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22살-ERA 1.72’ 한국 마운드 ‘미래’ 밝다...‘반짝’에 그치지 않으려면 [APBC 결산]

김동영 2023. 11. 2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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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 2차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선발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2023.11.17. 사진 | 도쿄=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도쿄=김동영기자] 평균 22.0살이다. 젊은 투수들이 갔다. 성과도 냈다. 거의 우승에 근접했다. 아주 조금 부족했을 뿐이다. 한국야구의 ‘미래’가 밝다.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의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결승전 일본과 경기에서 연장 승부치기 끝에 3-4로 졌다.

대등한 경기를 선보였다. 이길 뻔했던 경기다. 3회초 노시환의 선제 2타점 2루타가 터지며 2-0으로 앞섰다. 이후 홈런과 희생플라이를 내줘 동점이 됐다. 10회초 승부치기에서 윤동희의 적시타로 3-2가 됐다. 그러나 10회말 희생플라이와 끝내기 안타를 주면서 3-4로 패했다.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안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한국 선발 문동주가 역투하고 있다. 2023.11.16. 사진 | 도쿄=연합뉴스


결과가 아쉽게 됐다. 그러나 허무한 완패는 아니었다. 경기 후 류중일 감독은 “역전패를 당해서 조금 아쉽다. 대신 경기 내용이 너무 좋았다. 양 팀 모두 그랬다. 양 팀 선수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 경기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야구와 한국 야구의 격차가 벌어졌다고 생각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조금만 더 열심히 하고, 기본만 지키면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 최종전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 한국 선발 원태인이 역투하고 있다. 2023.11.18. 사진 | 도쿄=연합뉴스


결국 이번 대회에서 일본에만 두 번 졌다. 그러나 두 번 모두 1점차 패배다. 예선에서 1-2로 패했다. 결승에서 다시 3-4로 졌다. 일본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은 “우리가 이겼지만, 아주 작은 차이였다. 한국이 이겨도 이상한 것이 없었다. 우리가 배워야 하는 부분도 많았다”고 짚었다.

대회 전체로 봤을 때 ‘마운드’가 됐다는 점이 가장 크다. 예선 3경기에서 2실점-2실점-1실점이다. 결승에서 4점을 주기는 했으나, 자책점은 2점이다.

한국의 팀 평균자책점은 1.72가 된다. 36.2이닝을 소화하면서 9실점에 7자책이다. 볼넷 19개를 주는 동안 탈삼진은 34개를 뽑았다. 전체적으로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선발 투수 곽빈이 역투하고 있다. 2023.11.19. 사진 | 도쿄=연합뉴스


선발 4명은 모두 호투했다. 문동주가 5.2이닝 2실점을 만들었고, 이의리가 6이닝 2실점 퀄리티스타트(QS)를 쐈다. 원태인과 곽빈이 각각 5이닝 1실점씩 올렸다. 선발 평균자책점 2.49다. 국제용 선발이 우르르 쏟아졌다.

불펜은 더 강했다. 김영규, 신민혁, 최지민, 최승용, 최준용, 오원석, 정해영 등이 나섰다. 15이닝 3실점(1자책)을 일궜다. 평균자책점이 0.60이다. 강렬했다.

정해영이 결승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전까지는 호투 행진을 펼쳤다. 올시즌 리그에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APBC에서는 한창 좋을 때 모습을 회복했다. 최승용 또한 이번 대회 ‘발견’이라 하기 충분하다.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 최종전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 정해영이 역투하고 있다. 2023.11.18. 사진 | 도쿄=연합뉴스


류중일 감독은 “우리 마운드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며 “야구의 특성상 투수가 가장 중요하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 투수들이 잘 막고 있다. 점수를 안 준다. 그러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자들의 경우, 처음 보는 투수의 공을 공략하기 쉽지 않다. 못한 것이 아니다. 투수들이 해주니까 좋은 경기가 된다. 우리 투수들이 아시안게임을 거치며 좋아졌고, 이번 대회를 통해 더 좋아졌다. 앞으로 계속 좋아질 것이다. 맞을 수도 있다. 그러면서 큰다”고 강조했다.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 최종전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 7회초 최승용이 역투하고 있다. 2023.11.18. 사진 | 도쿄=연합뉴스


한동안 ‘또광현’, ‘또현종’이라 했다. 세대교체가 더디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실제로 국제대회 ‘참사’도 맛봤다. 이후 세대교체를 추진했고, 성과가 나오고 있다.

우승이 아니어도 괜찮다. 류중일 감독은 “성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젊은 친구들 기량 향상을 위한 무대 아닌가. 경기하면서 부족하면 지는 것이고, 잘하면 이기는 것이다. 실력 차이가 있으면 느끼면 된다. 그리고 성장하면 된다. 지금 우리 투수들 잘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8회말 실점 위기를 넘긴 최지민이 덕아웃으로 향하며 환호하고 있다. 2023.11.19. 사진 | 도쿄=연합뉴스


이번 APBC 대표팀 투수의 평균 연령은 22.0살이다. 이들이 내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도 주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28 LA 올림픽까지 이어가야 한다. 그사이 또 젊은 투수들이 등장할 것이고, 또 키워야 한다.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일단 스타트를 잘 끊었다. 어떻게 이어가느냐 하는 문제만 남았다. KBO도 강구하고 있다. 지난 7월 ‘레벨 업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전임 감독제를 운영하고, 꾸준히 해외팀을 상대로 평가전 및 교류전을 치르기로 했다. 구체적인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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