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야구 레전드, 도루타이밍 놓친 장면 등 일침 “한국전 승리, ‘기쁘다’로 끝날 일 아냐”
일본프로야구 레전드 출신의 해설가 오가타 고이치가 지난 19일 열린 한국과 일본의 APBC 결승전 관전평을 통해 일본 대표팀이 한국 대표팀에 고전한 배경에 일침을 놓았다.
오가타 해설위원은 일본 스포츠신문 ‘데일리스포츠’에 실린 관전평에서 도루 타이밍을 잡지 못한 대목과 더불어 결정적 실책이 나온 장면 등을 꼬집었다.
오카타 위원은 “전력으로는 일본이 앞선다. 그러나 야구는 강팀이 완패할 수도 있는 스포츠다. 또 점수가 많이 나지 않는 경기에서는 그런 흐름이 될 여지가 더 크다”면서도 결승전이 아슬아슬한 경기가 된 요인을 추가로 지목했다.
그중 하나는 일본 야구 특유의 기동력을 전혀 살리지 못한 점을 들었다. 0-2이던 4회 2사 뒤 9번 오카바야시 유키가 우전안타로 출루했을 때의 장면이다.
오카타 위원은 결승전 한국 선발 곽빈의 슬라이드스텝이 1.35~1.39초 사이에서 형성돼 느린 편은 아니라면서도 도루에서 승산은 충분했다는 시각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국 선발 곽빈은 얼핏 보면 다리를 많이 올리지 않고 던지기 때문에 도루 시도가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발을 올린 상태에서 (축발에) 오랫동안 체중을 실어놓기 때문에 그렇게 빠르지는 않다”며 벤치에서의 준비 부족을 아쉬워했다.
오카타 위원은 히로시마에서 현역 시절을 보내면서 도루왕을 3차례나 차지한 대도이기도 했다. 2사 이후로 1루에 빠른 주자가 있다면, 뛸 만한 타이밍이었지만 분석적인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못한 것은 곱씹어볼 대목이라는 것이었다.
이와 더불어 이날 한국의 득점 과정에서 실책을 한 일본대표팀 1루수 마키 슈고 등이 전문 1루수가 아닌 것에 대해서도 지목했다. 대표팀 차출 과정에서 팀별 안배를 하면서 전체 구성에서 포지션 안정성이 상실됐다는 지적이었다.
사실 이는 한국대표팀에도 해당하는 것으로, 일본 대표팀의 문제만은 아니다.
오카다 위원은 “일본으로서는 굉장히 힘겨운 경기를 했다”고 평했다. 한국전에서 과감한 플레이를 하지 못한 것이 돌파구를 열지 못한 이유라는 지적하며 “우승해서 기쁘다로 끝나서는 안된다”고 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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