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훈의 배구칼럼] 대입이 목표가 된 현실...장기적인 플랜 세워야
프로배구 남자부 7개 구단은 최근 2023~24 한국배구 연맹(kovo) 남자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42명 참가자 가운데 수련선수 포함 총 20명을 뽑았다. 취업률은 47.6%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16명이 신청해서 9명이 선택을 받았던 05~06시즌의 56.25%보다 낮다. 통산 20회 신인 드래프트를 통틀어서 취업률이 50%를 넘기지 못한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최저 취업률에 대해 각 구단은 다양한 이유로 문제점을 꼽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큰 문제로 단연 '뽑을 만한 선수'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고등·대학 선수단과 프로 리그의 실력은 확연하게 차이가 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평균적인 배구 실력 수준이 점점 떨어져가고 있기 때문.
여기에 아시아쿼터제 도입으로 구단들 입장에선 기본기부터 가르쳐야 하는 신인 선수 육성보다는 연봉도 낮으면서 실력도 있는 아시아쿼터를 활용해 전략적으로 보강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드래프트에 뽑혀도 많은 신인 선수들은 2년을 버티기 힘들다. 팀 엔트리가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드래프트를 통해 신인선수가 들어오면 누군가 팀을 떠나야 한다. 매년 반복적으로 이런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프로팀을 목표로 평생 배구만 해왔던 선수들에게는 꿈도 희망도 없는 전개로 이어진다. 팀을 떠난 선수 중 다시 프로팀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도 간혹 있지만 실질적으로 다시 프로팀에 들어갈 확률이 너무 낮아 대부분 포기하고 실업팀 혹은 지도자의 길로 향한다.
현재 배구를 하고 있는 중·고등 학생들에게 '목표가 무엇이냐?', '꿈이 무엇이냐?' 라고 물었을때 대다수가 대학교 입학을 목표로 배구를 하고 있다는 말은 전 배구선수로서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보통 운동을 하고 있는 친구들의 꿈은 국가대표 아니면 프로팀에서 자기가 바라던 우상처럼 되려고 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이제는 대입이 목표라니 상당히 충격적일 수 밖에 없었고, 지금의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도 인지하게 됐다.
학생 선수들이 대입만을 목표로 배구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다. 프로의 문은 점점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프로를 가지 못하면 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별로 없다. 실업팀도 프로팀과 상황은 비슷하다. 엔트리 인원은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베테랑 중심으로 팀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도자 과정 또한 학교 배구팀은 점점 사라져 가고 지도자로 취업할 수 있는 길도 바늘 구멍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 선수들은 자신이 목표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바로 대입일 수 밖에 없다. 배구를 사랑하고 배구를 좋아하지만 현실의 높은 벽 때문에 대학 입학만이 목표이자 꿈인 선수가 대다수라는 점은 슬프게도 한국 배구의 현재라고 할 수 있다.
배구인이라면 이 같은 현실에 대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배구계가 합심하여 한국 배구의 부활을 위한 장기적인 플랜을 세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내야한다. 배구 저변 확대, 유소년 배구 활성화, 유망주 및 지도자 육성 시스템 체계화, 대표팀 이원화 운영, V리그 2군 리그 도입 등 다양한 해결책들에 대해 논의하고 실현가능 한 플랜에 집중해야 한다.
지난 6월 한국배구연맹은 통합 워크숍을 열었다. 워크숍 행사 중 가장 큰 행사는 바로 해외 우수지도자 초청 포럼이었다. FIVB(국제배구연맹) IVHF(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안드레아 가르디니 감독과 로렌조 베르나르디 감독을 초청해 토론을 진행했다.
여러 논의들이 오간 가운데 2군 리그 또는 하부 리그의 중요성에 대해서 모든 참석자들 전원이 의견을 일치했다. 안드레아 가르디니 감독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필요하다. 최상위 리그도 중요하지만 하부 리그가 튼튼하게 갖춰줘야 건강한 리그다"라며 이탈리아 리그가 여러 하부 리그를 보유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로렌조 베르나르디 감독 역시 "팀의 지휘봉을 든 감독은 경기에서 이겨야한다. 그렇다보니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 감독직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젊은 선수들은 팀의 미래다. 이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2군리그 도입이 가능할까에 대해선 물음표다. 정확하게 현재 상황에선 운영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 프로배구 구단 1년 총 운영비를 들여다보면, 팀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평균 60억~100억원을 사용하고 있다. 23~24시즌 남자부 샐러리캡은 41.5억원과 옵션캡 16.6억원인 총 58.1억원의 보수가 적용되어 있다.
우리나라 4대 스포츠 구단 수입 구조는 중계권료, 입장권 수입, 광고 수입, 상품 수입, 경기장 내 판매 수입 등으로 나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계권료는 협회나 연맹 차원에서 이뤄졌고, 그마저도 연간 약 540억원으로 책정된 프로야구를 제외하고 타 종목은 중계권료가 미미하다. 프로배구와 프로축구는 연간 50억원이고 프로농구는 30억원 미만으로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실질적으로 구단에 돌아오는 수익은 없다고 보는게 맞다. 매년 수십 억, 수백 억을 지불하고 있는 구단 입장에서 2부 리그는 너무 큰 부담 그 자체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으론 2부 리그 운영보다는 중·고 엘리트 학교들에게 투자를 해야 한다. 실제 서울 모 유명 학교의 배구팀 1년 예산은 1300만원이다. 이 금액은 선수들의 운동복 유니폼 한 벌씩을 맞추고 대회 출전 한번이면 모두 소진 되는 금액이다. 엘리트 학교 지원금은 점점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는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배구를 관두라고 권유하고 있다. 배구하는 학생들이 줄어들면서 중·고 배구 팀은 점점 사라져가고 좋은 선수가 나올 확률 역시 점점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배구인들은 이제 시선을 바꾸어 볼 필요가 있다. 겉이 아닌 속을 들여다 보고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학생 선수들이 우리들의 희망이자 미래다. 손 놓고 좋은 선수가 나오길, 또는 지도자가 좋은 선수를 키워주길 기다리지 말고 배구 연맹, 대한배구협회, 그리고 구단까지 합심하여 학생 선수들이 꿈을 가지고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투자해야 할 시기다.
스포츠한국 김동찬 기자 dc007@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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