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나온 ‘황희찬 아스널 이적설’... 울버햄튼, ‘관심 차단’ 위해서 재계약 추진
[스포탈코리아] 주대은 기자= 황희찬의 주가가 올라가고 있다.
지난 19일(한국 시간) 스페인 매체 ‘아스’는 “한국인 공격수 황희찬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의 거물이 되고 있다. 아스널은 그에게 관심이 있는 클럽 중 하나다”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아스널은 공격수 보강이 필요하다. 아스널도 이번 시즌 최전방이 다소 불안하다. 최전방에서 뛸 수 있는 선수들은 있지만 2% 부족하다. 에디 은케티아는 이번 시즌 17경기 5골에 그쳤다. 우승을 원하는 아스널에 어울리지 않는다.
가브리엘 제수스는 카타르 월드컵 이후 부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복귀를 하면 다시 부상으로 이탈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카이 하베르츠도 공격수 자리에서 뛸 수 있지만 딱 맞는 포지션이 아니다.
브렌트포드의 이반 토니와 연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황희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같은 날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황희찬과 새로운 계약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라며 “그의 기존 계약은 2026년까지 만료되지 않지만, 구단은 개선된 계약으로 그의 성과에 보답하고 싶어 한다”라고 보도했다.
이어서 “황희찬도 몰리뉴(울버햄튼의 홈구장)에 남아 있기를 바란다. 양측의 열망 때문에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는 게리 오닐 감독 밑에서 뛰는 걸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건이 맞다면 계약 연장에 서명할 전망이다”라고 전했다.
‘아스’에 따르면 울버햄튼이 황희찬에게 재계약을 제시한 목적은 ‘관심 차단’이다. 울버햄튼은 황희찬을 팀에 잔류시키기 위해서 계약 연장을 원하고 있다. 매체는 “따라서 황희찬은 아스널에서 멀어진다”라고 덧붙였다.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보도일 수도 있지만, 황희찬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이번 시즌 활약이 주요했다. ‘커리어 하이’를 달리며 이목을 끌고 있다.
시즌 초 불안했던 분위기와 확연히 다르다. 울버햄튼은 시즌 시작 직전 로페테기 감독이 팀을 떠났다. 구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훌렌 로페테기 감독과 결별하기로 상호합의했다”라고 발표했다. 사유는 의견 차이였다.
로페테기 감독은 스페인 국가대표팀, 레알 마드리드, 세비야를 지휘한 경험이 있었다. 지난해 11월 울버햄튼의 소방수로 부임했다. 당시 팀이 리그 최하위에 위치할 정도로 좋지 않았는데 로페테기 감독이 이를 수습했다.
지난여름, 로페테기 감독 부임 이후 첫 번째 여름 이적 시장을 맞이했으나 제대로 된 영입이 없었다. 오히려 울버햄튼의 재정난 때문에 선수만 나갔다. 주장 후벵 네베스부터 라울 히메네스, 마테우스 누네스 등 주요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다.
구단은 “우리의 야망은 함께 새 시즌을 치르는 것이었지만 몇몇 주요 주제에 대해 의견 차이가 있었다. 양측은 시즌 개막 전 원만한 계약 종료가 최선의 해결책이라는 점에 합의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참지 못한 로페테기 감독이 팀을 떠났다. 악재였다. 로페테기 감독이 황희찬을 믿고 중용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히려 게리 오닐 감독 아래서 최고의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PL 2라운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경기에서 첫 골이 나왔다. 팀이 0-4로 끌려가고 있었기에 사실상 승부가 갈린 시점이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16분 헤더로 만회골을 넣었다.
