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분노…'핵심' 가비, 스페인 대표팀서 십자인대 파열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바르셀로나가 스페인 대표팀에 분노했다. 팀 핵심 파블로 가비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2024 예선에서 큰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스페인은 20일(한국시각) 스페인 바야돌리드에 위치한 호세 조를리아에서 열린 UEFA 유로2024 예선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스페인은 전반 4분 만에 프리킥 상황에서 페란 토레스의 크로스를 받은 중앙 수비수 로빈 르노르망이 헤더 선제골로 앞서갔다.
그러나 전반 10분 조지아가 역습 상황에서 조르지 차크베타제의 패스를 받은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페널티 박스 앞쪽에서 침착한 마무리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린 스페인은 조지아를 밀어붙이기 시작했고, 후반 9분 좌측면 호세 가야의 크로스를 골문으로 쇄도하던 페란 토레스가 헤더로 돌려놓으며 2-1, 다시 리드를 잡았다.
이어 후반 26분 교체 투입된 라민 야말이 올린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 루카 로초시빌리의 발 맞고 골문 안으로 했다.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스페인은 스코틀랜드, 노르웨이, 조지아, 사이프러스가 속한 A조에서 7승 1패(승점 21점)로 조 1위를 확정했다.
이번 예선은 유로2024 개최국 독일을 제외한 유럽 53개국이 10개조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A-G조는 5개국씩, H,I,J조는 6개국씩 편성됐다. 각조 1,2위를 차지한 20개국은 본선으로 직행하고, 남은 3개국은 플레이오프를 통해 정한다. 스페인은 A조 선두로 내년 유로 본선을 밟는다.
이날 가비는 우측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로드리, 파비안 루이스와 함께 중원을 책임졌다. 그러나 전반 20분경 페널티 박스 우측면 부근에서 패스를 받고 돌아서는 과정에서 상대 수비와의 충돌로 무릎이 꺾였다.
가비는 크게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의료진이 곧바로 투입돼 상태를 확인했다. 가비는 절뚝이며 의료진의 도움을 받으며 경기장을 빠져나왔으나 다시 투입되지 못하며 오이안 산세트와 교체되며 라커룸으로 향했다.
정밀검사 결과 가비는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스페인 매체 '아스(AS)'는 "가비는 MRI 검진을 받았고 약 6-8개월 정도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스페인 왕립 축구 연맹(RFEF)은 '큰 부상'이라며 1차 보고를 발표하는 데 그쳤으나 검사 후 슬개골과 대퇴골을 연결하는 인대가 찢어진 것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가비의 부상으로 바르셀로나는 고민을 안게 됐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라리가 9승 3무 1패(승점 30점)로 3위에 위치해 있다. 1위 지로나(승점 34점), 2위 레알 마드리드(승점 32점)과 선두 경쟁 중이다. 시즌 초반부터 주축 선수들이 번갈아 부상을 당해 100% 전력을 기용하기 힘들었다.
현재 프렝키 더 용이 부상 복귀를 앞둔 가운데 이번엔 가비가 이탈한다. 가비는 2004년생 미드필더로 측면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어린 나이부터 잠재력을 인정받았으며 2011년 10대 후반의 나이로 프로 무대를 밟았다.
첫 시즌부터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페드리와 함께 팀의 '소년가장'으로 활약했다. 48경기 2골 6도움을 기록하며 빠르게 1군에 적응했고, 지난 시즌에는 49경기 3골 7도움으로 팀의 리그 우승 주역이 됐다.
이번 시즌 역시 팀의 주축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번 대표팀 부상으로 최대 내년 여름까지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사실상 시즌 아웃, 내년 열릴 2024 파리 올림픽과 유로2024에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가비의 부상으로 바르셀로나는 큰 분노에 빠져있다고 스페인 매체 '문도데포르티보'는 알렸다. 매체 따르면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대표팀이 이미 유로 본선을 확정했음에도 가비의 무리한 출전을 선택했다는 것. 앞서 6승 1패(승점 18점)으로 2위 스코틀랜드의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스페인은 조 1위를 지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매체는 "바르셀로나는 장기 부상 선수로 인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약 500만 유로(약 70억 원)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으나, 이는 위로가 되지 않는다. 사비 감독은 선두 경쟁 속 핵심 선수를 잃었다"고 평했다.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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