽지 않다. 내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는 마이너리그에 있던 선배들이 있었다. 그래서 마이너리그로 가면 큰일난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마이너리그 거부권에 대한 집착이 있었다. 이정후도 적은 돈을 받고 가지는 않을 것 같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에 집착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그보다 옵트아웃(계약 기간 중간에 FA 권리를 얻는 조건)을 넣는 쪽이 낫다고 생각한다."
- 다른 포지션에서 골드글러브를 받고 싶은지.
"어느 포지션이라도 골드글러브는 늘 받고 싶다. 지금 가장 잘하고 싶은 것은 수비다. 반짝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 트레이드설도 자주 나오고 있다.
"처음에는 스트레스 받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다른 팀에서 필요로하기 때문에 트레이드 얘기가 나오는 거다. 어느 팀이든 내가 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상관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샌디에이고가 좋다."
- 미국 생활에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지금도 어렵다. 그래도 시간이 약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알게되는 것도 많고, 경험이 쌓이면서 편해지기도 한다. 첫 시즌에는 매일이 새로운 날이라 힘들었다.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채로 하루하루를 보내느라 힘들었는데 지금은 3년째 시즌을 보내고 나니 대충은 알게 됐다. 그래서 체력적으로도 세이브할 여유가 생겼다. 결국은 시간과 경험을 통해 얻는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선배들이 닦은 길을 걷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후배들은 더 좋은 도로를 달릴 수 있게 잘해야 한다."
- 타격지표에서 발전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장타를 늘리겠다고 했는데 아쉬웠다. 마지막 한 달이 힘드렀다. 그런 걸 보면 풀타임 시즌에 대한 준비가 돼야 할 것 같다. 내년에 더 강한 타구를 날릴 수 있는 쪽으로 집중하려고 한다. 아직 내 타격이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해서 했던 것들을 더 꾸준히 하면서 땀흘려야 하지 않을까."
- 내년 시즌이 끝나면 FA인데, 골드글러브를 갖고 나서는 FA 직전 시즌인데.
"내년이 FA라 중요하다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 나에게 중요하지 않은 시즌은 없었다. 그래서 늘 똑같이 최선을 다해 준비할 거다. FA를 하게 된다면 커리어 첫 번째 기회다. 다치지 않고 잘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은 시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 내년 서울 개막전에 뛰게 됐는데.
"한국에서 열리는 첫 개막전에 참가해서 너무나 영광이다. 여기에 어린 친구들이 와서 보면 메이저리거의 플레이를 보고 꿈을 키울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두 경기를 하는데 한 경기에서 안타 하나씩은 치고 싶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한국에 관심이 많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있다면 한국에 대해 많이 알려주고 같이 많이 돌아다닐 것 같다.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귀찮게 할 것 같다. 그래도 처음 오는 거니까 잘 데리고 다니겠다."
- 부상을 걱정하게 하는 허슬플레이도 많았다.
"아프지 않고 한 시즌을 치르는 선수는 없을 거다. 슬라이딩할 때 자제하라는 요청도 있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라 그냥 하게 됐다. 다치고 싶어서 다치는 선수는 없다. 내년에도 올해처럼 열심히 뛰겠다. 몸 사리지 않겠다."
김하성은 올해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투표에서 유틸리티와 2루수 2개 부문에서 최종 3인에 들었다. 2루수 부문에서는 니코 호너(시카고 콥스), 브라이슨 스탓(필라델피아 필리스)과 경쟁했으나 수상에 실패했다. 그러나 이어서 발표된 유틸리티 부문에서는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무키 베츠(LA 다저스)를 제치고 골드글러브를 차지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사상 첫 골드글러브라는 영광이 뒤따랐다. 내야수로 한정하면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 가운데 최초 골드글러브다. 스즈키 이치로가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 아메리칸리그 외야수 부문에서 10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적이 있고, 내야수로는 김하성이 처음이다.
내셔널리그 내야수 가운데 손꼽히는 활약을 펼쳤다는 것은 실버슬러거 후보에 포함됐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김하성은 올해 152경기에서 타율 0.260과 17홈런 60타점을 기록해 유틸리티 부문 실버슬러거 후보에 올랐다.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공격에서도 경쟁력 있는 성적을 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17일에 발표된 MVP 투표 결과에서는 10위표를 5장 받아 총점 5점을 얻었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1위표 30장을 휩쓸고 만장일치 MVP에 선정된 가운데, 김하성은 18명 뿐인 득표자 가운데 한 명이 됐다.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추신수(2010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2013년 신시내티 레즈)와 류현진(2019년 다저스)에 이어 세 번째로 MVP 투표에서 표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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