4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 상대로도 골 맛을 봤다. 황희찬은 후반 20분 득점을 올리며 시즌 2호 골을 뽑아냈다. 5라운드 리버풀을 상대로도 득점포를 가동했다. 팀은 패배했지만 황희찬은 전반 7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심지어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도 골망을 흔들었다. 당시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맨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황희찬을 경계했다. 그러나 황희찬의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울버햄튼을 만나면 항상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 울버햄튼 선수들의 실력이 좋기 때문이다. 특히 페드로 네투, 마테우스 쿠냐, 코리안 가이(황희찬)는 뛰어난 공격수들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황희찬 입장에서는 세계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과르디올라가 자신을 칭찬했다는 것이 긍정적이면서도, 이름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이 다소 자존심 상하는 상황이었다. 황희찬이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1-1로 팽팽한 흐름이 이어지던 후반 26분 결승골을 넣었다. 세메두가 크로스를 올렸고, 맨시티 수비수가 불안정하게 걷어냈다. 황희찬이 세컨볼을 잡아 때렸지만 수비수 맞고 흘렀다. 쿠냐가 다시 황희찬에게 연결했고, 강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 후 과르디올라 감독이 황희찬의 이름을 제대로 불렀다. 그는 “울버햄튼에 축하를 전한다. 울버햄튼이 잘했다. 수비도 잘했다. 황희찬, 쿠냐, 네투는 오늘 환상적이었다”라고 말했다. 경기 전과는 확연히 다른 태도였다.
8라운드 아스톤 빌라전에서도 득점이 이어졌다. 당시 PL 사무국은 “올 시즌 득점 상위 선수 중 가장 효율적이다”라며 황희찬을 소개했다. 올 시즌 슈팅 대비 득점률이 무려 41.7%에 달했다. PL에서 가장 높은 수치였다.
9라운드 본머스전에서 첫 도움을 만들었다. 후반 42분 황희찬이 수비수 2명 사이로 패스했고, 이 공을 사샤 칼라이지치가 받아 가볍게 마무리했다. 영국 ‘버밍엄라이브’는 황희찬을 평점 7로 평가하면서 “칼라이지치의 결승골을 만들기 위한 마법 같은 순간을 제공했다. 이전엔 루이스 쿡의 퇴장을 유도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0라운드 뉴캐슬전에서도 득점이 터졌다. 후반 26분 황희찬은 문전 침투 후 토티 고메스의 패스를 받았다. 이어 뉴캐슬 댄 번의 태클을 특유의 접기 동작으로 피한 뒤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뉴캐슬전 득점은 10월 PL 이달의 골 후보로 선정됐다.
또 아시아 선수 PL 통산 득점 4위에 올랐다. 황희찬은 통산 14골을 넣었는데 이는 역대 아시아 선수 중 공동 4위에 해당한다. 1위는 111골을 넣은 손흥민, 2위는 19골의 박지성, 공동 4위는 일본 선수 오카자키 신지다.
구단 역사도 새롭게 썼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에버튼전부터 뉴캐슬전까지 홈 6경기 연속 득점을 올렸다. 울버햄튼 역사상 홈 경기 6연속 골은 황희찬이 최초였다.
결국 황희찬은 ‘울버햄튼 10월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 울버햄튼은 “황희찬은 인상적인 활약을 바탕으로 10월 울버햄튼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라며 “그는 10월에 있던 3경기에서 전부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사샤 칼라이지치와 페드로 네투에 이어 시즌 세 번째로 이달의 선수가 됐다”라고 발표했다.
지난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11라운드에선 시즌 2호 도움을 추가했다. 후반 43분 황희찬이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감각적으로 떨어트렸고, 이어진 벨레가르드 슈팅이 셰필드 골망을 흔들었다.
한편 황희찬이 환골탈태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위치 변화다. 게리 오닐 감독은 황희찬을 측면보다 중앙에 가깝게 배치하고 있다. 골대와 가까워지며 자연스럽게 슈팅 수가 늘어났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황희찬은 지난 시즌 27경기에서 총 18번의 슛을 날렸다. 이번 시즌은 현재까지 12경기에 나섰음에도 18번 슈팅을 시도했다.
골 결정력이 개선된 것도 한몫했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황희찬의 기대 득점은 2.94골이었다. 실제로 그는 3골을 넣었다. 반면 이번 시즌엔 기대 득점이 2.66골에 불과하지만 이미 6골을 몰아치며 PL 정상급 결정력을 자랑하고 있다.
자신감이 오른 황희찬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서도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월 베트남과 친선 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했다.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전 이후 약 10개월 만에 나온 A매치 골이었다. 전반 27분 이재성의 패스를 깔끔하게 밀어 넣었다. 후반 15분엔 손흥민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또 지난 16일 진행된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1차전에서 싱가포르를 상대로 골 맛을 봤다. 후반 25분 조규성의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했다.
한편 황희찬은 오는 21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중국 광둥성의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2차전에서 중국을 상대할 예정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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