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데뷔 25주년,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어요"[인터뷰S]

정혜원 기자 2023. 11. 2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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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기영. 제공| 에스피케이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정혜원 기자] 데뷔 25주년을 맞이한 박기영이 스스로를 칭찬했다.

1998년 1집 앨범 타이틀곡 '기억하고 있니?'를 통해 데뷔한 박기영. 그는 크로스오버, 알앤비 소울, 일렉트로닉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넓은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또한 작사 작곡에도 참여하며 가수를 뛰어넘어 남다른 예술가임을 증명했다.

박기영은 데뷔 25주년을 맞은 소감을 전하며, 25년의 가수 생활을 되돌아봤다. 그는 먼저 "스스로 굉장히 칭찬해주고 싶다. 고난을 잘 이겨낸 것에 대해 칭찬하고 싶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저는 19세, 우리나라 나이로 18세인 고등학교 2학년 연말에 계약을 했다. 학교에 들어가고 만 20살에 데뷔를 했으니까 그간 굵직한 사건들이 많았다. 그땐 시스템이 허술했던 시절이었고,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과, 잘되고 있는 것들을 옆에서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회사와도 문제가 생겼고, 동료들에게도 상처를 많이 받았다. 혼자 다 헤쳐나가야 하는 외로움이 있었고, 뜻하지 않은 공백기들로 불안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때 이름도 알리고, 좋은 노래들도 다 나왔지만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누가 100억을 준다고 해도 20대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말했다.

박기영은 20대에 소속사와의 분쟁, 또 스스로를 덮치는 불안감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으나, 그 와중에도 수많은 명곡으로 대중을 찾아왔다. 그는 자신의 아픔을 노래로 표현하며,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박기영은 "불안을 버텼다. 버티는 거 말고는 불안이라는 감정이 왔을 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음악을 그만두고 싶은 순간에도 어쩔 수 없이 음악만 붙들어야 한다는게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박기영은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현역으로 들어갔다. 학교에 갔더니 전국에서 잘하는 친구들이 다 모였다. 학교를 1학기 다니고, 자존감이 낮아져서 학교를 휴학했다. 학교에서 자존감이 낮아지고, 회사에도 나보다 더 잘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걸 알고나니까 힘이 안나더라. 그래서 회사와도 연락을 두절했었는데, 그걸 기다려주셨다"라며 "이후에 1997년에 홍보음반이 나왔고, 장혜진 선배, 유리상자 선배님 콘서트 오프닝 무대에 서면서 대학로를 휩쓸었다. 지방 방송국부터 쭉 올라왔다. 그리고 1998년 3월에 전국 동네 레코드샵에 음반을 냈다"고 25년 전 데뷔를 했을 당시를 회상했다.

▲ 박기영. 제공| 에스피케이엔터테인먼트

또한 박기영은 25년간 음악을 한 이유에 대해 "먹고 살아야 했다. 성인이 자기가 경제 생활을 해야하는데, 경제적인 걸 할 수 있는게 음악밖에 없었다"라면서도 "사실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 아이의 스케줄을 우선으로 뒀던 것 같다. 만 3세~10세까지가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다. 건축물로 치면 땅을 다지고 기둥을 세우는 기간인데, 땅이 잘 다져지지 않고 기둥을 세우면 그집은 무너진다. 땅을 튼튼하게 잘 다져야 했기때문에 그 시기에 아이와 같이 있어주는 것이 음악 이상으로 중요했다"고 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기영은 현재 딸이 바르게 자란 것 같다고 뿌듯해했다. 그는 "아이가 자립적이고 독립적이게 자랐다. 국제학교에 다니다가 지금 홈스쿨링을 시작했는데, 스스로 시간표를 짜고 스스로 잘하고 있다. '이제 엄마 없을 때도 잘한다'고 말한다. 아이에게 힘들다는 이야기보다는 작업이 재밌고 행복하다는 말을 한다"고 전했다.

▲ 박기영. 제공| 에스피케이엔터테인먼트

박기영은 데뷔 25주년을 맞아 지난 8월 첫 번째 프로젝트로 일렉트로닉 앨범 '매직트로니카'를 발매한 것에 이어 지난달 18일 베스트 앨범 '러브 유 모어'를 발매했다. '러브 유 모어'에는 신효범의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타이틀곡 '난 널 사랑해'를 비롯해 '사랑이 닿으면', '꽃잎', '안부', '거짓말', '상처 받지 마', '아네스의 노래', '롱 롱 어고우', '버터플라이', '시작', '마지막 사랑', '블루 스카이', '산책', '나비', '그대 때문에', '빛' 등 총 16곡이 수록됐다.

박기영이 '난 널 사랑해'를 타이틀로 선정한 이유는 베스트 앨범의 출발점을 자신의 히트곡으로 뽐내기보다, 좋았던 기억과 고마움으로 채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박기영의 진심이 담겼다.

박기영이 스스로 생각한 베스트 앨범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까. 바로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다. 그는 "제 나름의 감사 인사고, 사랑을 전하는 메시지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원곡들을 충분히 잘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만 20살에 녹음하는 것과 만 45세에 녹음하는 건 다른 느낌이었다. 풋풋한 감정을 구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지난해 가을쯤 녹음했는데, 나이를 더 먹으면 진짜 못할 것 같더라. 우리 딸이 녹음을 시작할 때 '엄마 느끼하다. 하던대로 해라'라고 하더라. 편안한게 하라고 했다. 다른 건 몰라도 박자와 리듬은 똑같이 맞추려고 했고, 원곡들을 많이 들으면서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긴 시간동안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박기영은 자신이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고, 팬들에게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을 고백했다.

그는 "오래 사랑받는 이유는 아이러니하다. 나는 내가 연예인이라는 생각을 최근에 받아들였다. 누가 나한테 관심 갖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집을 한번도 방송국에 내준적이 없고, 아이도 방송에 나간적이 없다. 음악 프로그램 외에도 '골 때리는 그녀들' 말고는 안나갔다. 사생활이 공개가 안된 사람 중 한명이다"라며 "관종끼가 전혀 없다. 연예인으로 성공하려면 관종끼가 있고, 선동할 줄 알아야 하는데, 이런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팬들을 위해서 특별히 뭔가 한 것도 없다. 굿즈도 없고, 팬미팅도 없다. 20주년 때 팬미팅을 했는데, 오신 분들께 죄송했다. 근데 음악을 하는 모습만 보고도 위로가 된다고, 공감이 된다고 하면서 좋아해주시니까 너무 감사하다. 그분들 덕에 제가 있다. 노래를 잘하고, 어릴 때부터 음악을 했으니까 음악하는 게 가장 재밌고, 즐겁고, 행복하다. 앞으로도 계속 할거다"라고 다짐했다.

박기영은 "25년 동안 스스로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는 능력을 키운 것 같다. 한 길을 오래가는 사람이 성공하게 돼 있다. 최근에 '아는형님' 녹화를 하는데 박재정 씨가 10년 무명이었다더라. 근데 결국에는 자기가 쓴 곡으로 해냈다. 이렇게 어렵게 지내는 시간들을 헛되이 쓰지 않으면 음악이라는 건 인생을 노래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 결국은 자신의 자산이 된다. 그걸 잘 이겨내는 사람만이 끝까지 남을 수 있다. 불안함을 느끼는 후배들이 있다면 이런 부분들을 잘 생각해야 한다"고 후배 가수 박재정을 칭찬하며, 후배 가수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또한 박기영은 '골 때리는 그녀들'에 출연해 FC발라드림 팀 주장을 맡았다. 그는 완벽주의 성향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으나, 좋은 동생들을 얻은 것은 행복했다고.

박기영은 "모든게 처음이었다. 축구공을 처음 만졌다.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서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골때녀' 상황은 한달 반만에 경기를 치러야 했다. 욕을 많이 먹었지만, 팀원들과 코치님이 내가 얼마나 수고했고 노력했는지에 대해서 알고 계시기 때문에, 쉽지 않은 나이였지만 다른 스케줄을 다 제치고 축구만 했다"라며 "스트레스를 받아서 부정출혈도 생겼었지만, 제 스스로 자랑스러웠던 건 우리팀을 하나로 만들고 아이들과 잘할 수 있게끔 주장으로서 잘했다는 점이다. 팀원들과 지금도 연락한다"고 뿌듯해했다.

박기영은 프리다이빙, 골프, 배드민턴, 테니스 등 다양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 특히 프리다이빙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물 속에 들어가면 아무생각을 안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박기영은 "원더걸스 예은이가 프리다이빙을 시작했는데 너무 재밌다고 같이 해보자고 하더라. 프리다이빙은 너무 좋고, 평생하고 싶다. 제가 평소에 생각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라서 가만히 있을 때도 가만히 있는 게 아니다. 근데 물속에 들어가면 아무 생각이 안 들고, 잡생각이 사라지더라"라고 했다.

▲ 박기영. 제공| 에스피케이엔터테인먼트

그러면서 박기영은 25주년을 넘어 앞으로도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박기영은 "저는 음악을 하면서 사는게 너무 좋아서 한다. 지금은 특히 일상에서 오는 괴로움과 힘든 것들을 무대에서 푼다.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음악할 때가 가장 즐겁다. 아무생각도 안 하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계속 할 것 같다. 쓰러졌을 때, 고통스러울 때 힘들 때 자빠져 있으면 아무것도 안된다"라며 "가수라는 일을 내가 정말 좋아한다. 내가 좋아해서 했을 뿐인데 좋아해주시니까 그거에 대한 보답을 해드리고 싶다. 인간적으로 품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앨범 제목이 이거다. 앞으로도 좋은 음악으로 보답해드리겠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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